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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국 찻집 ㅣ 김지안 멧밭쥐 그림책
김지안 지음 / 창비 / 2026년 5월
평점 :
김지안 작가님의 계절 시리즈인 <튤립 호텔>과 <장미 저택>을 아이랑 워낙 재미있게 읽은 터라, 이번 신작 <수국 찻집>도 나오자마자 정말 기대하며 펼쳐보았다. 그런데 이번 이야기는 한창 싱그럽고 풍성해야 할 여름날, 뜻밖의 슬픈 소식과 함께 시작된다.
늘 정겨운 미소로 맞아주던 수국 찻집의 두꺼비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이다. 홀로 남겨진 할머니는 너무 큰 슬픔에 잠겨 찻집을 돌볼 마음의 여유를 잃어버렸다. 마당의 수국들도 주인을 잃은 채 피어나지 못하고 멈춰 있다.
할머니의 슬픔을 다정하게 안아주기 위해 귀여운 다섯 마리 멧밭쥐들이 나선다. 멧밭쥐들은 할아버지가 남긴 낡은 수첩을 들여다보며 정성껏 수국 정원을 가꾸고, 눈이 침침해진 할머니의 손을 잡고 안경을 맞춰드리러 가기도 한다. 가을과 겨울을 지나 봄이 오기까지, 앙상한 가지 같던 할머니의 마음에 다시 꽃을 피우기 위해 이들이 함께 보낸 시간들이 참 아름답다. 책을 읽다 보면 누군가를 그리워한다는 건 그 사람이 남긴 사랑을 기억하며 내 일상을 묵묵히 살아내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
다행히 멧밭쥐들의 진심이 닿았는지 수국 찻집은 다시 소담스러운 꽃들을 가득 피워내고, 기다렸던 손님들로 북적이며 활기를 되찾는다.
사랑하는 이를 잃은 상실의 아픔은 말 한마디의 위로가 아니라, 오랜 시간 곁을 지켜주는 정성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 책은 참 다정하게 보여준다. 이전 시리즈에 나왔던 인물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아이와 함께 온 가족이 둘러앉아 읽을 그림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수국 향기 가득한 여름을 보냈으니, 벌써부터 멧밭쥐들이 맞이할 다음 겨울 이야기가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