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과 좌절 - 노무현 대통령 못다 쓴 회고록
노무현 지음 / 학고재 / 200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60여 년 인생을 단어로 표현한다면,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아직도 부르기 힘든 이름, 고 노무현 대통령은 '성공과 좌절'이란 단어로 자신의 인생을 표현했습니다. 

그 분이 말한 성공이란 어릴 때 생각했던 것처럼 먹고 사는 데 걱정 없는 사람, 또는 출세한 사람이 됐다는 뜻입니다만, 성공의 핵심적 요소인 명성과 명망이 땅에 떨어지게 생겼으니 남은 게 없다 말합니다. 

우리나라 정치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인생을 걸고 도전했는데, 이 또한 거의 원점에 돌아와 있으니 좌절이라 말해요. 

빈껍데기만 남은 성공과 원점으로 돌아온 좌절이, 고 노무현 대통령 스스로가 말한 자신의 인생입니다. 

 

60여 년 인생을 '좌절'로 표현하는 것,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어째됐든 팔짱 낀 채 무관심과 수수방관으로 살아온 게 아닌, 누구보다 행동과 실천으로 목표를 향해 열심이었으니 말입니다. 

만약, 그 분이 대통령이 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요. 

그 분 말처럼 스스로도, 준비된 조직적 세력도 없이 정권을 잡았고, 우리 사회가 미처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된 개혁을 하려 한... 그 시작부터 겪었던 좌절을 느끼지 않을 수 있었을까요. 

 

가정이든 학교든 기업이든 長의 자리는 무척 중요합니다. 

운이 맞아 떨어진다면, 자신이 원하는 것을 거침없이 해나갈 수 있고 그 영향은 실로 막대하니까요. 

그러나, 長이 된다해서 원하는 모든 것을 이룰 순 없습니다. 여러가지가 맞아야 가능하니까요. 

그렇다해도 정치인이 대통령이라는 자리에 오르고자 하는 이유는 그만큼 확실한 자리가 없기 때문이기도 할 거에요. 

만약 대통령이 되지 않았다면.... 어쩜 그 분은 여전히 인생의 성공을 향해 지금도 열심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책에는 북한 로켓이 문제되던 2006년 자신과 인식이 달랐던 참모들 얘기며, 이라크 파병 등에 대한 얘기가 담담히 기술되어 있습니다. 이라크 파병에 대해, 대통령이 역사의 오류를 기록하고 싶지 않다고 해서 그럴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스스로 역사의 오류로 남을 것을 알면서도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다 말합니다. 

헌법 개정 문제 또한, 되느냐 안 되느냐의 논의와 토론조차 되지 못하고 언론이 담합해 덮어버릴 줄 몰랐다며 끔찍해 합니다. 대의명분이나 정당성이 얼마나 힘이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말하는 부분은, 정.말. 아렸습니다. 

 

대의명분이나 정당성...그 허울좋은 이름 대신 그 분 말대로 보통 사람들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상식대로 세상이 돌아간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 분이 꿈꾸던 바로 '사람 사는 세상' 말입니다. 

 

저는 아직 그 분 앞에 객관적이기 힘듭니다. 

우리 사회는 어떨까요. 

아직 역사란 이름이 켜켜히 쌓이기 힘든 시간인데요, 세월이 지나 우리의 역사는 그 분을 어떻게 평가할지...긴 시간을 두고 지켜보는 게 할 일이라 여겨집니다. 

 

 

        

 

 

읽은 날 2009.  10.  16   by 책과의 일상 

 

http://blog.naver.com/cji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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