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요괴 도감 101
잭 데이비슨 지음, 강은정 옮김, 최준란 감수 / 공명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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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증정받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일본요괴도감101>은 영국인 일본 민속학자가 쓴 일본요괴도감이다. 조금 못 미덥다고? 속표지에 있는 작가 소개를 보니 아내가 일본인인 것 같다. 믿어도 될 것 같다. 


저자 잭 데이비슨은 영국대학에서 일본 민속학와 종교를 공부하여 석사 학위를 받았다고 한다. 영국 대학에 일본 민속학과가 있다는 것도 놀랍다. 여러 유령과 함께 살고 있다는 소갯글도 놀랍다. ^0^


이 책, 일본요괴도감 101 전에도 우리 집엔 요괴 도감이 한 권 있었다. 민속원 출판사에서 펴낸 <한국 신이`요괴 사전>이다. 내 마음은 밝고 예쁘고 웃긴 것에도 끌리지만, 어둡고 비뚤어지고 무서운 것에도 끌린다. 공포 영화와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하고, 그것이 알고싶다와 같은 사건 다큐멘터리도 즐겨 본다.

<한국 신이 요괴 사전은> 몇 년 전 김은희 작가의 드라마 <악귀>를 보다가 샀다. 드라마에 나오는 악귀 '태자귀'에 대한 궁금증 때문이었다 인터넷을 찾아봐도 잘 모르겠길래 책을 샀다. 책에는 태자귀에 대한 항목이 있었다. 하지만 태자귀를 만드는 과정은 나오지 않았다. 나는 <일본요괴도감 101>을 읽고 나서야, 김은희 작가가 태자귀가 탄생하는 과정을 일본 요괴 '이누가미' 이야기에서 착안했을 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리나라 대중문화에도 은근히 일본 요괴를 연상시키는 것들이 자주 등장하는 것 같다. 우리가 그것을 잘 인식하지 못할 뿐이지.나온다. 예를 들어 영화 <파묘>에서는 파묘한 무덤에서 '누레온나'와 상당히 비슷한 존재가 나타난다. 일본 사무라이 유령은 '오니'의 모습을 했고 일본의 퇴마사인 '음양사'도 등장한다.


한국 대중문화에 일본 요괴가 등장하거나, 일본 요괴를 연상시키는 존재들이 등장한다고 해서 반드시 창작자가 일본 문화에 경도되었다거나 일본색이라고 할 수만은 없을 지도 모른다. 어쩌면 중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문화 기원의 유사성이나 특성에서 나오는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  


일본이라는 나라의 표면을 살짝 긁어내면 어디서든 요괴가 튀어나온다. 요괴는 일본 문화의 중요한 토대이며 일본 엔터테인먼트의 침투성을 고려해봤을 때 세계 문화에서도 같은 역할을 하고 있음을 할 수 있다.(10쪽)

이 책 <일본요괴도감101>을 읽으며 생각보다 많은 일본 대중문화 콘텐츠가 전설속의 요괴를 모티브로 창작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앞에서 말한 포켓몬도 요괴의 변신 이야기다. 스튜디오 지브리를 만든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모노노케 히메>, <토토로>도 요괴 이야기다. 


<백귀야행>, <이누야샤>, <이누가미 일족>, <우부메의 여름>, <화차>, <고질라> 등, 요괴 이름이 들어가거나 요괴 모티브를 이용한 소설이나 만화(망가), 영화 제목도 많다. 내가 아는 것만 이 정도니 실제로 일본에서는 얼마나 많은 대중문화 콘텐츠가 요괴 이야기를 모티브로 했을지 짐작도 안된다. 


저자는 심지어 일본 토착종교인 신도도 신비한 영적 존재를 믿는 것으로, 요괴와 같은 기원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백제로부터 불교가 전래되자 토착종교인 십도는 '신불습합'으로 불교와도 합쳐졌다고 한다. 야사와 민담 속에도 요괴 스토리가 자주 등장한다. 


일본 소설이나 영화를 조금만 본 사람이라면 여러번 제목이라도 들어봤을 '겐지 이야기' '곤자쿠 이야기'에도 요괴들이 등장한다. 


<일본요괴도감101>을 한 장 한장 넘겨보았다. 무섭기보다는 신기하고, 우습고, 기괴한 요괴들이 가득하다. 그와 함께 다양한 요괴의 기원, 그 요괴가 들어간 이야기가 어디에 어떻게 등장했는지 등이 간결하게 설명되어 있다. 설명이 쉽고 간결해서 마음에 들었다. 일본의 전통판화인 우키요에나 민화 등으로 표현된 다양한  이미지도 책 읽기를 흥미롭게 한다. 


책에는 갓파나 카사오바케 등 오래된 전설이나 민담에 기원을 둔 요괴만 있는 게 아니다. 화장실 소녀나 유령택시, 구치사케온나(입 찢어진 여성)처럼 도시괴담에 나오는 요괴들도 등장한다. 



작가는 <요괴대백과>를 쓴 유명한 민속학자 미즈키 시게루의 분류를 따라 다음과 요괴를 분류하여 책에 서술하였다.


* 헨게-평범한 형태에서 특별한 형태로 바뀌는 존재

* 카이주-신비롭고 마법 같은 힘을 가진 존재

* 초시젠-신비롭거나 수수께끼 같은 자연현상

* 유레이-이 세상에 남아 있는 죽은 자들의 영혼


하지만 그 분류가 매우 명료한 것은 아니어서 어떤 것은 좀 애매해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두고두고 어딘가에 일본 요괴가 등장할 때 사전처럼 찾아보고자 한 나에게는 조금 불편한 구성이다. <한국의 신이 요괴사전>처럼 가나다순으로 썼으면 좋을 걸...하긴 일본 요괴 사전을 한국의 문자 순서대로 구성한다는 것도 좀 이상하긴 할 것 같다. 


곁에 두고 앞으로도 틈틈이 읽어보고 싶은 흥미로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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