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의의 쐐기 87분서 시리즈
에드 맥베인 지음, 박진세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표지가 눈에 익었다. 사장님이 '핑크팬더' 일거라 했다. 그래, 그 영화였지. 코미디였는데... 내용은 커녕 봤는지 조차도 기억에 없다. 하드보일드 스크루볼 코미디? 책을 덮고나서 퍼뜩 떠오른 감상. 굵은 캐릭터들이 아기자기한 플롯안에서 우왕좌왕, 엎치락 뒤치락. 재밌다. 여성 독자들이 더 좋아할것 같은데... 일단 빌려주고 반응을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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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죄자 오리하라 이치의 ○○자 시리즈
오리하라 이치 지음, 김선영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꼴 좋게 당했습니다. 작가가 옛다 하고 던져준 힌트를 언제나처럼 아무 생각없이 흘려 넘기다 막판에 한 방 먹었습니다. 반전에 닳고 닳은 독자들에겐 어쩌면 그저그런 반전일 지도 모르는 이 작품의 결말이 개인적으로 남다르게 느껴진 이유는 이전에 읽었던 서술트릭의 작품들과 달리 이 책을 읽는 동안엔 중간중간 분명 '어랏! 이거 좀 이상한데?'라고 생각한 시점이 적어도 두 번 이상 확실하게 있었다는 점입니다.

서술트릭 작품이야 누가 뭐래도 제대로 속는 맛에 읽게 되는데 이 책은 마지막 반전이 밝혀졌을 때, '오호! 의외로구나' 라는 생각 말고도 '뭐야 이거?, 아예 숟가락으로 떠 넣어줬는데도 못 먹은거 아냐?' 하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는 겁니다. 작가가 군데군데 깔아놓은 복선들이 이번처럼, 칼날같이 날카롭게 뇌리에 번뜩이듯 스치고 지나간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벚꽃 피는 계절에...>의 결말이 머릿속이 하얗게 변해가는 느낌, <살육에 이르는 병>의 결말이 망치로 얻어맞는 느낌이었다면 <원죄자>의 그것에서는 완전히 우롱당했다는 느낌이었다고 표현하면 맞을 것 같습니다. 뭐, 진짜로 제가 멍청한 건지도 모르고요. ㅎㅎ

작가가 워낙 '얘도 범인, 쟤도 범인'인 것 같이 잘 만들어 놔서 600페이지가 넘지만 지루하다 느끼지는 않았는데, <벚꽃...>때 그랬던 것처럼 추리소설에 일면식이 없는 또는 추리소설을 통해 엔터테인먼트 그 이상의 어떤 것을 얻고자 하는 누군가에게 추천해줬다간 제대로 욕먹을 수 있겠단 생각은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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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내리는 산장의 살인
구라치 준 지음, 김은모 옮김 / 검은숲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범인을 직접 가리키는 단서를 제공하지는 않고 있지만 가급적 책을 다 마치신 분들께서만 읽으셨으면 합니다. 눈치가 빠르신 분들이라면 제 의지와 상관없이 쉽게 트릭을 눈치 채실 위험이 있고 또한 책을 보시지 않은 분들껜 아래의 글이 그저 혼자서 중얼거리는 소리로 들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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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명의 등장인물, 희생자 둘, 탐정 하나, 조수 하나, 남은 건 다섯 명, 범인은 누구?'

아무래도 너무 쉬웠다. 찍어도 확률 20%인 문제라니...수능도 아니고...자연스레 엉뚱한 쪽으로 잔머리가 굴러간다. 설마? 에이 아니겠지...음, 그렇지...작가가 아니라고 하는군. (그나저나 본격하면 한 가락 하셨던 그 분이 무덤에서 깨어나 이 책을 읽으면 '요런 깜찍한 것' 하지 않을까?) 본격물에선 사건을 쫓아가느라 달구어졌던 머리도 식힐겸 정리 정돈 정리할 시간이 좀 필요한데 그 역할을 해야할 탐정이 제대로 된 중간 보고를 해주는 맛이 없는 건 좀 아쉽다.

그래도 반전은 대박이다. 난 내가 잘못 이해한 줄 알고 그 대사를 다시 읽었다. 냐하하...세상에 믿을 놈 없다더니...이런 식으로 낚는구나...푸하하...(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는데) 전혀 기분 나쁘지 않고 오히려 통쾌하다.

중간중간 등장한 깔끔한 삽화에는 괜히 겁먹었다. 지루하고 아리송한 프리젠테이션이 결말에서 기다리고 있을 줄 알았더니 웬걸, 수리나 물리가 아닌 (소거법을 이용한)논리로 범인을 도출해 내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기만 하다. 다른 분들께선 어떻게 느끼셨나 들여다 봤더니 '동기' 이야기가 나온다. 근데 그거 '밀실살인사건' 이후로 구시대 유물이 된거 아닌가? ㅋㅋ

동틀녘에 책을 마치고 자리에 눕는다. 다른 때 같으면 한창 잘 나가는 팟 캐스트를 자장가 삼아 꿈나라로 갈텐데 지금은 아무것도 안하고 그저 싱글거리고 있다. 참 오랜간 만에 맛보는 유쾌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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