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말랑말랑해지는 그림책을 만났다. 표지부터 설렘이 느껴진다. 당황한 듯 얼굴이 달아오른 남자 아이와 무언가를 말하고 있는 여자 아이,
<내가 예쁘다고?>
물어보는 제목을 보고 '그래. 너 참 예쁘다.'라고 냉큼 대답해 주고 싶었다.
주위를 둘러보면 예쁜 것이 참 많다.
아이의 꼬물꼬물 발가락이 예쁘고
손잡고 걸어가는 그 길이 예쁘고
이름을 부르면 배시시 웃는 네가 예쁘고
“저 예쁘죠.”하고 실룩대며 물어보는 너의 말이 예쁘다.
마음이 콩닥콩닥 간질간질하다.
예쁘다는 말에 대해 생각하면서 웃음이 나오고 말랑말랑해진다.
사전을 찾아보니 ‘예쁘다.’ 는 이런 말이다.
'생긴 모양이 아름다워 눈으로 보기에 좋다.
행동이나 동작이 사랑스럽거나 귀엽다.'
딱 맞는 말이다.
<내가 예쁘다고?>
김경희의 ‘되게 예쁘다.“라는 말에 남자 아이는 얼굴이 뜨거워지고 귀까지 빨개진다.
남자 아이는 '내가 예쁘다고?' 생각해 본다.
자기의 예쁜 구석구석을 찾아본다. 주변의 모든 것이 예뻐 보인다.
마지막 반전은 독자를 위해 남겨 놓는다.
말이 주는 힘이 있다. 예쁜 말은 주위를 예쁘게 만든다.
<내가 예쁘다고?> 그림책을 보고 나니 자꾸만 하고 싶은 일이 생긴다.
'아이들이 얼마나 예쁜지 말해줘야지.
내가 어디가 그렇게 예쁜지도 물어봐야지.
아이들과 예쁜 것 다 찾아봐야지.'
아이들과 예쁨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고 싶다.
‘예쁘다’라는 말을 자꾸 되뇌고 더듬어본다.
마음이 몽글몽글 다정해지는 이상한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