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에 깨자마자 커피부터 마신 탓인가 계속 속이 쓰리다. 하루에 세번 먹어야 하는 항생제를 한번밖에 못먹고 있는 이유는 밥을 한끼밖에 먹지 않고 있기 때문일거다. 그래도 저번주에는 나름대로 제법 꼬박 적어도 두끼씩은 챙겨먹었던 것 같은데 이번주는 내가 생각해도 엉망이다. 이틀간 집밖으로 나가질 않았고 방구석에 처박혀서 스타하다가 작업하다가 서핑하다가 TV 보다가 자다가 일어나서 스타하고 작업하고 서핑하다가 그래도 허한 마음이 채워지지 않아 결국은 이곳을 다시 찾는다. 속이 자꾸 뒤집어지고 매스꺼운게 얼른 자던지 뭔가를 먹어야 하던지 결정을 해야할 듯 한데 그것도 하기 싫을 정도로 나는 정말 아무것도 하고 싶지도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오른쪽 어깨가 조금씩 쑤셔오는 탓에 스타는 못하겠고 서핑도 이제 별로 볼 것도 없고 작업도 해야하는데 손에 잘 잡히지는 않고 하루에 2-3잔씩 마시는 커피 때문인지 자꾸 위액이 꼴딱 거리며 넘어오는데 나는 도대체 계속 왜 이렇게만 있는지 모르겠다. 그래 알고는 있다. 나는 지금 생각을 죽이려고 부단히 노력중이라는 것. 아무 생각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는 것. 그것은 조금쯤 화가나면서도 스스로에게 감사할 일이다. 조금전에 먹은 항생제가 다시 속을 뒤집는다. 책방담당자 녀석 기다리느라 당분간 로그인 안하겠다던 메신저를 로그인 해놓긴 했는데 이녀석 벌써 자는지 들어올 생각을 안한다. 속이 쓰리다. 뒤집어진다. 그런데 담배를 물었다. 이 담배 피우고 자야지. 다시 한 번 읊조리고, 그럼에도 나는 사실 지금 잠도 자고 싶지가 않아. 젠장 아무것도 할 수가 없구나.
오늘은 하루종일 러브홀릭의 노래만 들었다. 슬퍼서 듣기시작했는데 듣다보니 슬퍼지고 그 고리안에서 자꾸 같은 자리 계속 되돌림표만 하고 있다. 절대로 헤어나올 수 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