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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에게 살해 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
곤도 마코토 지음, 이근아 옮김 / 더난출판사 / 2013년 12월
평점 :
매년 직장에서 건강검진을 받습니다. 2~3년 전부터 갑상선에 작은 혹이 있다고 하더니, 작년에는 의심스러우니 자세한 진단을 받아보라 하더군요. 하루가 갈수록 피곤해 그래볼까 싶다가도, 귀찮기도 하고, 다른 자각 증상도 없는데 설마 그러겠어 싶다가도, 설마 하다가 큰일 날까... 여러가지 생각이 들쑥날쑥이었습니다.
그러다 <의사에게 살해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이란 책을 읽고 검사를 받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책은, 심하지 않은 통증이나 질환은 ‘내버려두면 낫는다’라는 생각으로 방치하고, 일상생활에 지장 줄 정도의 증상이 있는 경우에만 병원에 가보라 합니다. 이 책의 저자는 실제 의사인데요, 의사가 되기 전과 후의 생각이 많이 바뀌었답니다. 의사가 되기 전에는 의학에 대한 신뢰가 많았는데, 지금은 의학보다 자연치유력을 더 믿는다는군요.
이렇게 생각이 바뀐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의료행위로 사람을 구하는 수가 너무 적다.
2 암, 신장병, 간염의 경우 낫지 않는 것은 어떻게 해도 낫지 않는다.
3. 약을 사용하면 부작용이 심하고 오히려 목숨이 단축되는 경우가 많다.
4. 의학계 입장에서 어디가 아프거나, 문제가 있어서 병원을 찾는 사람만 진찰하다가는 환자 수는 점점 줄어들기 때문에, 건강하게 살고 있는 사람들로부터 병을 찾아내고 치료함으로써 업계의 번영을 꾀하고 있는 실정이다. 질병에 미리 대처해서 막는 의학이 아니라 ‘환자를 끌어들이는 의학’인 것이다.
5. 큰 병원일수록 실험적인 부분에 주력하도록 되어 있다.
이 뿐 아니라, 고혈압, 고콜레스테롤혈증, 당뇨병에 대해 새로운 사실을 알려줍니다.
고혈압은, 우리가 나이를 먹을수록 뇌나 손발 구석구석까지 혈액을 잘 전달하기 위해 발생하는 자연스런 현상이랍니다. 이것을 고혈압이라고 판정받아 약을 쓰면 수치는 개선되어도 심장에는 좋지 않다는군요. 그리고 당뇨인 경우에도 약을 먹는 것보다 운동으로 조절하라 권합니다.
어떤 증상에 대해 쉽게 약을 사용하는 것은 눈에 보이는 증상만 개선할 뿐 본질적인 치료가 되지 않는다는군요. 게다가 증상에 대한 기준치를 올리고 낮추는 것은 제약 업계의 이해와 깊게 연관될 뿐이라는 일침을 놓아요.
특히 “암이 발견되었지만 조기여서 수술로 깨끗이 잘라냈다. 덕분에 5년이 지난 지금도 재발하지 않고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 난 정말 운이 좋았다!” 라며 안도하는 사람들이 흔히 있는데, 이 경우는 쓸데없는 수술로 손해본 것이랍니다.
이 문구를 보니 최근에 본 신문기사가 생각나더군요.
출처 :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4/03/25/2014032502870.html
현재 우리나라의 갑상선암 환자는 인구 10만명당 81명인데, 이는 세계 평균의 10배가 넘는 수치라는군요. 실제 갑상선암의 95%는 진행속도가 느려 치료를 하지 않더라도 증상이 악화되지 않는 유두암·여포암(정상세포와 비슷한 특성을 가진 암 종류)이며, 5년 동안 림프절에 전이되는 비율은 1.4%, 10년 동안은 3.4% 라니...
저자의 말이 실감납니다. 친정어머니도 6~7년 전에 갑상선암수술을 받으셨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괜한 수술이었던거 같아요.
병원의 의료행위를 과소평가해서도 안되지만, 과신하여 비합리적인 판단을 해서도 안되겠습니다. 그러나, 치료라는게 목숨과 직결되기 때문에 쉽지 않은 일일거에요.
그래도 우리가 자세한 검사를 위해 받는 CT 피폭량이 일반 X선의 200~300배로 그 자체로 발암 사망성이 있다는 아이러니를 기억해야 할거 같습니다.
출처 :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4/03/25/2014032502870.html
저자는 약의 부작용으로 많은 뇌장애나 사망 사건이 헤아릴수 없다고 말하면서도 구체적인 수치나 자료를 밝히고 있지 않습니다. 이것이 치명적인 단점이지만, 저자의 의견을 들어볼 가치는 충분하다 여겨져요.
치료를 받다가 비참하게 죽느니, 암을 방치하면 편안한 죽음을 맞을 수 있다는 저자의 생각에 공감하는 바가 크고, 자연치유력을 믿어서 그럴까요?
이런 저와 달리 병원의존도가 큰 제 직장동료는 이 책을 읽더니, 너무 근거없는 주장같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더라구요.
병에 대한 자신의 태도는 스스로가 결정할 일입니다. 그런 위기의 순간에 처한 모든 이가 성급하게 결정하기보다 충분히 알아보고 도움되는 결정을 내리길 빌어 봅니다.
읽은 날 2013. 12. 28 by 책과의 일상
http://blog.naver.com/cji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