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O가 날고 트랜스젠더 닭이 울었사옵니다 - 과학으로 보는 조선왕조실록 살림청소년 융합형 수학 과학 총서 35
이성규 지음 / 살림Friends / 200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스테디셀러와 기획물로 분류할수 있습니다. 스테디셀러는 꾸준히 읽힐수 있는 힘을 가졌으나 기획물은 잠깐! 반짝!에 그쳐요. 요즘 중고책을 팔다보니 더 그런 생각이 듭니다.
스테디셀러의 기준은 '감동'인 거 같아요. 책의 내용이나 형식을 떠나 독자가 감동을 받으면 받을수록 꾸준히 읽히고, 단순 지식과 사실 전달이 대부분인 경우엔 계속 읽히긴 어려운 거 같아요.

얼마 전 K-POP STAR3란 TV 프로그램에서 버나드 박이 기술과 기교가 뛰어난 샘 김을 누르고 우승했는데요, 사실 샘 김의 음악성은 모든 심사위원이 천재라 극찬할만큼 뛰어났습니다. 반면 버나드 박은 음악성?도 악기 연주도 못하지만... 묵직한 음성에 가득 실린 무엇이 감상자로 하여금 감동을 느끼게 해, 그게 우승 이유 중 하나가 된거 같아요.
천재성, 음악성.... 모든 수식어가 있어도 예술의 이유 중 하나인 '감동'은 모든 걸 제압...하는 셈이죠. (물론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이렇게 사설이 긴 이유는 이 책 때문입니다.
<UFO가 날고 트랜스젠더 닭이 울었사옵니다>는 <조선왕조실록>의 꼼꼼한 기록을 과학과 접목한 책인데요, 단순 사실을 알려주는 걸 넘어 '어떻게 봐야 하는지'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강릉 사람 김문석의 집에, 반쯤 검은 암탉이 2월 초부터 변화하여 수컷으로 되었다.”
-『중종실록』

“종친 서성정의 집에서 한 여종이 한꺼번에 아들 세쌍둥이를 낳았는데 사람 몸뚱이에 개의 머리여서 사람들이 모두 해괴하게 여겼다.”
-『중종실록』

“길주 사람 임성구지는 음양이 모두 갖추어져 지아비에게 시집도 가고 아내에게 장가도 들었으니 매우 해괴합니다.”
-『명종실록』

이런 해괴한 비사들을 당대의 역사적 시각과 과학의 통찰력으로 읽어내는 저자의 노력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저자는 이 책을 위해 기초자료 수집에 1년 그리고 보충자료와 집필에 2년, 모두 3년이 걸렸다고 하는데요, 긴 시간과 정성을 충분히 느낄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감동이란 이름으로 오랫동안 기억되긴 힘들지만, 독창성과 꼼꼼하고 알찬 자료로 부담없이 가볍게 읽기에 괜찮습니다.
두고두고 읽히기에 한계가 있어 보이지만, 그런 책 중에서도 괜찮은 수작이라 여겨집니다.
<조선왕조실록>의 세세한 기록을 당대의 역사적 시각과 과학으로 풀어낸 독창성의 힘으로 꾸준히 읽혔으면 좋겠습니다.

 

by 책과의 일상​

http://sign.sewolho416.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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