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숲에서 놀자 - 숲 체험 교육의 모든 것, 109가지 숲 체험놀이 완전 수록
남효창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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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하면 몇 년 전 어느 수목원에 갔다온 게 생각납니다. 

아담한 어느 수목원 초입 언덕진 곳에 벤치와 그네식 의자가 곳곳에 있었어요. 아이들은 그네식 의자를 타고, 부부는 아름드리 나무 사이로 간간히 들어오는 햇살을 즐기던..... 저절로 '그때 참 좋았지!' 하게 하는 기억이 떠오르네요. 

미화된 기억이라도 갖고 있는 저와 달리, 아이들은 '숲'에 대한 감흥이 별로 없습니다. 그냥 나무일 뿐이고 풀, 그리고 꽃일 뿐이니까요. 그런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까 싶어 <얘들아 숲에서 놀자>를 읽게 됐습니다. 

 

이 책은 프라이부르크대학교 대학원 산림학 박사를 취득한 남효창씨가 자연에 대한 본질적 이해를 높이기 위해 쓴 책입니다. 

자연에 대한 본질적 이해란 무엇일까요. 

그것은 학교와 책을 통해 배우게 되는 지식뿐만 아니라 자연에 대한 감성을 높이는 것입니다. 대상에 대한 지식은 나와 다른 세계인 자연에만 한정된 것인데, 그 지식을 내가 있는 세계와 연결시켜야 진정한 이해가 됩니다. 

연결하는 방법 중에 숲에서 누구와 함께 무엇을 했고 무언가를 느꼈다는 구체적인 기억은 자연을 올바로 볼 수 있는 눈과 감성을 갖게 해줍니다. 즉, 자연에서 신나게 놀아본 구체적 기억이 자연과 내가 하나라는 인식을 깨워줄 겁니다. 

 

이 책은 생태교육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분야별로 심도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숲 교육 필요성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과, 아이들 연령별 특성에 따른 구체적인 숲 놀이 방법과 함께 숲 교육자가 되려는 이들에게도 부족하지 않은 내용이 실려 있어요. 

여러 대상을 포괄적으로 다룬 이 책을 보고 솔직히 놀랐습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생태교육 분야가 척박한데 이렇게 전문적인 내용의 책이 있다니.... 실제와 이론의 괴리가 크게 느껴졌어요. 유치원생 아이에게 대학생 내용을 알려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는 모두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고자 하는 남효창 씨의 바람 때문에 가능했을 겁니다. 

 

이 책을 읽고 남효창 씨의 숲 연구소 싸이트에 들어가봤습니다. (http://www.ecoedu.net/

다양한 방법으로 '자연과 사람의 조화로운 삶'이라는 목표로 동분서주하고 있는 저자를 보니, 고작 아이의 체험활동이나 해보려는 얄팍한 마음이 부끄러웠어요. 돈만 내고 체험한다고 해서 자연에 대한 이해가 저절로 되지 않는데 말이죠. 그리고, 체험 교육을 받겠다는 마음 속엔 돈만 내면 자연이 계획대로 따라준다는 근거 없는 무의식이 있다는 것도 느끼게 됐어요. 미리 예약해도 계절이나 시간, 날씨에 따라 다양하게 변하는 생태교육 특성 상  '어차피 계획대로 되기 힘드니 예약하지 말아야겠다...' 란 마음이 들었거든요. 

 

이 책에 소개된 몇 가지 숲 체험 놀이를 안내합니다. 

 





 

 

 

비록 생태교육이 현장교육의 수많은 어려움과 우선순위에 부딪혀 쉽게 후선으로 밀려나는 분야지만, 자연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시대에 저자의 노력은 척박한 우리나라 처지에 빛과 같은 존재라 생각합니다. 

자연과 조화롭게 공생하는 것은 과학으로 풀기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요. 현재 당면한 생태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은 과학이 담아낼 수 없는 감성을 향상시키는 교육과 절묘한 조화를 찾는 것일 겁니다. 이러한 점에서 생태계를 직접 체험하는 환경 체험교육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어요. 

그래서 이 책 제목이 <얘들아 숲에서 놀자> 인가 봅니다. 

얄팍한 의도든 순수한 의도든 지금보다 아이들이 숲과 친해지면 좋겠습니다. 

아이도 어른도...  숲에 대한 즐거운 기억을 갖게 된다면, 그야말로 진정한 생태교육이 아닌가 싶네요.  

 

      

 

 

 

 

 

읽은 날 2013. 7. 25      by 책과의 일상 

 http://blog.naver.com/cji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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