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라, 아비
김애란 지음 / 창비 / 200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달려라 아비, 김애란>

 

이 책을 2005년 초판으로 읽었었다. 역대 최연소 한국일보 문학상 수상작이라 떠들썩했었다.
읽은 후 느낌은 머쓱함이었다.
사람들이 잘 쓴 글이라며 호들갑 떨고, 상도 받았다는데 내 느낌은 왜 이럴까.
괜찮네 라든가, 상 받을 만 하다 라든가, 하다못해 별로 라든가 해야할 거 아닌가.
딱히 뭐라 할 말이 없어, 머쓱했다.

 

내 공간은 두 아이가 자라는 만큼 점점 줄어들었다. 생활의 무게는 '짐'이 되어 쌓아져만 갔다. 2008년 경 지금 집으로 이사오면서 그 짐을 버렸다. 안 입는(안 입을) 옷, 너덜너덜 해진 가구, 각종 장난감, 그리고 책까지. 20대 접어들면서 점점 책을 안 읽었어도 그 동안 쌓인 책이 제법 됐다. 매일 한 묶음의 책을 버렸다. 내 책과 이집 저집에서 들어와 안 읽혀진 아이들 전집까지.
이 책은 그러한 대량 도서방출 사태를 넘겼다.  갓 결혼한 새색시마냥 고운 자태를 뽐 낸 덕에.

 

이 책 <달려라, 아비>를 작년 8월경에 다시 읽게 됐다. 읽은 책을 또 읽는다는 건 재회에 대한 기대와 두려움도 있지만, 내겐 다독의 열망을 꺽어야 하는, 조금 힘든 일이다.  여러 번 읽기의 미덕에 동의하면서도 쉽게 되지 않는 일이다.

 

세월과 비례하는 기억력 감소 덕에 “편의점…이 나왔던 거 같은데”가 이 책을 대표하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려라, 아비” 글이 깔끔하게 잘 떨어졌단 느낌을 받았다.  군더더기 없는 담백한 맛, 신선한 20대 날 것의 맛으로 상을 받았나보다.
수상작 유명세에 독자의 느낌이 부합해야만 되는 건 아니다. 그래도 내 독후감과 심사위원들 생각과의 괴리는 극복하고픈 소망이었는데, 그 괴리가 줄어든 것 같아 만족스럽다.

 

再讀에 대한 좋은 느낌에도 여전히 새로운 책을 읽을 것 같다.   그  때가 결국 오겠지만, <두근 두근 내인생> (미지의 책)의 즐거움을 더 누릴 것이다.

 


다시 읽은 날   2011. 8. 15        by 책과의 일상

http://blog.naver.com/cji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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