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행복한 왕자'의 제비는 이집트를 이야기했다.
멤논 왕은 밤새 별들을 쳐다보다가 샛별이 떠오르면 기쁨의 탄성을 터뜨리고는 다시 침묵하지요.
주석에는 햇빛이 석상에 닿으면 소리가 난다는데, 아침 햇빛에 데워지면 열팽창으로 갈라진 부분에서 소리가 나는 모양이다. 하프가 울리는 것과 비슷한 소리가 난다는 이야기는 주석에서 처음 봤다. 나는 석상이 갈라진 사이로 바람이 불어 소리가 나는 걸로 잘못 기억하고 있었다.
하드리아누스 황제는 이집트를 여행할 때 이 석상을 찾아갔으나 처음 갔을 때는 소리를 듣지 못하고, 두 번째 갔을 때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의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회상록'에는 처음 갔을 때 소리를 들은 것으로 그려져 있었던 것 같다. 이것도 그리 확실치 않은 기억이다.

2.
'별에서 온 아이'는 역시 흥미진진했다. 마치 해피엔딩 같아, 설마 이렇게 끝나는 건가 싶어 마음 졸이고, 그대로 끝나면 실망할 것 같아 괴로웠지만, 역시 행복하게 끝나지는 않아 다행이었다. 코엔 형제의 영화가 평화로운 한 장면을 보여주고 있을 때 드는 두려운 마음과 비슷하다. 마지막 문단을 위해 이렇게 긴 이야기를 쓴 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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