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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말리 수사대 - 미션 1. 선생님의 정체를 밝혀라 ㅣ 큰곰자리 73
이혜정(웃는샘) 지음, BF. 그림 / 책읽는곰 / 2023년 9월
평점 :
교사로 근무하면서, 아이들의 싸움을 중재할 때는 경찰이자 판사가 되기도 하고, 작품을 전시할 때는 갤러리 관장이 된듯, 감사한 마음을 담은 편지를 받을 때는 연예인이구나 싶은 마음이 들 때가 있다. 하지만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보석 세공사가 될 때다. 원석인 아이의 장점을 발견해 키워나가도록 장려하는 일. 조용히 묻혀있던 아이를 발굴해 내는 일이 교사로서 가장 보람차다고 느껴진다.
마녀 선생님이 그렇다. 호기심이 넘치고 어려움에 부딪쳐도 끝까지 해내려는 근성이 있는 데다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속똑똑이’라는 걸 알아봐 준 선생님 덕분에 기쁨이는 공부에는 영 젬병이지만 자신감 하나만큼은 차고 넘친다. 인싸에 이말리 수사대의 대장인 기쁨이는 아마 선생님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사실 교사로 근무하며 이런 부분이 가장 부담스럽기도 하고, 말의 무게를 알게 되기도 한다.)
이말리 수사대의 출발점은 기쁨이의 주체못할 호기심이었지만, 수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네 친구의 장점이 제각각 빛을 발한다. 영광이의 지혜, 준이의 힘, 민채의 야무진 손끝, 소양이의 청음 능력까지! 으레 영웅 서사가 그러하듯 한 명에게만 몰려있지 않고 고루 필요한 능력이 퍼져 있어, 다섯 아이 중 하나만 빠져도 그토록 궁금해하던 선생님의 정체를 밝히고, 나아가 궁지에 몰린 선생님을 구해내는 일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작가는 다섯 아이, 나아가 세상 모든 아이가 다 다르고 다 특별하며, 이 특별한 아이들이 함께 협력하는 법을 배울수록 해결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진다는 걸 이야기 하고 싶었을 것이다.
우리 반에도 24개의 퍼즐 조각이 있다. 하나만 빠져도 퍼즐은 완성되지 못한다. 아이들 한 명 한 명이 자존감을 갖고 자신의 소중함을 알되, 함께 퍼즐을 완성해 나가는 일. 임무를 완수할 수 있도록 이 책도 학급문고로서 작은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