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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생에 건물주 한번 돼보고 죽을랍니다 - 월급만으론 답이 없던 평범한 가장의 부동산 분투기
노동환(가붕개) 지음 / 알키 / 2023년 4월
평점 :
오늘은 유난히 가슴이 답답하고 불안한 날이었습니다.
은퇴후 생활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부동산 투자를 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결과는 극도의 불안이네요.
예전의 불안은 멀리서 들려오는 교회 종소리 같은 것이었는데,
지금의 불안은 귓바퀴 옆에서 쳐 대는 꽹과리 소리와 같네요.
내 귓가에 꽹과리 소리처럼 울리는 불안은 다름 아닌 그동안 해온 영끌 투자로 인한 것입니다. 한 때 왜, 내 담보가치 가득가득 대출을 안 받으면 바보 같고, 그런 시기 있었잖아요. 저도 그런시기에 꾸역꾸역 대출을 받아, 별로 현명하지 못한 막차 투자를 했고, 턱끝까지 차오르는 이자 부담에 숨이 막혀오고 있습니다.
요즘 가장 괴로운 것 중에 하나는 자책입니다. 나만 바보인 것 같고, 내가 제일 바보같은 기분. 다른 투자자들의 경험담을 들어보면 또 위로를 받지 않을까, 다른 분들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보면 나도 헤쳐나갈 아이디어를 얻지 않을까 해서 이 책 <이번 생애 건물주 한 번 돼보고 죽을랍니다>를 읽었습니다.
<주식 투자로 망한 후 시작한 부동산 투자로 등기만 20채>
저자 노동환님은 '가붕개'라는 닉네임으로 네이버 '부동산스터디'카페에 글을 올려 유명해졌다고 해요. 자신의 투자 과정과 생각을 솔직히 올려서 많은 공감을 얻었다고 하지요. 그래서인지 '붇옹산'님이 책 추천사도 쓰셨네요.
노동환님은 월급 125만원을 받던 시절에 주식투자를 하다 망해서 중국집 배달일을 하며 주식투자로 진 빚을 다 갚았다고 해요. 그러던 중 전세금을 크게 올려달라는 집주인의 말에 내집마련에 도전했다고 하죠. 그 이후 악착같이 부동산 투자를 해서 등기를 20개까지 모았다고 하네요.
그의 투자 아이디어는 이랬습니다
-건축물과 토지의 가치를 분리해서 생각한다
(썩빌도 오케이)
반지하나 원룸은 투자하지 않는다
(전세금을 올려받기 힘든 어려운이들의 주거지)
지역-입지-종목별 갭 메우기를 이용한다
(시세는 퍼진다. 대장보다 대장 옆, 아직 안오른 단지, 빌라를 선택한다)
로열동, 로열층이 아닌 비선호동에서 기회를 잡는다
(상승기엔 로열만 오르는 게 아니다)
상당 부분 공감하는 아이디어였습니다. 강의를 듣기보다 유튜브나 책, 블로그 등의 오픈 소스만으로 공부를 했다는데 체계적으로 정보를 정리하고 자신만의 투자 아이디어를 만들고 원칙을 세우는데 노동환(가붕개)님이 얼마나 노력을 많이 했을까 생각하면서 존경스러워지더라고요.
특히 자신만의 투자 원칙을 세우고 지키려 노력한 부분이 참 배울만하다 싶었습니다. 저는 그동안 그런 것이 없이 투자해왔던 것 같아요. 그래서 실수도 많았구요. 반성 또 반성했습니다.
가붕개님은 또한 빌라 투자를 무서워하지 않았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빌라투자는 상대적으로 투자금이 작고, 어차피 수도권인구의 절반은 빌라에 살 수 밖에 없으므로 수요는 탄탄하다는 것입니다.
가붕개님은 특히 지어진 지 20~30년 정도 된 빌라를 노립니다. 이런 빌라는 수요는 많지만 신축 프리미엄도, 재개발 프리미엄도 붙지 않은, 실수요 가치만으로 평가받는 상태입니다. 이와 같은 빌라를 저렴하게 매입해서 반셀프 수리를 한 후 전세금을 올려 임대한 후 보유하는 것이 그의 전략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재개발도 노려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입니다.
빌라의 가치가 인근 아파트와 비례하여 상승할 것이라는 그의 견해에는 동의하지 않는 편이지만, 빌라투자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금리인상, N잡으로 돌파해 나간다>
<이번 생에 건물주 한 번 돼보고 죽을랍니다>의 3장의 제목은 '성공부터 후회까지, 영끌러의 자아성찰'입니다. 그렇습니다. 그도 저처럼 금리인상과 부동산 침체로 인해 고통을 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는 요즘 지출을 줄이고 배달 알바, 블로그 홍보 대행 알바까지 하면서 이 어려운 시기를 견뎌내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가능하면 부동산은 팔지 않고 앞으로도 모아갈 것이라고 말합니다. 저자 가붕개님의 마음은 아직 꺾이지 않은 것입니다.
저도 알바와 N잡 등을 통해 이 시기를 돌파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가붕개님과는 달리 마음이 약간 꺾였지만^^, 가붕개님과는 달리 기회가 오는 대로 부동산을 열심히 정리해 디레버리징을 해 나갈 것이지만, 그래도 멈추지 않고 나아갈 겁니다. 박명수 씨 말처럼 중요한 건 꺾여도 계속 해 나가는 마음이니까요.
실수를 하고 잘못을 저지르기도 했지만, 저도 투자자가 된 것을 후회하진 않습니다. 부자가 되는 길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버렸거든요. 제가 능력이 부족해 그 길을 걷지 못하고 있어도 언젠가 저도 그 길을 걸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버렸거든요.
가붕개-노동환님 투자 동료로서 화이팅입니다. 그 길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