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네

 

사람들은

나를 탄다고 하지만

사람들은

나를 타는 게 아니라

나를 타고

돌고 싶은 거다

 

커다랗고 아름다운

원을 그리며

 

돌고 돌고 돌아

돌고 돌고 돌아

 

자기(自己)의 바깥으로

한 번쯤 튕겨져 나가

 

저 하늘의 어깨 위로

슬며시 오르기 위해

 

저 별의 눈빛에

빠져들기 위해

 

저 우주의 사랑으로

떠돌기 위해

 

 

 

 

--- 해가 지는 저물 무렵을 지나 어둠이 서서히 내려 앉는 시간에 어슬렁 어슬렁 산책을 나섰습니다. 머그컵에 탄 커피 한 잔을 조금씩 마시며 서서히 몸을 지우는 길들에 서성였습니다. 그러다 한 아파트 안의 작은 놀이터에 이르렀구요.

 

  놀이터에는 자전거를 타는 사내아이 두엇과 그 아이의 어머니일 듯한 여인 둘이 네모난 스마트폰에 시선을 붙박고 간간이 노는 아이들을 쳐다보곤 하는 풍경이 조용히 펼쳐지고 있었지요. 구석 한 켠에 그네 두 개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습니다.

 

  조용히 그네에게로 다가갔습니다. 머그컵의 식은 커피는 잠시 나무의자에 내려놓고... 저는 좀 전까지 어린 소녀가 힘차게 탔을 것만 같은 그네의 작은 몸에 제 몸을 포개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뒤로 최대한 뒷걸음쳐서 두 발을 허공으로 띄웠습니다. 메트로놈처럼 그네는 왔다 갔다 갔다 왔다 하며 제 몸을 띄웠다 가라앉혔다 반복했습니다. 달이 뜨고 있는 밤이구요...

 

  누군가가 제 등 뒤로 다가와 저와 그네를 따스한 손으로 밀어주고 있다고 순간 느꼈습니다.

아~! 그리곤 저 역시 사랑하는 누군가의 등 뒤로 고요히 다가가 제 거칠고 투박한 손으로 힘껏 그 사람과 그네를 밀어주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랑하는 단 한 사람과 서로 그네를 타고 그네를 밀어주는 그런 고요한 밤이라면

  그 그네에 탄 나와 당신은 분명 저 별의 눈빛에 닿을 것이라 믿었습니다.

  어쩌면 우주의 사랑으로 떠돈다 해도 슬프지 않을 것이라 믿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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