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위로 - 국민의사 이시형 박사의
이시형 지음 / 생각속의집 / 2010년 11월
평점 :
'나'를 3개로 구분해 본다. 사회적인 나, 가정 안의 나, 그냥 나.
지난 2008~9년에 나름 어렵고 힘든 일을 많.이. 겪었다. 그 일들은 업무와 관련된 일들로 법원에 가야했고 경찰서에 가야했던 것으로 모두 '사회적인 나'와 관련이 있었다. '그냥 나'는 어떠한 악의가 없었기에, 내 의도와 상관없이 그렇게 되버린 일이었노라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가족으로부터 위로 받을 수 있는 일들이었다.
힘들었지만 사회적인 내가 받은 상처는 순간순간 '그냥 나'와 가족으로부터 즉각적인 치료를 받아 견딜만 했다.
반면 작년 2010년 겨울. 그 겨울에 겪은 일들은 그렇지 않았다.
너무도 부당한 대우, 해결책이 없는 문제, 벗어날 탈출구가 없는 일들에 꽁꽁 묶여 받은 자존감의 심각한 상처는 '그냥 나'가 오롯이 감당해야할 일이었다.
"OO님, 제가 어떤 점을 고치면 될까요?"
"넌 그게 문제야! 욱 하는 성미!"
.....................!!!
다른 이들과 달리 고분고분하지 않고 나름 주장 있어 보이나 딱히 흠 잡을 게 없는데 맘에는 안 드는.
이게 내가 가진 문제였다.
생각보다 긴 직장생활 동안 혹은 생각보다 긴 인생살이 동안 그냥 미워서, 그냥 꼬투리 잡고 싶어서 당해본 일이 없었고,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날 수 있듯 피할 수 있었건만 여기 일은 그럴 수 없었다. 기억하는 한 이렇게 무자비하게 '그냥 나'가 공격받은 일이 없었다.
무자비한 많은 에피소드 사례 속에서 나는 허우적대며 절절히 외로웠다.
피부로 스며들어온 고통은 책도 못 읽게 했다. 한 글자씩은 읽어나가나 그게 문장이 되면 도통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어 몇 번을 되돌아 읽다가 이내 책을 덮어버렸다.
고 노무현 전대통령이 '책을 읽을 수 없다' 로 표현한 그 심정을 감히 알것만 같았다.
그렇게 피부로 스며들어온 고통이 내 심장에 머물다 나를 서서히 관통해 나갈 때까지....기다렸다.
그 기다림의 세월동안 견디게 해 준 것들 - 고통이 관통함을 오로지 느끼기, 세월, 혼자만의 시간, 가족, 지인들, 그리고 이 책.
인생은 김재진의 시처럼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이다.
혼자... 나 만이 아닌 그 혼자에 위안 받으며 '시'에게 이런 놀라운 힘이 있음을 세삼 느꼈다.
읽은 날 : 2010. 12. 09. by 책과의 일상
어느덧 세월은 흘러 1년이 지나가고 있고, 언제나 그러하듯 가볍게 '지나간 일'로 얘기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