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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 아들, 조선시대 왕위 계승사 - 권력은 부자간에도 나눌 수 없다
한명기.신병주.강문식 지음 / 책과함께 / 2013년 4월
평점 :
즐겨보는 TV 드라마가 있으신가요? (제 이웃 중에는 거의 없으실 거 같지만요)
우연히 재방송을 본 후 가끔 아이들과 같이 <불의 여신 정이>를 시청합니다.
사극 드라마 주인공으로 다소 생소한 '광해군'이 나오더군요.
엄마, 주인공이 죽을까?
정이가 누구랑 결혼하게 될까?
나중에 어떻게 될까?
음.... 이 드라마 배경이 언제까지냐에 따라 달라지겠지. 광해군이 나중에 왕이 되지만 16년만에 쫓겨나거든!
왜 쫓겨나는데?
요즘 여기저기 사극이 제법 방송되고 있습니다. 자주 등장하는 조선시대 왕으로 연산군, 숙종, 영조, 정조, 태조, 세종, 고종...은 다양한 갈등과 이야기로 흥미를 자아냅니다.
비교적 사료가 많은 조선시대 왕이 등장하는 드라마는 '지나친 왜곡이다' vs '극화를 위한 장치일 뿐이다' 란 논란이 가끔 불거지기도 하는데요, 저는 올바른 역사인식을 훼방하지 않는다면 어느 정도의 극화는 괜찮다 생각합니다. 실제였던 역사와 기록되는 역사는 괴리가 있을 뿐만 아니라 후대 시각에 따라 해석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선 왕조 514년 27명 왕 중 정통성에 문제가 없던 왕은 고작 10명 뿐! 이라는 놀라운 사실을 이웃을 통해 알게 되어 서슴없이 <왕과 아들>을 읽게 됐습니다.
세상에 넘치는 부자(父子) 중 '왕'인 아버지의 희귀성, 게다가 천륜인 아들을 사이에 두고 권력 투쟁을 했던 왕권 이야기라니, 솔깃합니다.
이 책에는 총 다섯의 부자가 등장합니다.
태조와 태종 : 권력은 부자간에도 나눌 수 없다
태종과 양녕대군 : 서로에게 등을 돌린 아버지와 아들
선조와 광해군 : 아비로부터 버림받지 않기 위하여
인조와 소현세자 : 상처 입은 아버지와 새 세상을 본 아들
영조와 사도제사 : 조선 왕실 최대 비극
모두 '왕'이라는 특수한 자리를 놓고 대치한 부자의 이야기입니다.
다양한 역사적 사료를 통한 거라 왜곡 가능성이 낮지만,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한 흥미진진함이 있습니다.
저는 이 중 '영조와 사도세자' 편이 가장 흥미로웠습니다. 영조와 세자의 인간적 갈등은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인데, 영조가 세자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은퇴하기에는 너무 건겅하고 의욕적이었다란 새로운 해석이 재미있었습니다.
실제로 사도세자를 건너뛰고 손자에게 직접 물려주면 맞아떨어지는 재임 기간이라, 영조의 장기 집권을 위한 희생양이 됐다는데, 그럴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사실과 극화 사이에 오락가락 하는 사극 드라마를 자주 보신다면, 이 책을 통해 실제 역사와 만나도 좋을 거 같습니다.
정확한 배경지식은 드라마 감상 폭을 키워줄 뿐 아니라, 드라마보다 더 재미있을 수 있으니까요.
읽은 날 2013. 7. 3 by 책과의 일상
http://blog.naver.com/cji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