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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는 스스로 오지 않는다 - 1퍼센트 희망의 승리
레이마 그보위 지음, 정미나 옮김 / 비전과리더십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30대 여성이 노벨평화상을 받았다는 것만으로 굉장한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아 책을 읽는 내내 유니온 신학대 종신교수인 '현경'이 떠올랐다.
둘은 다른 환경과 문화에서 나고 자랐지만, 둘이 말하는 것은 같은 하나였다.
남성의 억압과 지배에서 살림의 힘을 발휘하는 것은 여성이고, 이제 여성이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레이마의 집은 중산층 이상이었고 그녀는 어느 정도 교육을 받은 여성이었다. 그러나 전쟁 속에서 그런 것들은 별 의미가 없었다. 집은 없어지고 당장 먹을 것이 없는 환경에서 죽지 않으려면 뛰어야 하고 너나 할 것 없이 피를 뒤집어 썼다. 오히려 비열하고 악한 자가 살아남는 세상이었다. 전쟁 속에서 레이마는 한 때 삶을 유지하는 수단으로 남자를 선택하고, 폭행과 억압을 감내하기만 했었다. 자존감은 최악이었고 배고픔과 공포 속에 살았다.
그러나 그녀가 독립하기로 꿈꾸고 네 아이를 통해 의지를 갖고 다시 일어난다.
처음에는 단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일을 찾았고 그저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처참한 자신의 내면, 아이들, 그리고 이웃들, 나라를 만나면서 떠오르는 마음의 느낌을 억제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 방법을 찾는다.
그녀는 살벌한 소년병들을 만나기도 하고, 용서의 힘을 배우고 나서는 다니엘을 마음에서 놓아준다. 평화를 위해 기도할 여자들을 모으라는 마음의 목소리에 그대로 따른다. 그 순간 순간 할 수 있는 만큼 일을 추진하고, 작은 힘을 보태는 여성들은 점점 늘어나고 마침내 전쟁의 종식이라는 믿을 수 없는 상황을 불러왔다.
힘을 상징하는 남성성이 아니, 생명의 여성성의 발휘로 새 역사를 쓴 것이다. 그리고 어떤 학위나 서구의 좋은 배경을 가진 여성이 아닌, 집에서 살림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던, 배우지 못한 평범한 여자들이 UN도 하지 못하는 일을 해냈다.
그렇다고 이 책은 레이마를 잔다르크 같은 성녀로 포장하지 않는다.
그녀는 담담하게 그러나 때로는 참혹한 마음을 담아 자신의 가족사를 이야기 한다. 그녀의 부끄러운 과거도 감추지 않는다. 낮에는 열심히 일하고 밤에는 술에 절었던 시간이나 돌보지 못한 아이들 문제, 아직까지 해결하지 못하고 마음 한 구석에 놓인 짐도 꺼내어 보여준다.
이런 점에서 더욱 그녀가 존경스럽다.
오늘날 군인들의 임무는 전쟁의 종식이 아니라 현재 상황 유지라고 한다. 이제 전쟁은 경제이고 정치이며 이제 오락이 된 듯하다.
또 단지 총과 칼로 위협하는 것만이 전쟁이 아니다. 선진국이라고 해서 사람들이 평화로운 것이 아니지 않은가.
법의 경계를 넘어전 범죄 뿐만이 아니라 정치과 경제, 문화 전반에서 가족을 위협하고 아이들을 위협한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과거에는 아이를 많이 낳아 얼른 키워 전쟁에 내보내는 것이라고들 했다.
전쟁에 나간 남자들 몫까지 일을 하며 살았는가 죽었는가 그저 기다리는 것이 여성의 몫이었다.
그러나 이제 여성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누구도 승리하게 두어서는 안 된다.
오직 평화만이 존재하게 하는 데에는 여성의 힘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모두가 다 레이마처럼 전선에 뛰어들 일은 아니다.
레이마가 일을 할 수 있도록 쌍둥이처럼 등장하는 언니 제네바처럼 뒤에서 후원하고 기도하는 여성들도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라 한 마음으로 기도하는가 이다.
여성 뿐만이 아니라 리더쉽 개발에 관련한 자들의 세미나용 책으로도 적절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