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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기억 첫 번째 이야기 - 두더지 페르디낭의 기억 ㅣ 어린이작가정신 어린이 문학
미카엘 브룅 아르노 지음, 사노에 그림, 이정주 옮김 / 어린이작가정신 / 2025년 3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이 이야기는 매일 기억이 희미해지는 망각증을 가지고 있는 두더지가 위대한 사랑을 찾아가는 모험 이야기입니다. 오랜만에 장편 소설을 읽었는데 장편이 가진 힘을 느껴지는 아주 감동적인 책이었습니다.

아름다운 나무껍질 서점에 어느 날 두더지 페르디낭이 찾아와 자신이 예전에 집필한 <저 너머의 기억>이라는 책을 찾으며 망각병에 걸려 자신이 누구인지 더 늦기 전에 모드라는 사람을 찾아 떠나야한다며 말하는데 그 책은 바로 어제 낯선 동물에게 팔린 책이라, 사진에 적힌 단서를 따라 가면 그 책 산 사람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서점 주인 여우와 함께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그들이 찾아 다닌 곳은 마멋 페투니아 부인의 찻집에서 아모드 파이를 맛보기도 하고, 1천 443개의 참나무를 올라 <모드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곡을 듣기도 하고 페르디낭의 집까지 방문하게 되는데 이는 전부 페르디낭의 부인인 모드의 발자취가 됩니다.

망각증에 걸린 두더지 페르디낭은 일종의 시간 여행자가 되어 인생이라는 거대한 책의 이 페이지에서 저 페이지로 뛰어 넘듯이 이 시절과 저 시절을 정처 없이 헤매며 돌아다닙니다. 그 속에서도 부인인 모드를 찾아 나서는 두더지의 모습이 그려지는데요. 걸음을 옮길때마다 예전 기억때문에 고통스러웠지만 두더지는 사랑의 힘으로 참았고 이 고통을 축복으로 여겼어요. 자신이 아직 살아 있고 사랑할 힘이 남아 있다는 증거라고 하는 말에 너무 안스러우면서도 뭉클한 부분이었어요!

함께 여행하며 페르디낭을 보살피던 서점 주인 여우는 망각이 불안을 일으킨다는 점을 잘 알고 있어 두더지가 막무가내로 굴어도 친절하게 대합니다.
"자신이 젊다고 생각하며 잠들었는데 깨어나 보니 발은 희끗희끗하고, 얼굴은 주름으로 뒤덮여 있으면 어떻게 두렵지 않을까? " 하며 공감을 하는 마음씨가 정말 놀랍도록 아름답습니다. 이 책의 전체적인 아름다운 분위기를 만드는데 여우가 한 몫하는 듯합니다.

나중에 두더지 페르디낭이 과연 모드를 찾게 되었을까요? 작가들의 문학의 밤에 참석하게 되어 모든 일이 밝혀지는데.. 끝에는 반전과 충격적인 일이 남아 있답니다! 여러가지 스토리의 실마리가 퍼즐 맞추듯 맞춰져서 갈수록 빠져드는 흥미 진진한 이야기였어요.

번외편으로 여우도 좋아하는 책 상하권을 다 찾게 되고요! 뒷장에는 예쁜 그림체의 컬러링까지 수록되어 있습니다. 아름다운 사랑과 모험의 이이기가 듣고 싶으신분들께 추천드리며, 휴양지나 휴가에서 하루종일 푹 빠져 읽기 달콤한 소설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