뒷담화

 

 

 

나는 온전히 당신의 얘기를 듣고 싶다

 

지금 이 순간

 

 

 

 

 

 

 

--- 사람들이 여럿 모인 자리에서는 그 자리에 없는 다른 누군가에 대한 이야기가 어김없이 꽃을 피우게 마련입니다. 문제는 그 이야기의 대부분이 꽃이 주는 아름다움과는 별 상관없는... 아니 어쩌면 거의 반대의 정점에 있는 더러움에 있을 겁니다. 워낙 술을 좋아하는 탓에~ 해 진 이후의 이 자리 저 자리 돌고 돌며 술잔을 기울이곤 했습니다. 그런 자리에서 저 역시 그리고 저와 함께 그 자리를 채우고 있는 거의 모든 사람들은 당연하듯 타인에 대한 애기를 나누며 술자리를 뜨겁게 불태우곤 했습니다.

 

  외로워서 그런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나 너 우리 대다수의 평범한 사람들이 성인이 아닌 바에야 남에 대해 미주알 고주알 떠드는 게 뭐 그리 큰 죄라고? 못 할 것도 없는 못 씹을 것도 없는 술자리의 안주라고 편하게 생각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 생각했습니다.

 

  맞습니다. 외로워서 그런 게... 그러나 그 외로움은 어디서 온 것일까요?

두려움에서 온 것은 아닐런지요? 자신을 말한다는 것에 대한 알 수 없는 두려움!

 

  조용한 듯 보이는 우리의 내면은 늘 결핍과 허기로 보이지 않는 구멍이 나 있는 법이지요. 그러나 우리는 단 한 번도 자기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고요히 귀기울여 보지 못한 채 이리 치이고 저리 채이며 숨가쁘게 살기 바쁩니다. 진정한 자신의 얘기를 들려 줄 대상(소울 메이트)이 과연 존재하는 지부터 근원적으로 믿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런 대상을 늘 나의 바깥에서만 찾으려 해왔구요. 물론 중요한 건 그 대상이 자기 내부에 있는가 바깥에 타자로 존재하는가는 아닐 겁니다.

 

  중요한 건 우리는 자기 자신의 진솔한 얘기를 입이든 마음이든 말하고 싶다는 근원적인 욕망이 뿌리 깊이 우리 안에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런 점에서 뒷담화는 쉽게 그리고 즐겁게 말할 순 있지만, 그리 즐겁지만은 않은 이야기입니다.

 

  남에 대해 진정성 없이 함부로 말하는 사람일수록 어쩌면 자기 자신의 얘기를 더 하고 싶은 사람일 겁니다.

  남에 대해 함부로 이야기하는 사람일수록 정작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진정성 있게 말해보지 못한 사람일 겁니다.

  남에 대해 함부로 이야기하는 사람일수록 결국 자기 자신을 깊이 들여다 본 적인 없는... 자기 자신을 안다는 사실을 두려워하는 바보일 겁니다.

 

  그러니... 오늘 저는 당신이 말하는 다른 이의 얘기가 아닌...

  당신이 말하는 당신의 이야기가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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