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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노키오야, 경제랑 같이 길을 떠나자 - 초등학생을 위한 경제하는 피노키오 ㅣ 피노키오 시리즈
문성철 지음, 이애영 그림 / 책읽는귀족 / 2019년 10월
평점 :
다 읽고나서 괜히 왈칵하는 기분이 든다.
보통의 경제 책들은 뭔가 작위적인 기분이 많이 든다.
배워, 알아둬, 이런 느낌이 드는데,
이 책은 정말 작가가 부모의 마음으로 자식에게 쓴 글 같다.
부모로서, 꼭 아이에게 하고 싶은 말인데, 말로 하긴 너무 어려운 주제들을 '직설적'으로 풀어주고 있다.
사실 이나라가 사농공상 사상 때문에
얼마나 돈을 좋아하면서도 겉으로는 천히 여겼던가.
공부하거나 가르치는 사람은 '-님','-사'로 끝나지만 장사하는 사람을 '-꾼' 으로 '-치'로 불렀다.
그때문에 아직도 아이들에게 경제가 중요하단 걸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참 어렵다.
이 책은 피노키오를 따라 계약서, 용돈 기입장, 은행의 목적 등 다양한 경제 실제들을 배울 수 있다.
주인공 피노키오가 노래하는 재주로 공연을 하는데,
햄릿을 베낀 내용이란 사실을 알고는 분노한다.
그렇다.
그건 도둑질이다.
피노키오는 같은 길을 걸어가지 않겠노라 한다.
그런데 돈때문에 표절을 부인하거나 별일 아니게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지적 창작물에도 양심을 속이면서까지 돈을 벌려고 하는 사람들,
그들에게도 과거 꿈이 있었고, 애타던 시간이 있었기에
피노키오와의 대화에서 괜히 내가 다 짠하다.
뭐가 이렇게 만들었을까...
나는 그렇게 되지 말자 다짐하면서도 내가 그 상황이라면 어떻게 했겠나 생각이 든다.
작가의 말이 참 진솔하게 느껴진다. 작가의 말은 꼭 내가 쓴 것 마냥 부모된 내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우리집은 가난할까? 대한민국에서 어느 정도 수준일까?
왜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다 돈 때문에 안될까?
어른만 되면 돈은 실컷 버는 줄 알았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자식이 거부로 사는 것을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많든 적든 돈에 휘어잡혀 인생을 망가뜨리지는 않기를 바라는 것이 내 마음이다.
위의 기타맨처럼 돈 때문에 표절하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나.
유대인들은 기어다닐 때부터 '쩨다카' 를 통해 기부부터 배운다.
쩨다크 가 '공의' 라는 뜻인데
기부를 통해 돈의 흐름과 관리법을 배우는 것이다.
우리 문화에 없는 부분이라 생각할 거리를 준다.
피노키오도 생각지 못한 사람들의 선의를 받았다.
경제란 결국 사람과 사람이 살아가는 관계이므로
냉혹하게만 보지 않게 작가가 해준 것 같다.
아이에게 실제적 경제 관념을 심어주기에 참 좋은 책이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