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애썼다 그것으로 되었다 (10만부 판매 기념 한정판 에디션)
정영욱 지음 / 부크럼 / 2019년 11월
평점 :
품절


 

얼마 전 독서를 좋아하는 회사 동생이 혹시 <참 애썼다 그것으로 되었다>라는 책이 있냐고 나에게 물었다. 아무래도 주변에서 책순이로 통하다 보니 가끔씩 책 빌리러 우리 집에 오는 지인들이 있는데 이 동생도 그중 한 명이다.

사실 내 책장에 있는 책은 아니었지만 워낙 알려진 책이라 제목은 들어본 적이 있었는데, 동생이 SNS에서 이 책의 공감 글귀들을 보고는 한번 읽어보고 싶은 책이라 했다.

그렇게 만나게 된 <참 애썼다 그것으로 되었다>. 10만 부 판매 기념 한정판 스페셜 에디션이라고 하는데, 핑크핑크한 앞면 표지와 책띠에 있는 훈훈한 저자의 사진에 눈길이 갔던 책.

  

 

 

​저자 소개부터 젊은 감각과 감수성이 느껴졌다. 이렇게 간단한 글귀만 나와있어 새롭기도 했고 저자가 어떤 생각을 하는 사람인지, 감성은 어떤지 조금 예측이 되기도 했다.

가끔 책 제목만 보고도 와닿으면서 읽어보고 싶은 책들이 있는데 이 책도 그랬다. <참 애썼다 그것으로 되었다>라는 제목만으로도 위로받는 것 같았고, 여태까지 살면서 고생 많았고 그동안 충분히 애썼다는 위로가 필요하기도 했다.

 

 

 

살아내느라 참 애썼다 그것으로 되었다

사랑하느라 참 애썼다 그것으로 되었다

상처받느라 참 애썼다 그것으로 되었다

  

<참 애썼다 그것으로 되었다>는 총 3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인생을 살아가며, 사랑하며 분명히 행복한 일들도 많겠지만 사실 상처받거나 힘든 일이 더 많지 않을까? 아니면 행복한 기억보다는 그런 아픈 기억들이 더 오래 남아서 가끔 나를 괴롭히는 건가 싶기도 하다.

 

 

 

잘하고 있다. 말해주는 이 없어 당신은 무척이나 모르겠지만, 분명히 잘하고 있다. 그것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혹은 뚜렷이 보이는 결과물이 없을지라도 말이다.

 

책을 읽으며 마음이 몽글몽글하고 울컥했다. 좋은 글들이 너무 많아서 책 읽는 내내 위로받으며 힐링 되었다.

정말로 아껴보고 싶은 책이랄까?

저자의 일기장을 보는 듯한 기분도 들었고, 눈물이 핑 도는 글귀들도 많았다.

책을 읽으며 친구랑 카톡을 주고받다가 "지금 모든 걸 그대로 해서 나이만 26살로 돌아가고 싶다."라는 친구의 말에 책에 나와있는 글귀를 읊어줬더니 내가 하는 말인 줄 알고 "도사님ㅜㅜ"이라고 하길래 빵 터졌다는ㅎㅎ

 

얘야 후회하는 삶을 살지 않을 순 없지만 그 순간마다 시간이 너를 앞지르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고 살아가렴. (중략) 시간이 빠르다는 것은 그것이 정말로 빠르게 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자꾸 뒤를 돌아보는 것이란다. 어떤 소중한 것을 놔두고 왔기에 그렇게나 돌아보는 것이란다.

 

​나도 한 살 더 나이를 먹을수록 시간이 빨리 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가끔 과거에 내가 저지른 실수나 후회되는 일이 떠오를 때는 머릿속에 잡생각이 가득 차 잠 못 들 만큼 힘들기도 하고, 일과 사람에 치여 지칠 때면 아무 걱정 없었던 철없는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도 있다.

어렸을 때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는데 당시에는 시간이 왜 그렇게 더디게만 느껴졌던 건지.. 사실 시간은 내가 어렸을 때도, 지금도 똑같이 흘러간다. 다만 내 마음가짐이 많이 바뀐 거겠지..

