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꽂혀 있는 책들, 다 읽은 거야?」
「아마」
「책들은 보니까 마치 너의 뇌 속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야」 사면에 꽂혀 있는 책들을 훑어보더니 그녀가 말했다.「네가 하는 말들은 거의 다 여기 있는 책들의 어느 한 문장에서 따온 거지?」「후훗」웃으며 물었다.「커피?」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그래서 책 많이 읽은 사람들은 본심을 알 수가 없어. 온통 남의 관점뿐이지. 아마 자기자신조차도 자기 본심을 모를거야. 그치?」
커피를 타며 반박했다.
「네 차림새나 화장도 마찬가지야. 패션 잡지와 백화점에 있는 상품들의 어느 한 코디에서 따온 것들이?아」
「그렇군. 프티부르주아와 인텔리겐치아. 그러고 보면 우린 정말 잘 어울리는 한 쌍이야, 그치?」-23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