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일단 가고봅시다! 키만 큰 30세 아들과 깡마른 60세 엄마, 미친 척 500일간 세계를 누비다! 시리즈 1
태원준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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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는 무려 둘이 합쳐 계란 세 판, 하드웨어는 둘이 합쳐 달랑 100 kg!' 

재밌는 표현에 눈이 갔습니다. 그리고 다음 사진.... 

 

 

바로 읽어보지 않을 수 없었어요. '이건 내가 원래 좋아하는 프레임이야~' 란 근거없는 생각이 들고, 대놓지 않고 은근히 말하는 뭔가가 있을것 같았어요. 

그래서, 일단 가보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키만(?) 큰 30세 아들과 깡마른 60세 모자의 300일 세계 배낭여행기입니다. 

엄마의 환갑잔치를 위해 돈을 모으던 아들이 어느 날 갑자기 '엄마, 우리 배낭여행 가자!' 말하고, 평소 운동조차 하지 않던 엄마는 '그래!' 하고선 가게를 정리합니다. 그리고선 둘이 훌쩍! 떠나요. 여행의 계기도, 구성원 조합도 독특한 배낭여행이 아닐 수 없어요. 

 

모자는 중국에서 출발해 오로지 육로로 동남아시아 대륙 끝까지 걷고, 중동으로 날아갑니다. 그 사이 다양한 에피소드와 모자 사이가 만들어낼 수 있는 개인적 이야기를 재밌고 유쾌한 필치로 담고 있습니다. 

패키지 여행에 익숙한 제게 모자가 전하는 나라와 명소 이야기가 알차게 다가오더군요. 

400년 동안 석굴에 14만 개의 불상을 새겼다는 용문석굴, 많은 여행자 사이에서 스타급 반열에 올라섰다는 리장의 축복과 같은 하루하루, 오아시스와 사막, 단언컨대 혼돈 그 자체인 악명의 도시 카이로, 보통 100% 기대했다면 아무리 못해도 10% 정도는 실망하기 마련인데, 100%의 기대를 300% 이상의 놀라움과 만족으로 화답해 준 페트라... 

다양하고 넘칩니다. 

그 중 스리랑카 편이 가장 인상적이었어요. 

 

"사람들이 먼저 다가와 악수를 청하고, 함께 사진을 찍자며 이 포즈 저 포즈 취하기 시작한다. 한 사람이 달려와 과일을 건네면, 그를 질투하는 또 다른 사람이 바로 달려와 우리의 팔을 잡고 환영 인사를 건넨다. 바닥에 앉아 채소를 손질하던 상인들은 카메라를 가리키며 사진을 찍어 달라 하고, 찍은 사진을 보여주면 주변의 모든 상인들이 몰려와 구경하며 호탕하게 웃는다. 심지어 팔이 부러진 아저씨까지 뛰어와 깁스를 한 손으로 엄마를 툭툭 치며 사진을 찍자고 옆에 선다. 이거 뭐 시장이 우리로 인해 완전 마비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버스 차장은 올라타는 승객들에게 차비 받을 생각도 않고 내 옆에 앉아 노트북에 저장된 지도를 진지하게 들여다볼 뿐이다. 아 참, 근데 엄마는 어디 갔지? 버스 앞자리에 앉은 엄마가 차장 대신 사람들에게 차비를 받고 있는 것이다..." 

 

관광객도 적고 문명화가 덜 되어 그런지 스리랑카 사람들이 참 소박합니다. 해변에서 저자의 엄마 옆에 수줍게 다가와 소라와 조개껍데기를 살포시 올려놓으며 미소짓던 청년....이야기에 당장 스리랑카로 달려가고 싶더군요. 

 

이 책 <엄마, 일단 가고 봅시다!>에 이은 후속편이 있습니다. 유럽 여행기가 담긴 <엄마, 결국은 해피엔딩이야>인데요, 후속편까지 읽어보고 싶진 않더라구요. 

저자는 <둘이 합쳐 계란 세 판, 세계여행을 떠나다>란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데, 여행 내내 실시간(?)으로 사진과 글을 올리고, 모자는 블로거들의 반응을 감지해요. 그 모습이 좋아 보이지 않았습니다. 너...무 보이기 위한 여행이 아닐까...싶더군요. (아.. 300일이나 되는 여행이라면 어쩔수 없을...) 

타인에게 보이고 싶고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누구에게나 있다는 거, 잘 압니다. 저 또한 그러니까요. 그러나.... 그게 여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제법 있다는 건.... 적어도 제겐 피하고 싶은 일이에요. 

 

다음에는 보여주기 위한 여행을 가릴 필요없는, 그런 차원을 떠난 여행기와 만나고 싶네요.     

 

 

 

 

 

 

 

읽은 날  2013. 11. 29   by 책과의 일상

http://blog.naver.com/cji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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