 

 

 

아무래도 요즘 걱정거리도 많고 힘들어서 그런지 '살아내느라 참 애썼다 그것으로 되었다' 파트에 나오는 글귀들은 하나같이 가슴에 와닿았다.

<참 애썼다 그것으로 되었다> 제목만으로도 자기 자신을 토닥토닥해주고 싶어지는 책.

중간중간 감성 돋는 사진들도 많았고, 지금처럼 연말 시즌에 한 해를 마무리하며 읽기에 너무 좋은 책인 것 같다.

사는 게 왜 이렇게 힘들까, 세상 사람들 다 행복한데 나만 외로운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 꼭 읽어 보시길.

 

당신이 돌아가는 그 길에는 앞만 보고 달리느라 놓쳐버렸던 아름다운 풍경이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결국 당신을 어딘가로 도착하게 만들 샛길이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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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고르는 여자들 미드나잇 스릴러
레슬리 피어스 지음, 도현승 옮김 / 나무의철학 / 2019년 11월
평점 :
절판


 

인생을 고를 수 있다니 대체 뭘 고른다는 걸까? 호기심 생기는 제목과 '미드나잇 스릴러 시리즈'라서 읽어보고 싶었다. 이 시리즈 중 <시스터>라는 책이 내가 본 스릴러 소설 중에도 손 꼽히는 책이었기 때문에 같은 시리즈의 책이라 더더욱 기대되었다.

​주인공 케이티는 벡스힐이라는 영국에 있는 재미없는 동네에 살며 법률회사 비서로 일하는 20대 여성이다.

케이티에게는 자상한 아빠와 끈끈한 사이의 남동생이 있지만 엄마인 힐다는 독설가에 항상 부정적이고 예민한 편이다.

케이티의 집 맞은편에는 글로리아라는 매력 넘치는 이혼녀가 살고 있다. 다정한 성격에 옷 가게를 운영하는 그녀는 케이티에게 지루한 벡스힐을 떠나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는 런던으로 떠날 것을 권유한다.

사실 글로리아 집에는 가끔씩 처음 보는 의문의 여성들이 방문하는데, 케이티는 그 여성들의 정체가 궁금했지만 사적인 문제이기도 했고 몰래 관찰했다는 사실을 들키고 싶지 않아서 직접적으로 물어보진 못했다.

결국 케이티는 절친인 질리와 런던으로 떠나게 되고 두 친구 모두 런던에서 새 직장도 구하고 같이 살 집도 알아보며 앞으로 런던에서 신나는 일들만 펼쳐질 거라 기대하게 된다.

 

 

어느 날 밤 글로리아 집에 큰 화재가 발생하면서 그녀와 그녀의 딸이 사망하게 된다.

그런데 용의자로 케이티의 아빠인 앨버트가 잡혀간다. 그 이유인즉슨 등유통과 불이 나게 한 것과 같은 소재의 천이 앨버트의 창고에서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결백을 주장하는 앨버트. 케이티는 진범을 밝히기 위해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글로리아 집에 찾아오던 여성들을 항상 데려오는 중년의 여인이 있었다. 결국 에드나라는 그 여인을 찾게 되고 케이티는 아빠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에드나에게 도와달라고 부탁한다. 에드나는 공포에 떨며 글로리아와 있었던 일, 그 여성들의 정체에 대해 설명해주는데..

마치 드라마 같은 전개와 가정폭력에 대한 이야기로 읽는 내내 안타깝기도 했고, 당당하고 용기 있는 케이트가 멋지기도 했다.

그녀에게는 든든한 친구인 질리와 로맨틱한 찰스까지 함께 있어 운이 좋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케이티의 숨겨져있던 과거도 놀랍긴 했지만 사실 큰 반전이 있지는 않았다. 책 내용 자체는 흥미진진하고 가독성이 좋아 생각보다 금세 읽을 수 있었지만 마지막에 어떤 반전이 기다릴까 하고 너무 기대해서 그런지 조금 아쉽기도 했다.

