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는 해안에서 조금 떨어진 산 위에 있다. 아크로폴리스에서 시작한 비탈이 이어져 바다에 닿는 곳에 피레우스가 있어서, 산 꼭대기에서 바다를 내려다보면 멀리 피레우스 항이 보인다고 한다. 소크라테는 플라톤의 '국가'에서 축제일에 아테네를 떠나 피레우스의 벗을 찾아 이야기를 나눈다. 그리고 높은 곳에서 내려와 말하는 철학자의 모습은 플라톤 이래 흔한 비유가 되었다.
내가 저 아래로 내려가 만나려는 인간들이 그렇게 부르듯이, 나도 그대처럼 내려가야 한다.
이러면 무척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차라투스트라가 시체를 매고 가는 장면을 보면 마태복음이 생각난다.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 (마태오의 복음, 16:24 공동번역)
도시의 성문에서 그는 무덤 파는 자들과 마주쳤다. 그들은 횃불로 그의 얼굴을 비춰 보고 차라투스트라임을 알고는 그를 심하게 조롱했다. "차라투스트라가 죽은 개를 메고 가는구나."
우습지 않은가. 차라투스트라의 입을 빌린 니체의 사상은 어차피 식상하다. '신은 죽었다'지만, 신이 야훼, 서양의 근대, 절대적인 진리이건 간에 언제는 살아 있었나? 식상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는 방법 가운데 하나는 이렇게 표현을 즐기는 것이다. 마치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가 누구나 아는 신화의 내용을 작가만의 방법으로 들려주기 때문에 즐길 수 있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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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행복한 왕자'의 제비는 이집트를 이야기했다.
멤논 왕은 밤새 별들을 쳐다보다가 샛별이 떠오르면 기쁨의 탄성을 터뜨리고는 다시 침묵하지요.
주석에는 햇빛이 석상에 닿으면 소리가 난다는데, 아침 햇빛에 데워지면 열팽창으로 갈라진 부분에서 소리가 나는 모양이다. 하프가 울리는 것과 비슷한 소리가 난다는 이야기는 주석에서 처음 봤다. 나는 석상이 갈라진 사이로 바람이 불어 소리가 나는 걸로 잘못 기억하고 있었다.
하드리아누스 황제는 이집트를 여행할 때 이 석상을 찾아갔으나 처음 갔을 때는 소리를 듣지 못하고, 두 번째 갔을 때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의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회상록'에는 처음 갔을 때 소리를 들은 것으로 그려져 있었던 것 같다. 이것도 그리 확실치 않은 기억이다.

2.
'별에서 온 아이'는 역시 흥미진진했다. 마치 해피엔딩 같아, 설마 이렇게 끝나는 건가 싶어 마음 졸이고, 그대로 끝나면 실망할 것 같아 괴로웠지만, 역시 행복하게 끝나지는 않아 다행이었다. 코엔 형제의 영화가 평화로운 한 장면을 보여주고 있을 때 드는 두려운 마음과 비슷하다. 마지막 문단을 위해 이렇게 긴 이야기를 쓴 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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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말까지 일상생활에 들어와 있던 광인들은 근대를 거치면서 구빈원을 거쳐 정신병원에 수용된다. 따라서 광기를 먼저 찾아볼 곳은 병원, 에르게타가 있는 곳이다.
에르게타는 그토록 대단한 발견을 해냈다는 게 스스로도 믿기지가 않았다. 그는 이제 더이상 인간이 아니라 하나의 정신이었다. - 7인의 미치광이, p.355
인간은 자기 자신을 이처럼 상상적으로 찬양함으로써, 자신의 광기를 신기루처럼 생겨나게 한다. - 광기의 역사, p.79
그러나 미치광이가 문제되는 것은 인간이 위대해서가 아니라 세계가 불안하기 때문이다.
내가 보기에 우리가 처한 사회 현실은 막다른 골목이나 마찬가지요. - 7인의 미치광이, p.194
그리고 이러한 무질서와 광기의 세계에는 미리부터 잔혹한 종말의 윤곽이 드러나 있다. - 광기의 역사, p.74
하지만 작품에서 처음에 윤곽을 그려낸 종말은 끝까지 일어나지 않았다. 친절한 해설자는 등장인물들의 자세한 이야기는 속편에서 다뤄진다는 말로 책을 끝냈다. 그럼 이들은 무엇을 한 걸까.
광기와 광인은 위협과 경멸, 세계의 엄청난 비이성과 사람들의 하찮은 조롱거리 사이에서 성격이 명확하게 규정되지 않은 가운데 주요한 배역을 떠맡게 된다. - 같은 책, p.60
한 편의 소극을 본 셈이다. 소극을 보고 깨닫는 것은 훌륭한 문학이 늘 그렇듯 우리 자신이다.
이제부터 광기의 상징은 거울일 것이다. - 같은 책, p.79
여러분! 이제 '거짓말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아셨을 겁니다. - 7인의 미치광이, p.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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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고 살 수는 없으니 몇 가지 읽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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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부론 -상- 경제학고전선 애덤 스미스, 개역판
아담 스미스 지음, 김수행 옮김 / 비봉출판사 / 2007년 12월
27,000원 → 24,300원(10%할인) / 마일리지 1,3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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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사용설명서- 일하는 사람이 알아야 할 경제의 모든 것
짐 스탠포드 지음, 안세민 옮김 / 부키 / 2010년 3월
14,000원 → 12,600원(10%할인) / 마일리지 700원(5% 적립)
2011년 02월 09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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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장하준 지음, 김희정.안세민 옮김 / 부키 / 2010년 11월
14,800원 → 13,320원(10%할인) / 마일리지 740원(5% 적립)
2011년 02월 08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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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사마리아인들- 장하준의 경제학 파노라마
장하준 지음, 이순희 옮김 / 부키 / 2007년 10월
14,000원 → 12,600원(10%할인) / 마일리지 700원(5% 적립)
2011년 02월 08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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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allestelle.net 이 운영을 중단했다. 관련 도서 가운데 읽은 것들을 모아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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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정신의 진보에 관한 역사적 개요
마르퀴 드 콩도르세 지음, 장세룡 옮김 / 책세상 / 2002년 1월
6,900원 → 6,210원(10%할인) / 마일리지 340원(5% 적립)
2011년 11월 05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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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고전 강의- 오래된 지식, 새로운 지혜
강유원 지음 / 라티오 / 2010년 4월
27,000원 → 24,300원(10%할인) / 마일리지 1,3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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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역사가들- 서양사 연구를 위한 입문
마크 길더러스 지음, 강유원, 이재만 옮김 / 이론과실천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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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 22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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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리스인가?- 호메로스에서 플라톤까지 그리스고전읽기
자클린 드 로미이 지음, 이명훈 옮김 / 후마니타스 / 2010년 3월
17,000원 → 15,300원(10%할인) / 마일리지 8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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