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선택하는 기술, 블럭식스 - 내 일상의 황금비율을 찾는 하루 6블럭 시간 관리 시스템
정지하(룩말)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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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난 달 말, 탁상 달력에 빼곡하게 일정을 적을 땐,

그 것들을 모두 할 수 있을 줄 알았다.

조금 더 부지런하면,

잠만 조금 줄이면....

하지만 조금 더 부지런해지거나 잠을 줄이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처음엔 일주일 일정이 매우 다채로웠다.


일도 하고 우쿨렐레 치고, 청소하고, 책도 읽고 요가도 하고, 아들이랑 보드 게임도 하고,

반찬도 하고, 두 가지 부동산 스터디도 하고, 임장도 하고, 매물 조사도 하고, 

엄마, 아빠도 뵙고 와야지...


처음엔 그 많은 공이 그럭저럭 저글링이 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공이 하나 둘 땅에 떨어지기 시작했다.

블로그 포스팅을 못했다.

신문 보기를 빼먹었다.

반찬을 안 하고 사 먹었다.

청소는 남편이 했다.

아들이랑은 다이아몬드 게임 몇 판, 오목 몇 판 하다가,

일주일 전부터는 아예 못하게 되었다.

시어머님 생신 식사는 함께 했지만,

크게 아파서 입원했다 퇴원하신 친정 엄마는 30분 정도 밖에 못 뵙고 왔다.


토지스터디는 겨우겨우 했지만, 재개발 스터디 매물조사는 거의 못했다.

책?


열흘 전에 다 읽은 이 책 이후에는 완독한 책이 없다.....


그렇다.


이 책에 나온 일에 치이는 '하고잡이'가 바로 나였던 것이다.



여기있다! 내가 바라는 바로 그런 삶!!!!


"단순히 바쁘기만 한 하고잡이에서

압도적 성과를 내면서

삶의 밸런스도 잡은 하고잡이로"

(26쪽)


나도 바쁘고 피곤하게 사는 게 아니라, 충만하고 만족스런 삶을 살고 싶다!!!!


룩말님은 일단 '비우라'고 말한다.

우선순위를 정해 쓸데 없는 일을 버리고 바라는 일을 선택하는 것이다.


비워야 할 것?-음...당분간은 드라마도 삼가하고(<구경이>, <나를 닮은 사람> 안녕~~~ ㅠ,ㅠ),

블로그, 카톡 확인도 시간을 정해서 해야겠어.

역시 반찬은 당분간 사먹고, 청소는 로봇 청소기에 맡기고, 남편한테 좀 더 의지해야지(^^)

음? 그런데 이런거...지금도 하고 있는 건데?

난 아직도 비우기조차 하지 못하고 있나보다. ㅠ,ㅠ

균형있게 하라고 했는데, 급한 일 때문에 '건강', '가족', '아이들' 과 같은 중요한 가치가 자꾸 빠져...에구...

그리고 선택한 일을 잘 할 수 있는 시간 관리 시스템을 만든다.

간호사로서, 병원의 시스템을 만들었던 룩말님의 경험을 백분 활용한 시스템이다.

시스템은 아래 세 가지 원칙에 따라 만들었다.


1. 간단하게-하루를 6개의 큰 덩어리(블럭)으로 나누고 그 한 칸의 가치를 한 마디로 표현.

2. 시각적으로 직관적으로: 시간보다 키워드가 우선

3. 계획-실천-점검-재계획의 반복!


룩말님이 강조하는 것 중 하나는 목표다.

"모든 사람이 강한 비전과 끈질긴 행동력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그리고 같은 사람이라 해도 인생의 매 순간 이것들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가치관과 행동력을 이어주는 '목표'라는 것이 큰 역할을 한다.(115쪽)"


"일주일은 미래와 현재를 함께 볼 수 있는 가장 좋은 기간이다. 삶의 균형을 챙길 수 있으면서도, 매일 해야 할 것들을 현실성 있게 행동으로도 바꿀 수 있다. 나무와 숲을 한꺼번에 조망할 수 있는 적절한 거리(145쪽)"


음...

일주일 계획을 세워보니 거의 모든 블럭이, 일로 빼곡하다. ㅠ,ㅠ 휴식, 범퍼 그런거 없다.

비관적이 되려는 찰나.

