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혁명 - 시대의 지성, 청춘의 멘토 박경철의 독설충고
박경철 지음 / 리더스북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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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혁명>

 

올 3월부터 시작된 회사 독서통신.

책 읽고 글쓰기를 생활화하고 있다해도 회사에서 하는 독서통신에 살짝 거부감이 있다. 읽으라고

주는 책의 범위, 예상되고 남음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독서통신을 신청한 건 박경철의 책, <자기혁명>인 탓이다.

예전에 읽은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1>의 좋았던 이미지와 언젠가 그의 주식투자책을 읽고

싶었기에, 내 돈 주고 사지 않을 성 싶은 이 책을 읽게 됐다.

 

박경철, 그, 너.무. 박학다식하다.

그에게 만 권인가 만오천 권인가 책이 있다쟎은가. 아는 것 너무 많고 책도 너무 많이 읽었다.

글은 논리정연하다. 그렇지만.

 

"필자 역시 나 자신과 무수한 약속을 했지만 그 가운데 실제로 처음에 계획했던 것 이상으로

 실행한 적은 거의 없다."

 

이렇게 말하는 그, 내게 좌절이다. 그가 계획 이상 실행하지 못했다면, 그는 도대체 얼마나 높은

우리와 다른 계획을 갖고 있을까.

 

"소극적인 사람들은 나를 초월하기 위한 수단으로 머리를 깍고 산사에 들어가거나 니체처럼

 스스로를 고립시켜 자신의 세계에 빠져든다."

 

자신의 세계 - 철학이나 종교, 명상에 심취하기도 하고 때로는 자연주의자가 되어 현실을 등지

기도 하는 것을 '패배주의에 물든 무력한 초월'이라 한다. 나를 초월하기 위한 수단이 꼭 사회

속 '나'여야만 하는 걸까. 그럼 석가모니도 패배주의에 물든 무력한 초월이라는 걸까.

나는 빈 라덴에 대해 잘 모른다. 그는 과연 잘 알고 있을까? 각자의 초월성이 각자가 속한 사회적

한계를 넘어 사회와 창조적인 관계를 수립해야 하는 측면에서, 빈 라덴이 체 게바라에 비해 평가

를 적게 받는 이유라 한다. 정말 그런 것일까?

그의 주장대로 '우리는 늘 혁명가로 살아야'만 하는 것일까? 안주하는게 늘 회의적이기만 할까?

삶의 다양성을 지나치게 단순화하거나 이분화하는 그의 태도, 매우 불편했다.

 

"우리 사회는 집단우울증에 걸려 열정이 사라졌다."

 

열정이 왜 사라졌는지에 대한 얘기는 없고 침묵과 사색, 교양, 문화로 호흡을 가다듬으라 한다.

자신의 그릇된 욕망을 다스리라 한다. 사회 문제는 없고 개인의 문제와 해결만 요구한다. 계속

언급되는 '각자 잘 해라, 고민해라'...이 책 <자기혁명>의 한계다.

그런데, 이 책 제목 <자기혁명>이 아니던가.

음...나는 사회혁명이 아닌 자기혁명 책을 읽고 있는 거....군.

계속되는 내 불만을 알아챘을리는 없을텐데, 5장에 가니 다음의 내용이 있다.

 

"중세 이전 인류가 척박하게 살아가던 시기에는 노력에서 혹독한 삶을 개선할 수 있는 가능성은

 전혀 없었다. 하지만 마키아벨리의 말을 빌리면, 그것은 절반의 문제다. 현실적으로 차이가

 차별이 되고 기회의 문은 갈수록 좁아지는 세상이지만, 그래도 그 차이는 어디까지나 절반의

 문제이며 나머지 절반의 기회는 여전히 존재한다."

 

아, 그래. 절반은 있지. 절반인 자신을 혁명하자는 얘기, 였지.

욱했던 마음, 다소 진정하며 이 책을 읽어낸 노고를 찾는다.

 

"어쨌건 애티튜드 혹은 태도는 전생애에 걸쳐 나의 삶을 좌우하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다. 중요한

 것은 결국 말이 아닌 실천이다.

 그렇다면 당신이 정말로 원하는 목표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그것은 학원에

 등록하고 교재를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당장 내일 아침부터 10분 일찍 일어나는 것이다. 목표를

 이루기 위한 첫번째 발걸음은 무언가 부정적인 것을 긍정적인 것으로 바꾸는 것이다."

 

"책상정리, 작은 화분 하나 키우기, 자세 바로하기, 좋은 언어 골라 사용하기 같은 습관의 변화가

 더 중요하다는 의미가 된다. 우리는 너무 관념적인 것을 선호한다.

 관념이 나의 행동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다. 평소에 해오던 습관이 관성이 되고, 관성이 태도를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태도의 작은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환경을 조성하는 게 사실은 더 실효

 성 있는 실천의지인 것이다."

 

"'시간이 없다'라는 말은 달콤하지만 쓸모없는 것들을 끌어안고 놓지 않는다는 말과 같다."

 

그는 존경받는 사람이다. 대중적인 인지도도 높다. 이 책,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의 따뜻함

이 느껴지지 않지만, 좋은 글 옳은 글 넘쳐난다. 그의 충고, 가령 말하고 싶은 때 딱 '2초'를 쉬라

는 얘기는 많은 도움을 준다. 그렇지만,

 

"지금 중국에서는 한 해에 1,000만 명의 대졸자가 쏟아져 나오는데, 그 중 40퍼센트가 실업자다.

 중국에 대기중인 저임금 대졸자들이 첨단산업의 일자리마저 중국으로 빨아들일 테니 말이다.

 해법은? 기업가 정신은 무엇인가? 기업의 사회적 역할은? 시장과 사회는 동행할 수 없는가?

 이렇게 부단히 문제를 제기하고 압박하면서 시스템의 개선을 이끌어내는 것이 당장의 스펙 쌓기

 보다 백 배는 더 중요하다."

 

옳은 말, 과연 20대들은 이 글을 어떻게 읽을까?

문제를 제기하고 시스템 개선을 이끌어 내는 거, 중요하다 그 일을 하느라 스펙 쌓기를 멈출 수

있을까? 청춘들에게 하는 그의 말, 이 또한 관념적이지 않은가.

 

음, 내가 지나치게 부정적인 걸까.

스스로 안주한다 여기기에 이 책을 부정하며 자기위안, 변명을 하고 있는 건 아닐까.

 

사회문제보다 개인의 각성, 변화를 이끌어내는 이 책, 앞으로 독서통신을 계속 할지 고민스럽지

만, 무릇 책에는 작은 단점과 많은 장점이 있는 법.

장점을 취하는 건 독자의 몫이기에, 그가 제시한 독서법 중 하나인 '모르는 장르, 익숙하지 않은

분야의 책을 읽기 위한 노력' 으로, 오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주문했다.

 

읽은 날 2012. 3.25      by 책과의 일상

http://blog.naver.com/cji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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