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혹하는 글쓰기 - 스티븐 킹의 창작론
스티븐 킹 지음, 김진준 옮김 / 김영사 / 200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2008년 이 책을 읽게 된 근저에는 <딜리셔스 샌드위치, 유병률> 영향이 있었다. 유병률은 글을 안 쓰면 리더가 될 수 없는 시대라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래서 새로운 패러다임에서는 글을 안 쓰면 영원한 객체일 수 밖에 없습니다.  내 인생의 주체가 될 수 없습니다.  글을 안 쓰면 무능해 보이고, 돈도 벌기 어렵고, 딜리셔스하게 살기도 힘들어졌습니다.  이제 글이 힘이고, 돈입니다.  카리스마고, 리더십입니다.  글쓰기가 샌드위치세대의 생존력이 됐습니다.  아니, 글을 안 쓰기에는 너무 아까운 시대입니다"

글을 안 쓰기에는 아까운 시대라...아까운 마음은 전혀 없었으나, 관심의 확장 차원 그리고 가수 이적의 추천도서라 <유혹하는 글쓰기>를 보게 됐다.
초반부 스티븐 킹의 자전적 이야기는 무척 유쾌하고 재미있었으나 후반부로 갈수록 너무 지루했다. 난 작가가 될 것도 아닌데, 꼭 이걸 읽어야 하나 싶을 정도로.

그래도 다음의 문구는 아직까지 뇌리에 또렷하게 남아 지금까지 적지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

"글쓰기에서 정말 심각한 잘못은 낱말을 화려하게 치장하려고 하는 것. 부사는 여러분의 친구가 아니다. 굳이 필요가 없는 낱말"
"그리고 부사는 쓰는 것은 인간적인 일이지만 ‘그가 말했다’, ‘그녀가 말했다’라고 쓰는 것은 그야말로 인간의 경지를 뛰어넘는 비범한 능력이라는 것을 명심하라는 것이다."

최근에 읽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서가 지적해준 글쓰기에 대한 부분을 보면, 스티븐 킹도 지적했다는 사실이 떠오르면서 글쓰기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일임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젊은 작가들에게 아주 기본적인 충고를 하고 싶습니다. 출판에 신경쓰지 말고 작품에 신경을 쓰라고 말입니다. 어떤 작품을 창작하려 할 때 출판하려고 서둘지 않기를, 독자를 염두에 두기를, 그리고 마음 속에 진실이 떠오르지 않는 것은 쓰지 않기를 바랍니다. 단지 어떤 사건이 그에게 경이적으로 보인다는 이유로 그것을 쓰지는 말기를, 그리고 그 자신의 상상력으로 떠올릴 수 있는 것들에 관해서 쓰기를 바랍니다."

근래에 블로그를 시작한 나로서는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충고다. 창작, 출판과 거리가 멀지만, 썰렁하게 비어있는 블로그는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는데 나의 독자(앞으로 중고등학생이 될 우리 아이들)를 염두에 둔다면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말이다. 그럼에도 쓰고 싶은 게 빨리 생기도록 내 마음에 부채질을 해대곤 하는데, 그 쓰고 싶은 줄기가 꼬이거나 엇나가지 않도록 예의주시 해야만 한다. 이런 예의주시 과정을 겪노라면 데릭 젠슨이 말한 "글쓰기는 과정을 겪는 일"이라는 것에 백번 공감하게 된다.
이런 과정을 겪으며 한글자씩 더디게 늘어가는 글을 보면 그 결과물에 대해 항상 의문이 생기는데, 스티븐 킹도 마찬가지였나 보다.

"그러다가 시든 소설이든 단 한 줄이라도 발표한 사람은 반드시 누군가에게서 하늘이 주신 재능을 낭비한다는 비난을 듣게 마련이라는 것을 내가 비로소 깨달은 것은 아마 마흔 살 때였던 것 같다.  글을 쓰는 사람이 있으면(그림이나 무용이나 조각이나 노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남의 기분을 망쳐놓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다.  이것은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사실이다."

그의 말대로 나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듯 진심으로 글을 써나간다면, 있는 그대로의 사실이 그렇다해도 내 마음이 그들에게 전해지리라 믿으며 그가 말한 "비범한 능력" 이 향상되길 소원해 본다.  아울러, 좀 더 쉽고 재미나게 쓰는 능력까지!
 


 

읽은 날 : 2008. 12. 03.  by 책과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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