우리 주변에도 있을법한 현실적인 이야기라 공감 가는 부분도 많았고, 케이티가 범인을 밝히기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은 아까도 언급했듯이 드라마 속 이야기 같아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정말 어려운 문제예요. 찾아갈 기관도 없고 경찰은 '가정 내' 문제라고 치부해 자신들의 소관이 아니라고 하거든요. 특히 애들이 있으면 집을 떠나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가 더 어렵죠. 그래서 결국 대부분이 집으로 돌아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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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 속 남자 속삭이는 자
도나토 카리시 지음, 이승재 옮김 / 검은숲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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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내가 좋아하는 소설의 장르는 스릴러라 여름 내내 스릴러나 추리소설을 읽었는데, 요즘은 날이 추워서 그런지 따뜻한 감성의 에세이와 다양한 장르의 책들을 많이 접했던 것 같다.

오랜만에 스릴러 맛집 검은숲 출판의 책을 만났다. 표지부터 빨갛고 섬뜩한 이 책은 정체불명의 토끼 가면을 쓴 버니라는 납치범을 쫓는 이탈리아 소설이다.

 

13살 소녀 사만타는 토니라는 잘생긴 남학생이 할 말이 있으니 단둘이 만나자고 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는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잠을 설쳤다.

사춘기 소녀에게 학교 킹카가 할 말이 있다니 얼마나 설레고 긴장됐을까!

대망의 다음날. 이른 아침 등굣길에 나선 사만타는 밤새 잠을 설친 탓에 생긴 다크서클이 걱정되어 주차된 차에 자신의 얼굴을 비춰보게 되는데, 순간적으로 본 차창 안 어둠 속에서 대형 토끼 한 마리를 보게 된다. 시선이 마주친 둘은 한동안 호기심에 이끌려 서로를 바라다가 갑자기 차 문이 열리며 납치를 당하게 된다.

 

​"네가 납치를 당한 건 2월의 어느 아침이었어. 중학교에 등교하던 중이었지."

거울에 비친 밤색 머리 10대 소녀는 나이 들어버린 상태였다. 그녀는 울음을 터뜨렸다.

"미안하구나......." 박사가 말했다. "그게 15년 전 일이라서......."

 

 ​병원에서 눈을 뜬 그녀는 13세 소녀가 아니라 28세 성인이 되어있었다. 무려 15년 만에 탈출한 사만타는 지난 기억은 없지만 왠지 모를 불안감과 공포에 휩싸여 있었다. 깨어나서도 그린 박사에게 이게 게임이냐고, 본인은 미로 속에 있었다는 다소 엉뚱한 이야기를 한다. 본인이 누구인지에 대한 기억도 없고 탈출한 기억도 전혀 없는 사만타.

같은 시각 사립탐정 브루노는 자주 가는 바에서 사만타의 소식을 뉴스로 접하고 있다. 오늘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시한부 인생인 그에게 사만타의 탈출 소식은 기적에 가까웠다. 사실 15년 전 사만타의 부모는 그에게 실종된 딸을 찾아달라고 의뢰했었다. 그는 부모에게 거액의 조사비를 받았지만 사건을 해결하지 못했고, 브루노에게 사만타 사건은 알아낸 게 하나도 없던 최악의 사건으로 남아있었다. 그래서 그는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 속죄하는 마음으로 다시 범인을 찾기 시작한다.​

15년 만에 탈출한 사만타, 하트 모양 눈의 토끼 가면을 쓴 버니, 버니를 쫓는 브루노.

​책을 읽으며 중간중간 '재미있다', '흥미진진하다', '이 맛에 스릴러 소설을 읽지'라는 생각을 자주 했다. 몰입감 높은 스토리에 범인의 정체를 알고 싶어 늦은 시간까지 푹 빠져 읽었다. 혼자 집에서 중반부까지 읽다가 토끼 가면을 쓴 범인을 생각하니 무섭기도 했다.(ㅠㅠ)

이제 사건이 마무리되었나 싶은 순간 생각지도 못한 반전에 놀라기도 했고 엄청 오싹했다. 마지막 문장을 읽고는 다시 처음부터 스토리를 되뇌며 생각하게 만드는 책!

영화를 촬영하며 동시에 집필한 소설이라 그런지 정말 박진감 넘쳤다. 이탈리아에서 최근 영화로 개봉되었다는데 한국에도 개봉되면 보고 싶지만 공포영화를 못 보는 나에게는 엄청 무서울 것 같기도 하다.

