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아이에게는 미래형 커리큘럼이 있다, 이지성, 303쪽>
부모는 여러가지 이유로 자녀가 독서를 좋아하길 원합니다. 독서뿐 아니라 아이를 제대로
키우고 싶어 육아.교육 책을 들춰보며 지혜를 얻곤 하죠. 항상 실천이란 벽에 부딪히지만
말입니다.
이 책 <성공하는 아이에게는 미래형 커리큘럼이 있다>도 그런 책 중 하나입니다.
(지금은 절판된 책이에요)
이지성 작가는 '특별한' 10년을 놓치지 말라며 초등학교 3학년부터 아이를 위한 커리큘럼을
짜라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그 조언은 독서, 공부습관, 대인관계, 경제 이렇게 4가지 분야로 구성되 있어요.
이지성 작가답게 독서에 많은 조언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각 학년별 철학 추천도서, 철학고전 읽는 방법, 위인전 제대로 읽기 등으로 이야기를 풀고
있어요.
제가 오늘 이야기할 것은 자녀의 독서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입니다.
(눈치채셨나요? 제가 쓸 내용은 책 내용과 무관하다는 것을요.)
먼저 독서의 목표가 뭔지 생각해봐야겠죠. 이 책 제목처럼 성공을 위할지, 아이 인생의 풍요로
움과 행복을 위할지 말입니다.
성공이 사회적 성공일 때 아이의 자발적 의지가 없다면 장기전이 될 수 없을 거에요.
반면 목표가 아이 인생의 풍요로움과 행복, 이라면 좀 더 수월해질 거 같습니다.
그런데, 언제나 문제는 아이의 자발심이 꽃피는 시기와 부모가 강력하게 원하는 시기가 종종
일치하지 않다는데 있어요.
한때 제 아이들 독서습관을 위해 노력했던 게 떠오릅니다. 이런 책을 읽고 책에 안내된 대로,
엄마가 항상 책을 읽고, 집 안 곳곳에 책이 있고, 책도 많이 읽어줬는데 아이는 늘 제 기대치에
미달해서, 고민하곤 했죠.
뭐가 문제인가?
어제 돌무렵의 아이를 가진 후배가 제게 질문을 했어요.
"선배, 아이에게 책을 많이 읽어줘야 할까요?
같은 책 여러번이 좋나요?
다양한 책이 좋나요?"
"아이가 좋아하는 책을 여러 번 읽어줘. 책 기준은 항상 아이여야 해.
그리고 그 무렵 책은 하나의 도구야.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아이와 교감을 나누는 건데, 그게
놀이가 되도 되고 책이어도 장난감이도 되는거거든."
아, 언제나 이론은 완벽합니다(?). 실천이 문제지요.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서, 제가 자녀독서를 위해 어떤 교감을 나눴는지 반성되더군요.
게다가 어제 이웃님의 글을 읽고나니 더해졌습니다.
"저 아이처럼, 자기 이름이 들어간 책갈피를 만들어 주는 엄마라면 답을 알고 있을 것 같다.
습관은 일상에서 나오고, 일상을 바꾸는 건 책을 읽고 싶다는 욕망을 사라지지 않게 하는 지속
성인데 이런 것들은 물리적 환경에 의해 만들어지지 않는다.
부모가 함께 읽거나 독서교실을 보내거나 하는 인위적 환경에 의해 마음이 움직이기에는 인간
으로 태어난 아이의 머리 속엔 너무 많은 안테나가 있어서다. 그래서 어렵다."
(시간 되시면 읽어보세요. 아주 주옥 같은 글입니다. http://songjh03.blog.me/50152240481)
자녀를 잘 키우기 위해 읽어댄 각종 육아.교육 책이 가끔은 독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소위
좋은부모 책은 전자기계 사용설명서처럼 책대로만 하면 아이가 저절로 훌륭한 아이가 될 것
같은 착각을 주니까요.
책대로 했는데 뜻대로 안되면 부모는 좌절하구요.
중요한 것은 좋은부모 책보다 아이와 소통하고 교감하는 그 자체일 겁니다.
그건, 참 어려운 일이에요.
어제 저녁도 제 아이들이 놀아달라 그러는데, 전 아이들을 밀어내고 블로깅을 하고 있었으니까
요. 가끔 제게도 자신을 위한 출구가 필요하다는 명목으로 말이지요.
가끔 제 뒷통수로 부딪히는 아이들 시선을 느낍니다.
"엄마는 블로그만 해." 하는.
자신이 좋은부모가 아니라는 생각에 이런 책을 사보곤 하지만, 이런 책도 나름 기준으로 판단을
잘해야겠어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자녀를 잘 키우는 것이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이지성 작가의 다음 말이 가슴을 울리더군요.
"아이를 생각한다면 학교를 믿지 마세요. 선생님도 믿지 마세요. 그들은 당신의 아이에게 그리
큰 관심이 없습니다. 믿을 건 오직 자신입니다.
교육은 종교와 비슷합니다. 아이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가져야만 성공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절대적인 믿음은 현재가 아닌 미래를 향해 있어야 합니다."
어떤 책도 맹신하지 말고, 부모인 자신과 아이를 믿어야겠어요.
아이와 소통하고 교감하는 힘을 말이지요.
그것이 자녀독서보다 더 필요한 부모의 일이니까요.

사진출처 : http://photo.naver.com/view/2009031314542805935
읽은 날 2008. 9. 11 by 책과의 일상
http://blog.naver.com/cji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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