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 혜민 스님과 함께하는 내 마음 다시보기
혜민 지음, 이영철 그림 / 쌤앤파커스 / 2012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재작년에 워낙 히트친 책이라 읽어보려 했지만 선뜻 손이 가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뻔한 책에서도 배움의 문장을 발견하는 이웃의 능력을 보고 도전해 보기로 했어요. 명언 가득한 책에서 문장을 건져내 자신을 되돌아 보려는 야심으로 이 책을 읽게 됐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별로였어요. 눈에 들어오는 문장이 그닥 없었습니다. 대신, 이런 책이 엄청 잘 팔릴만큼 우리 사회가 지쳐 있구나, 이런 짧은 메시지를 사람들이 좋아하는구나....를 느꼈습니다. 

저는 이 책이 별로였지만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은 2012년부터 어마어마하게 읽힌 책입니다. 하여 의문이 생기더군요. 

왜 나는 이 책이 별로일까.....? 

이 책에 나오는대로 지혜롭지 못한 것일까? 

지혜롭지 못한 사람은 '나는 그 정도는 안다'에서 시작하니 새로운 것이 들어갈 틈이 없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나는 아직 모른다'라는 마음으로 다른 사람 이야기에 귀 기울이니 더 큰 지혜가 쌓인다죠. 

이 문장을 보며... 며칠을 생각했습니다. 

수긍가는 부분도 있고, 아닌 부분도 있고... 반성을 잠깐 했다가, 꼭 그건 아닌거 같고... 결국 인정해야 하는게 아닌가...자꾸 궁지에 몰려, 이렇게 결론을 내버렸습니다. 

이 책은 내 취향이 '아닌 것'으로 하자고. 

 

이 책은 혜민스님이 트위터에 올린 글을 모은 거라 글의 호흡이 짧습니다. 짧은 글이지만, 많은 사람이 혜민스님의 글에서 위로와 응원을 발견했고 그것이 폭발적인 호응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저는 짧은 글과 명언보다는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러 저러한 경험을 했고 무엇을 느꼈으며 그것을 통해 '무엇을 발견'했는지 듣는게 더 좋습니다. 그런 글이 더 진정성있게 느껴집니다. 

 

작년, 혜민스님이 TV 예능프로에 나온걸 본 적이 있어요. 

생각지 않게 시쳇말로 '대박' 친 베스트셀러 작가에게 안티도 제법 있었나 봅니다. 위로와 힐링만 얘기한다고 사회가 달라지냐, 어처구니없는 사회를 변화시키는 게 더 중요한게 아니냐며 공격하는 무리에 적쟎이 놀라고 상처받았나 보더라구요. TV에서 그 이야기를 하며 눈물짓는 모습을 봤는데...무언가 모를 아쉬움 한가닥을 느꼈습니다. 

안타까워 해야 했는데, 아쉬움을 느꼈다.... 또 반복되는군요.
(혜민스님의 상처가 작다는 말이 아닙니다. 예상치 못한 상처와 공격에도 좀 더 흔들림없이 굳건하고 포용력 넓은...스님이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었어요)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이 책은 베스트셀러 유명세와 개인적 감상의 괴리를 현격히 느끼게 해줬습니다. 괴리를 어떻게 볼 것인가란 숙제를 받았지만, 낙제점이네요. 

그저, 위로와 응원이 필요한 우리를 다시 한번 발견한 것에 의미를 둡니다. 

그래도 나아지기를, 또 소원해 봅니다.           

 

 

 

 

 

 

읽은 날 2013. 12. 26  by 책과의 일상

 

 http://blog.naver.com/cji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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