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식품법 혁명 - 식품법 100년이 숨겨온 밥상 위의 비밀과 진실
송기호 지음 / 김영사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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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지식인의 서재 - 목판화가 이철수의 서재에서 보고 읽게 됐다.

무릇 한 국가에서 '법'이란 그 사회의 틀을 제공한다고 본다. 가능한 일, 불가한 일, 해도 되는 일, 안되는 일 그리고 더 나아가 이 법에 이런 허점이 있구나 까지. 틀을 확장할 수록 가능한 일이 많아질 수도 있고 여러 허점을 발견할 수도 있을게다. 그래서 법이 어떤 정신으로 입법되고 제정되는지가 중요할 터다.

우리나라의 식품 관련법은 1911년 조선총독부 식품법이 그 역할을 해오다 1962년 국가재건최고회의가 '식품위생법'을 만들기는 했으나, 지금도 상당부분 일제치하의 법의 상태인, 그야말로 해방되지 않은 상태라 한다. 조선인 비위생론적인 관점에서 제정된 조선총독부 식품법이 아직까지 그 망령을 못 걷어내고 있으니, 우리나라 현실에 얼마나 안 맞는 법인지, 진정 국민의 건강을 생각한 법인지 알 수 없다.

조선인 비위생론적인 관점과 조선에 터 잡은 식품체계가 성장할 잠재력을 무너뜨린 일제의  망령이 어떻게 우리 식탁을 위협하고 있는지 충격적인 사례 몇가지만 소개하자.

1. 2000.6월 최초 유전자조작 식품이 최초로 진입하더니, 2008년 사람이 직접 먹는 용도로 수입이 되기 시작, 그 양은 유기농 생산량 11.5만톤과 무농약 생산량 55.4만톤을 모두 합한 것보다 더 많다한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유전자조작 식품을 개발하거나 특허를 받는 사람들, 그러니까 유전자조작 식품을 승인하고 수용하는 데 직업적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들이 유전자조작 식품의 수용 여부를 결정하는 위원직을 맡고 있는 것이 한 몫을 할 것이다.

2. 포르말린은 ‘확인된 인체 발암 물질’ 이다. 그런데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2006년 11월 2일, 포르말린을 양식 어류 기생충 구충제로 허가했다.  한쪽에서는 포르말린의 원료를(또한 발암 위해서 농약도) 유독 물질로 분류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포르말린을 양식장에서 사용하라고 합법화한다.  그러나 식품과 생태계에 포르말린이 잔류하지 않는지 체계적으로 조사하지 않는다.

3. 허가를 받지 않는 한, 농사를 지어 생산한 자연식품은 건강기능 식품이 될 수 없다. 농산물이 몸에 이로운 점을 알렸다는 이유로 입건되고 기소된 농민이 한 두명이 아니라 한다. 법률에 의하면 보통의 채소와 과일은 건강기능 식품이 될 수 없고, 정제나 캡슐 모양의 약이 식품이라 한다.

4. 1996년에는 100mg/kg이 오염 우려 기준이었으나 200mg/kg로 바뀌었다. 숫자만 놓고 보면, 오염 기준이 두 배나 밑으로 추락한 셈이다.  이렇게 한 이유를 환경부에 물었더니 분석 방법의 변경 때문이라고 했다.  그 근거 문서를 보여달라고 했으나, 존재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왔다.

5. 우리나라의 식품안전기본법은 관료주의의 아성이 되어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관장하는 식품과 농림부가 관장하는 축산식품으로 완전히 분리되었다.  하나의 물을 놓고, 생수라는 이유로 환경부가, 해양심층수라는 구실로 국토해양관리부가 제각기 그 규격과 표시를 정한다. 식품체계는 관료들의 땅따먹기 놀이터가 되었다.

그 외에도 포항제철과 어민 그리고 국토해양부간의 일, 너무나 쉽게 농민으로부터 농지를 빼앗을 수 있는 토지수용법 이야기를 읽노라면 최초 법의 태생이 강자에 의한 약자 길들이기 였음을 또 다시 절감한다.

어서 하루바삐 전 국민 건강에 직결되는 '식품법'이 제 기능을 할 수 있기를. 더 이상 관료주의 아성이 되거나 가진 자(의약품, 가공식품업자 등..)만 챙기지 않기를. 농민이 식품법의 중심으로 돌아 올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저자는 순기능을 할 수 있는 제 모습의 식품법혁명으로 맛있는 식탁이 되기를 바라며 오늘도 고군분투하고 있으며, 음식소비자인 우리에게 생활협동조합의 조합원으로 연대의 힘을 키워가라고 제시해주고 있다.

생협의 조합원이 되려면 계획적인 식단과 제철음식을 활용할 줄 아는 조리능력, 약간(?)의 부지런함이 있어야 할 텐데, 자녀교육자이기만 한 나는 당분간은 어려울 듯 하다. 나중에 주부가 된다면 그 때는 생협의 조합원으로 깐깐한 주부가 되어 보리라.
행동하지 않는 앎은 '앎'이 아니다. 



사진출처 및 생협 관련 주요 사이트 http://cafe.naver.com/ourcommonfuture/38 

읽은 날 : 2011. 4. 21. by 책과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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