미로라는 폐쇄적인 공간이 주는 공포와 사람인지 악마인지 알 수 없는 버니라는 정체불명의 존재. 자위적 사이코패스, 납치, 감금이라는 주제는 상상하며 읽기에 무서웠지만 제대로 된 스릴러 소설을 본 것 같다.

살아 돌아온 그 아이들의 영혼은 여전히 어둠 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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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인생 새움 세계문학
기 드 모파상 지음, 백선희 옮김 / 새움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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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피기로 리테레르'지에서 2004년 1월부터 2012년 1월까지 8년 동안 프랑스 고전 작가들의 판매 부수를 집계한 결과 가장 많이 팔린 작가 1위가 <기드 모파상>이었다고 한다.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그의 작품 <Une vie>

제목을 번역하면 '어느 인생' 혹은 '일생'이지만 우리나라에는 <여자의 일생>으로 번역되어 알려졌다. 역자는 여성의 일대기로 한정 짓는 단정적인 제목을 바로잡아 <어느 인생>으로 번역했다.

고전 문학은 어렵다는 나의 편견을 깨준 <어느 인생>.

사실 고전 문학은 읽어보고 싶어도 어려울 거란 생각에 선뜻 도전해보지 못했는데 이 책을 읽고는 내가 고전 문학에 대해 오해하고 있었구나 싶었다. 책을 읽는 내내 1800년대 배경의 프랑스 영화 한편 보듯 머리에 장면이 떠오르면서 술술 읽혔다.

아버지의 교육관에 따라 12살에 수녀원에 들어가 17살에 나오게 된 잔느는 앞으로 본인 앞에 행복한 일들만 펼쳐질 거라는 기대에 한껏 부풀어있었다. 푀플 성에서 지내며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고 생각하던 어느 날 잔느 앞에 쥘리앵이 나타난다. 부모님도 마음에 들어 하던 쥘리앵은 잔느에게 청혼을 하고, 서로에 대해 잘 알지 못했지만 눈 깜짝할 사이 두 사람은 결혼식을 올리게 된다.

 

그들은 서로에게 어떤 존재가 될까? 그들이 함께 시작한 삶은 어떠할까? 결혼이라는, 파기할 수 없는 이 긴 대면에서 서로에게 어떤 기쁨, 어떤 행복, 혹은 어떤 환멸을 마련해 두고 있을까?

 

책 내용은 주인공인 잔느가 수녀원에서 나오면서부터 그녀의 인생사에 대해 나와있는 그녀의 일대기이다. 암 유발자 쥘리앵 때문에 엄청 화도 나고 답답하기도 하고 잔느가 안타까워서 보듬어 주고 싶기도 했다.

아무래도 시대적 배경이 지금과는 많이 다르다 보니 그 시대의 여성이 살아온 불행했던 삶을 알게 되어 안타까웠고, 역자가 말한 이 작품을 통해 모파상이 말하려는 건, '보라, 이 여자의 일생을'이라기보다는, '보라, 이것이 인생이다'라는 문구가 책을 다 읽고 나니 공감되었다.

책 초반 잔느가 수녀원에서 나온 이후로 그녀의 미래는 밝고 행복한 일들만 일어날 것 같았지만 어쩌면 질리앵이 나타난 이후 꼬여버린 그녀의 인생을 보며 책 주인공이 여자라서 <여자의 일생>이라는 제목이 붙었던 건 아닐까 생각된다. 사실 남녀를 떠나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든 인생사가 다 행복하거나 즐겁지만은 않듯이 사람의 인생이란 온갖 시련의 연속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남들 눈에 보이는 모습이 다가 아니고, 사실 파고들면 인생이란 거창한 것도 아니고 특별할 게 없다는 게 저자가 주려는 메시지가 아닐까?​

오! 나는 운이 나빴어. 모든 불행이 내게 쏟아졌지. 운명이 평생 악착스레 나를 따라다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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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인생 새움 세계문학
기 드 모파상 지음, 백선희 옮김 / 새움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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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문학은 항상 읽고 싶었지만 어렵울거라는 생각에 선뜻 도전하지 못했는데요. 유명한 소설답게 프랑스 영화 한편 보듯 술술 읽히고 재미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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