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매몰되어 지나온 길을 더듬지 못하고
가뿐 숨을 헐떡일 때마다 잃어버린, 가슴 깊이 묻어버린
말들을 퍼올려 본다

생기를 잃은 말들이 하나 둘 끄집어 올라 올 때 그 중
가장 참담하고 빛나는 말.

 

한 때는 빛나는 갈기를 휘날리며 별이 떠 있는 밤하늘로
힘차게 나를 날아오르게 하던, 한 때는 정직하고 굳건한
다리로 땅을 차올라 이곳이 아닌 저곳으로 나를 태워 달렸던,
한 때는 사막의 회오리 안에서 눈물 흘리던 내 무릎을 일으켜 세웠던

저 말! - 부끄러움

뒤돌아온 길을 돌아보기가 무서워진 나날들이 이어지고,

불안이 내 영혼을 파먹어 들어가고, 주변이 온통 사각의 링처럼 느껴지는
지금!

한 때는 따뜻했던 한 때는 맑았던 눈물을 뚝뚝 흘리며
나직이 불러보고 싶다. 메말라져 가는 마음을 쿵쿵 거리며
달려 오는 저 아름다운 말!

부끄러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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