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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디컬 투게더 - 래디컬 제자에서 래디컬 공동체로 도약하라
데이비드 플랫 지음, 최종훈 옮김 / 두란노 / 2012년 9월
평점 :
복음은 인간을 행위에서 구원했다. 스스로 죄를 이기고 하나님 앞에 서려고 애쓸 필요가 없어졌다. 스스로 힘쓰길 중단하고 믿기 시작하면 된다....행위의 올무에서 인류를 구한 바로 그 복음이 또한 그리스도인을 일하게 한다.p.52
당신의 피는 무슨 색입니까? 예수 복음 색이 맞습니까? 그렇다면 왜 움직이지 않습니까?
이 책은 내게 그렇게 질문하는 듯 했다.
이 책을 읽으며 생각나는 교회가 있다.
한국에서 알아주는 유명한 교회이지만 보이지 않는 건축을 먼저 한다는 정신으로 성전을 따로 갖지 않고 주일마다 고등학교 체육관과 교실 건물을 빌려서 사용하고 있다.
일 년에 학교에 내는 임대료만 일 억 이라고 했다.
그리고 매 주 예배당으로 그 많은 장비를 세팅했다 철거해야하고,
교육부는 아이들을 관리해야 하니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하고
청소나 뒷정리가 혹시라도 잘못 되면 학교에서 좋지 않은 소리를 들어야 하니 사역자들은 매 주 긴장하면서 퇴근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더 그 교회가 멋지다.
교회 헌금의 50% 이상을 선교와 구제로 쓰는 교회.
매 해 이월금을 '0' 로 만들며 오직 기도함으로 다음 해를 준비하는 제직들.
수 십명의 예배 준비자들이 더운 날이나 추운 날이나 상관없이 새벽부터 나와서 예배를 준비하고 수백 개의 의자를 정리하며 그들이 무슨 기도를 하겠는가.
돗자리가 깔린 학교 교실에서 교회 학교 어린이들이 찬양하고 율동하면서 먼지 속에서 간식을 먹을 때 결코 가난하지 않은 교회가 가난한 환경에서 예배하는 이유를 안다면 아이들의 신앙은 더욱 성장하지 않겠는가.
누군가는 임대료와 매 주 거치는 엄청난 수고를 감안하면 차라리 그 돈으로 대출을 받아 건물을 지으라고 하면서 저리의 장기 대출 관련 정보를 알려줄 것이다.
그러나 사실 몸이 고달프면 정신이 더욱 빛나기 마련이다. 군인들의 훈련을 보라. 아니, 당장 나부터 단 삼 일만 금식해도 마치 세상의 모든 도를 터득한 듯 붕 떠 있지 않은가. 은혜롭지 않은 말이 없고 감사하지 않은 일이 없다.
1편 래디컬 에서도 저자는 지하교회 방문기로 책을 시작한다. 예수님을 믿는 대가가 너무나 혹독한 지하교회의 기도는 간결하지만 더욱 빛이 난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서 혼갖 화려한 조명과 언사로 지루할 틈 없는 예배를 드리는 이들에게는 절대 기대할 수 없는 기도이다.
2편 래디컬 투게더에서는 이 안락한 자리를 포기하고 참된 자기부인의 길로 들어서려는 사람들을 위해 교회 차원에서의 여러 방안을 제시한다. 복음 중심의 사역, 고아를 돌보는 입양, 성경공부, 교회 밖 개인의 삶 속 헌신, 단기 선교, 금식 등 웬만한 사람이라면 너무 어렵다고 절래절래할 내용들이다. 그리고 결과가 성공적이지 못하거나 인간이 기대하는 행복과 거리가 먼 상황으로 치달을 때도 여전히 이 일들을 감사로 계속한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 자격 없는 우리는 하나님의 사역에 감사하게 초청되었으며 우리가 하는 것이 아니라 그분이 일하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만약 아직도 복음 안에 새로 태어나는 경험을 하지 못한 사람은 이 책의 내용 또한 절간에서 하는 수양과 별 다를 바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분명히 행위는 구원의 열매 라고 한다. 구원받았다는 사실 안에 살지 못하거나 감정에 취해 고백한다면 이 책이 권하는 행위들은 또 나를 옭아매는 족쇄가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개인에게 구원의 확신에 대해서 질문하기도 하다.
마지막에 공동체 토의 자료가 말씀과 기도까지 잘 나와 있다. 청년들 활동 자료로 유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