지금은 비상상황이라는 것이 떠오른다.


일단 급한 불부터 끄고,

앞으로의 시스템은 이런 비상상황이 오지 않도록 제대로 돌려보는 거다!


그 때는 룩말님이 알려주신

실천력을 높이는 10가지 전략을 써 보자.

1. 방해받지 않는 덩어리 시간을 활용하자(아이들이 학교 간 시간에 최대한 몰입하자.

가족과 함께 하는 저녁 시간은 어차피 밀도가 떨어져서 원고쓰는 일은 할 수 없다. 이 때 제대로 쉬고, 대화해 보자)

2. 자투리 시간 활용에 목 매지 말자. 집중할 시간에 집중하고 자투리 시간은 차라리 쉬자.

3. 완벽주의를 버려라. 마감 시간을 정하고, 그 시간까지 결과를 내라.(내가 잘 하는 거)

4. 플랜B를 마련하자: "플랜A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 가장 본질적인 것을 뽑아 그것을 작게 만들어두는 것이다.

플랜B의 가장 큰 장점은 꾸준함을 이어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198쪽)" (신박한 아이디어)

5. 하루 세번만 플래너 보기: 잘 못하는 것. 반드시 실천해야 할 것.

"계획은 잘하는 데, 자꾸 잊어버리거나 하루에도 여러 번 바뀌는 우선순위 떄문에 실천력이 떨어지는 분들을 위해 솔루션을 드리려 한다. 하루에 딱 세 번만 플래너를 보자. 하루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한 번, 점심 먹고 한 번, 저녁 먹고 한 번, 이렇게 세 번만 보자.(201쪽)"

6. 나와의 약속을 존중하고, 훅 들어오는 제안을 거절하라.:

나는 원래 거절을 진짜진짜 못하는 사람이었다.

나를 믿고 일을 맡겨주는 사람들이 고마웠다. 그런데 프리랜서 짬밥이 쌓이니 거절을 엄청 잘하게 되었다. ㅎㅎ

요새 다시 거절 못하는 일들이 하나둘 생겨서 다시 정신차려야겠다.

7.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고려하고 그에 대한 대처 방법을 생각하라.(이것도 좋은 생각)

8. 온라인 거주지 이전을 고려하자.: 나는 3년 전 동네 엄마들 모임으로부터 나와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의 온라인 커뮤니티로 망명했다.

9. 꾸준하지 않다고 나쁜 건 아니다.(별로 꾸준하지 못한 성격)

10. 그냥 닥치고 하는 게 답일 때도 있다.: 새벽기상에 관련된 다음과 같은 글이 나를 움찔하게 했다. 그래. 이런 마음이어야 해.


그리고 기억하자.

-세운 계획은 하고, 왜 그랬는지 원인 분석 및 해결방법을 찾아보자.

(이것도 내가 정말 못하는 지점. 생각하면서 살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오늘 성공했으면 내일도 성공하는 능력이며, 오늘 실패했으면 내일은 성공으로 돌리는 능력이다. 그러려면 내가 오늘 왜 성공했고, 왜 실패했는지를 알아야 한다. (236쪽)"

- 나의 감정을 들여다보자. 반복적인 감정이 있다면 그 이유와 해결법도 생각해 보자.

-점검 후 더 나은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는 1. 블럭 순서 바꿔보기 2. 블럭에 들어가는 적당한 시간 파악하기 3. 몰입이 가장 잘되는 블럭 찾기 4. 에너지 패턴 파악하기 등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나는 오전이나 밤 조용한 시간에 집중이 잘 되는 편. 점심 직후, 오후 4시 무렵 졸립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편. 낮잠을 짧게 자면 일정에 훨씬 도움이 된다.)


9일 후 앞으로 열흘간 다시 바쁜 일이 있다. 

그 사이에 한 건의 세미나와

한 건의 경매 입찰과,

한 건의 줌 특강과,

한 번의 재개발 강의와,

한 번의 드로잉 수업,

세 번의 요가 수업,

한 번의 우쿨렐레 수업이 있다.

사이사이 밥하고, 반찬하고, 청소하고, 빨래하는 일상도 챙겨야 한다.

무엇을 빼고 무엇을 넣어야 할까.


어떻게 조절하며 균형을 찾을 수 있을까.

오늘이 월요일. 일주일 플래너를 열고 고민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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