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 - 리스크 관리의 놀라운 이야기
피터 L.번스타인 지음, 안진환 외 옮김 / 한국경제신문 / 1999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경제신문 기자 생활을 하면서 거시 경제나 국제금융, 주식투자, 채권 일반, 회계, 마케팅, 선물옵션 등의 파생상품 등에 대한 책을 제법 읽었다.

조지 소로스나 짐 로저스, 코스톨라니 같은 투자의 대가들의 책은 각각 서너 권씩은 읽었다.

피터 번스타인은 월스트리트의 현자로 일컬어지는 인물. 그가 쓴 책이라면 100% 믿어도 될 정도.

세계 최대 채권펀드인 핌코(PIMCO)의 이머징마켓 대표를 지냈고 하버드대에서 260억달러 규모 기금을 운영하는 모하메드 엘-에리언은 이 책에 대해 "성공한 사업가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책은 경제학자 존 케인즈에서부터 수학자 파스칼, 16세기 이탈리아의 물리학자이자 도박사였던 지롤라모 카르다노 등을 통해 위험을 어떻게 분석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책의 저자인 피터 번스타인은 위험을 통제하려는 노력이야말로 근대와 과거를 가르는 기준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금융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이다.

`금융의 역사와 철학`이라고 할 만한 내용을 인물 중심으로 흥미진진하게 서술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와 금융의 지성사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본성(합리성과 비합리성이라는 오래된 대립항)에 대해서까지 나아간다.

금융에 관심이 없더라도 라이프니츠, 뉴턴, 파스칼, 페르마, 확률, 도박 등 흥미로운 주제들을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파생상품은 오로지 변동성이라는 환경조건에서만 그 가치를 갖는다. 따라서 오늘날 붐을 이루고 있는 파생상품은 바로 불안정한 시대상황을 잘 설명해주고 있는 셈이다. 지난 20여 년 간 변동성과 불확실성은 오랫동안 안정적인 분야로 인정되어온 영역까지 파고들었다. 197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환율은 법적으로 고정되어 있었으며, 유가 변동의 범위는 소폭에 지나지 않았고, 전체적인 물가상승 수준도 1년에 3~4% 정도 밖에 이르지 않았다. 그런데 1970년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그 때까지 안정적인 것으로 여겨져 왔던 분야에서 갑자기 리스크가 출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에 따라 더 새롭고 효율적인 리스크 관리 도구를 찾고자 하는 시도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여기에서 한 가지 분명히 할 것은 파생상품은 경제와 금융 시장의 상태를 나타내는 것이지, 그토록 큰 관심이 쏠리는 변동성의 원인은 아니라는 점이다."(p. 468)

파생상품은 세련되고 현란한 외관으로 투자자들을 현혹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변동성을 참을 수가 없어서 만들어진 산물에 다름 아니다.

수출기업들은 물건을 수출하고 대금을 받아, 공장을 보수하고 월급을 주고 사업을 운영한다.

그리고 돈이 들어오기가 무섭게 또 다시 물건을 만들어야 하고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가격을 얼마나 책정할 지를 끊임없이 걱정해야 한다. 수출 기업들에게 가장 문제가 되는 불확실성은 바로 환율이다.

만약 수출할 때 원화환율이 하락하고 있다면, 어떻게든 생산원가에 맞도록 환율을 고정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하기 마련이다.

환율이 너무 떨어져 생산원가를 맞출 수 없다면 기업은 제품 생산을 중단해야 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환율이 너무 오르면, 원재료인 원자재 가격이 올라 걱정이다.

이런 문제 때문에 선물환 거래나 선물환옵션을 통해 리스크로부터 보호를 받으려고 하는 것이다.

기대이익을 조금 낮추더라도, 리스크를 다른 사람에게 떠넘겨 자신을 보호하려는 것이다.

은행과 기업간의 거래는 기본적으로 쌍방의 리스크를 이전해, 경제 전체의 리스크를 감소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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