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언젠가 아이들과 얘기하다가 내가 제일 좋아하는 동화책으로 오해받은 책이다. (물론 이 책도 좋아하긴 하지만.)
딸아이가 엄마의 BEST 라고 오해를 할만큼 엄마의 평소생각과 비슷했던 모양이다.

엘리자베스는 여느 공주보다 덜 이쁘지만, 궁전을 불태운 괘씸한 용을 물리치고 성에 갇힌 약혼자인 "왕자"를 구하는 아주 당찬 아가씨다. 근데, 이x의 왕자는 네 꼴이 뭐냐며, 다시 예쁘게 하고 오라며 물에서 건져줬더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식이다. 이에 모습만 구질구질한 엘리자베스는 "흥! 나도 너같은 애는 별로야" 하며 겁쟁이 왕자를 떠난다.

 

오호! 백마 탄 왕자 기다리는 것만이 배역의 전부였던 기존 공주와 확실히 다르다!
이 책뿐만 아니라, 요즘 엄마들은 딸아이의 의존성향을 줄이고자 다양한 노력과 방법을 시도한다.
나 역시 그렇고.
 

그런데, 무신경하게 주위에 널려있는 기존 "공주"의 이미지는 무시할 게 못되나 보다. 여아들 헤어밴드, 귀걸이, 반지 등 일상에 두루 퍼져 있는 "공주"이미지 탓인지, 초1 딸애가 기존 공주 책시리즈 full set 장착을 강력히 원하기에 사주게 되었다. 그것도 꼭 디즈니 버젼으로 말이다.

 

확인되지 않은 내용에 의하면 여아들이 "공주시리즈"를 찾으면 성 정체성을 찾는 시기라 한다. 그러고보니 우리 아이도 최근 "성"에 부쩍 관심이 많다. "why 사춘기와 성" 책을 수시로 보며 질문을 하고, 할머니께 "할머니! 할머니 사춘기 때 어땠어요?" 라며...성 정체성을 알아가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연년생 오빠와 자동차, 탱크 등등 남아 장난감으로 살아도 싫은 걸 모르더니, 유치원 들어가 여자친구와 남자친구의 다름을 배워가고 엄마의 BEST 가 "종이봉지공주"라고 알만큼 교육도 받았건만, 기존 "공주 시리즈"를 찾다니.
사람의 유전자에 깊숙히 박힌 프로그래밍 탓인지 알 수 없지만, 지금 다시 중요해진 건 아이와의 "대화"이리라.
"종이봉지공주" 시리즈 책도 두어권 주문해야겠다.
 

by 책과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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