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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 시간 여행을 떠나다 ㅣ 탐 철학 소설 5
고중숙 지음 / 탐 / 2013년 7월
평점 :
미래의 어느 날, 쌍둥이(일혁이와 일석이 - 아인슈타인의 이름은 독일어로 ‘하나의 돌’이란 뜻) 중 한 명인 일석이는 로켓을 타고 우주여행을 합니다. 뜻하지 않게 운석과 충돌해 예정보다 늦게 지구로 귀환했더니, 지구에 남아 있던 쌍둥이 일혁은 훌쩍 자란 반면, 자신은 여전히 자그맣고 어립니다. 함께 뛰놀던 여자 친구는 활짝 핀 꽃처럼 아름다워져 더이상 아이가 아니었고, 오랜 만에 만난 친구들은 반갑기야 했지만 몇 마디 대화에 그쳐 버리죠.
일석은 자신이 원했던 시간 여행이지만, 가혹한 현실에 마음이 무너져 내립니다.
그 사이 과학기술이 발전해 타임머신의 원리를 실현할 수 있게 되어, 5년 공백에 상처받은 일석은 자신의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나며, 소설이 끝납니다.
<아인슈타인, 시간 여행을 떠나다>에는 두 개의 시간여행이 나옵니다. 하나는 시간지연을 이용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휘어진 시공간을 활용한 여행입니다.
시간지연은 특수상대성이론의 결론 중 하나인데, ‘정지한 사람이 볼 때 움직이는 사람의 시계는 자기 시계보다 더 느리게 가는 것으로 보인다’는 개념입니다. 즉, 지구에 남은 일혁의 시계는 광자로켓(광속의 0.9798배)을 탄 일석의 시계보다 빠르기 때문에, 일혁은 지구 시간 5년동안 성장한 거고 일석은 지구 시간 1년만큼 성장한 게 되는 것이지요.
두번째 시간 여행은 우리의 시공간이 휘어졌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태양을 큰 볼링공이라 생각하고 이것을 트램펄린에 올려놓으면 볼링공 주위의 면이 움푹 꺼지는데, 이것이 바로 공간의 휘어짐입니다. (우리는 3차원의 공간과 1차원의 시간으로 이루어진 4차원 세계에 살고 있어요) 공간이 휘어지는 것은 인력(중력)때문인데, 중력이 어마어마하게 강한 곳(블랙 홀)과 약한 곳(화이트 홀)을 연결(웜홀)하면 과거 혹은 미래로 갈 수 있다는 게 타임머신의 원리입니다.
이 책은 두 가지 시간여행을 경험한 일석의 이야기와 이것이 어떻게 가능하며 원리가 어떠한지, 설명하는 내용이 서로를 보충하며 구성되어 있습니다. 자칫 과학적 원리만 설명하면 지루할 뻔한 이야기는 일석의 공감 가능한 이야기로 보충이 되고, 허무맹랑할(?) 뻔한 이야기는 과학적 원리로 신빙성을 더합니다.
두 마리 토끼를 잡다보니 내면의 깊은 이야기가 아쉽지만, 소설 내용이 조화로워 부각되 보이진 않습니다.
이 책은 큰 아이의 독서를 위해 미리 읽어본 것입니다.
제가 추천한 몇 권을 어렵고 재미없다고 하길래, 소설과 접목한 책이라면 어떨까해 읽어봤는데 아이도 괜찮아 합니다.
<Why?> 같은 학습만화에 익숙해서 그런가 본데, 이 책은 만화 대신 '글'이라 다행스럽습니다.
지금 청소년은 과거와 달리 굉장히 많은 선택지가 있습니다. 어디를 둘러보아도 현란한 영상매체와 엔터만 치면 촤르륵 나오는 지식과 정보, 그리고 다양한 분야와 색다른 시도로 무장한 책들....
그 많은 선택지 중 아이는 무엇을 선택할까요.
무엇을 선택해야만 할까요.
그저 조바심과 채근 대신 시야를 넓혀주는 안내등 역할이기를,
오늘도 바래봅니다.
읽은 날 2014. 3. 27 by 책과의 일상
http://sign.sewolho416.org
아이와 함께
1. <어쩌다 중학생이 되었을까>, 쿠로노 신이치 : ★★★★★
2. <10대의 시계는 엄마의 시계보다 느리다>, 손동우 : ★★★★
3. <박사가 사랑한 수식>, 오가와 요코 : ★★★★
4. <책만 보는 바보>, 안소영 : 어렵다고 포기
5. <우주 속으로 걷다>, 브라이언 토머스 스윔 & 메리 에블린 터커 : 재미없다고 포기
6. <오래된 연장통>, 전중환 : 재미없다고 포기
7. <프랜신의 학교 습격 사건>, 캐런 쿠시먼 : 재미없다고 포기
8. <마르크스 서울에 오다>, 박홍순 : ★★★★
9. <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 : 재미없다고 포기
10. <바보빅터>, 호아킴 데 포사다 : ★★★★
11. <아인슈타인, 시간 여행을 떠나다> 고종숙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