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 살의 인생론 - 성장을 위한 철학 에세이
안광복 지음 / 사계절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열일곱 살의 인생론이라.... 아이들이 어리지만, 미리 예습하는 기분으로 이 책을 선택했습니다. 미래의 우리 아이들을 만난다는 기분으로 가볍게요.

 

이 책은 저자 안광복이 청소년을 위해 열두 번 철학강의한 내용을 엮은 것입니다. 강의 초반 저자는 끔찍한 지옥을 겪었다네요.

"이런 거 왜 해요? 정말 재수 없어."

"왜 나만 갖고 그러는데요?"

 

청소년을 도와주려는 마음에서 시작한 강의였기에 저자는 매우 당혹했습니다. 그러다, 곧.... 아이들이 뿜어내는 막막한 느낌, 가슴을 태우는 분노에 자신 마음속에 여전히 머물러 있는 열일곱 살 아이를 발견합니다. 고민을 나눌 누군가를 간절히 바랬으나 주변으로부터 도움받지 못해 상처 입었던 열일곱 살의 자신을요.

 

지금 청소년들은 어떤 고민을 하며 살아갈까요?

그들의 구체적 고민은 잘 모르지만, 아이들이 갖는 질문의 원형은 이 책에 나오는 내용과 맞닿아 있을 겁니다.

돈, 사랑, 인정, 성적, 성, 분노, 위기, 죽음.... 각각 챕터를 통해 이 책은 끊임없이 독자에게 질문하고 있습니다.

"정말 당신이 바라는 건 뭔가요?"

 

어떻게 살아야 만족한 인생을 보내게 될까 라는 고민은 사실 10대에 했어야 합니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이 고민을 뒤로, 또 뒤로 자꾸만 늦춰요. 대학만 가면, 취직만 하면, 대출금만 다 갚으면, 돈만 많이 벌면, 승진만 하면.... 끊임없이 무언가를 꿈꾸며 유예시키지요.

마라톤에 '데드 포인트'라는 게 있어요. 몸이 붕 뜨는 상쾌한 기분, 이른바 runner's high, 즉 '몰입의 즐거움'이라 부르는 상태라 합니다.

정신 의학자 정혜신은 이런 사람들은 좋게 보지 않는다네요. 그가 보기에 이런 이들은 일종의 조증상태(기분이 들떠서 쉽게 흥분하는 일이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증세)로, 달뜬 기분에 빠져 앞뒤 재보지 않고 덤벙거린답니다.

이렇게 질문을 늦춘 사람들이 결국 어떤 삶을 살게 될까요?

질문이 계속 유예될 수 있을까요.

대부분의 경우 40대, 50대에 들어서라도 '인생병'을 크게 앓는다 합니다. 이때 깨달음을 얻어 자기 인생을 다잡으려 해도 이미 시기를 놓친 경우가 대부분이라 하구요.

평생을 무언가에 몰입한 runner's high 상태로 보낼 순 없어요. 삶에 대한 성찰이 없으면, 몰입의 즐거움이 자기 영혼의 성장을 막는 마취제일 뿐입니다.

 

내가 정말 원하는 것, 나는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질문에 저 또한 쉬 대답할 수 없습니다.

남의 일로만 여긴 <열일곱 살의 인생론>, 생각지 못한 곳에서 자신의 질문과 맞닥뜨렸네요.

우리 아이들의 삶을 들여다보고자 이 책을 선택했는데, 결국 자신과 만났어요.

이런 경험이 아이들이 맞닥뜨릴 질풍노도의 시기에 도움이 되면 좋겠어요.

그렇지 않다해도 조용히 이 책을 권해봐야겠어요.

최소한 책을 매개로 한 소통이 허락된다면요.

 

 

 

 

읽은 날 2013. 1. 24  by 책과의 일상

 http://blog.naver.com/cji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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