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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 속 남자 ㅣ 속삭이는 자
도나토 카리시 지음, 이승재 옮김 / 검은숲 / 2019년 10월
평점 :

원래 내가 좋아하는 소설의 장르는 스릴러라 여름 내내 스릴러나 추리소설을 읽었는데, 요즘은 날이 추워서 그런지 따뜻한 감성의 에세이와 다양한 장르의 책들을 많이 접했던 것 같다.
오랜만에 스릴러 맛집 검은숲 출판의 책을 만났다. 표지부터 빨갛고 섬뜩한 이 책은 정체불명의 토끼 가면을 쓴 버니라는 납치범을 쫓는 이탈리아 소설이다.
13살 소녀 사만타는 토니라는 잘생긴 남학생이 할 말이 있으니 단둘이 만나자고 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는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잠을 설쳤다.
사춘기 소녀에게 학교 킹카가 할 말이 있다니 얼마나 설레고 긴장됐을까!
대망의 다음날. 이른 아침 등굣길에 나선 사만타는 밤새 잠을 설친 탓에 생긴 다크서클이 걱정되어 주차된 차에 자신의 얼굴을 비춰보게 되는데, 순간적으로 본 차창 안 어둠 속에서 대형 토끼 한 마리를 보게 된다. 시선이 마주친 둘은 한동안 호기심에 이끌려 서로를 바라다가 갑자기 차 문이 열리며 납치를 당하게 된다.

"네가 납치를 당한 건 2월의 어느 아침이었어. 중학교에 등교하던 중이었지."
거울에 비친 밤색 머리 10대 소녀는 나이 들어버린 상태였다. 그녀는 울음을 터뜨렸다.
"미안하구나......." 박사가 말했다. "그게 15년 전 일이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