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어느 책에서 읽다가 공감이 가서 적어 놓은 내용이다. 책 제목이 잘 기억나지 않아 리뷰에 올리지 못했다.
‥‥그래서 어릴 적 고통스러운 충격을 받은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그러한 고통스런 상황을 자기도 모르게 재현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한 예로 술 중독이던 아버지를 보며 자란 사람은 술 중독자인 남편을 맞이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그렇게 함으로써 과거에 패배했던 것을 다시 한 번 정복하려는 무의식적인 행동이다. 대부분의 경우, 이러한 시도는 고통의 반복으로 끝날 뿐인데도 우리의 무의식은 그것을 쉽게 멈추지 않는다.
그러나 만일 자신이 무슨 행동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 알 수 있다면 우리는 언젠가 그렇게 반복되는 행동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을 것이다. 즉 과거는 과거로 돌려주고 자기 인생의 진짜 주인이 되어 현재와 미래를 살아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문득 내가 나이 많은 남자를 좋아한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어쩌면, 그것이 내가 예전에 겪었던 일련의 사건들에 대한 상처에서 발현되었을지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것이 정말로 앞에서 말한 것처럼, 내 무의식이 과거에 패배했던 것을 다시 한 번 정복하려는 몸부림이라면, 나는 얼마나 가련한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일까. 얼마 전, 윤정수가 나오는 시사프로그램에서, 어린 시절 성폭행을 당했던 소녀가 가출해서 나이 많은 사람과 함께 살고 있는 것을 보았다. 거기에서도, 어린 시절 성폭행을 당했던 사람이 성장하여 그와 비슷한(성적으로 자신을 학대하는) 상황을 만들 가능성이 일반인에 비해 높다고 나왔다. 그럴 수 있다. 나도. 그러니까. 둘 중 하나니까. 금욕주의가 되든가, 아니면 그 반대던가.
그렇다면, 내 무의식의 상처는,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 벌써 10년이나 지난, 그때일까. 아니면 그 이전부터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