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새로 만들었다는 너

자랑하듯 새로운 블로그를 보여주었지.

메인화면에 떠 있는 사진 속의 글귀

누가봐도 여자친구가 쓴 게 분명한, 애정이 넘치는 글귀.

글씨가 못났다 너는 투정했지만

내가 보기엔 너와 네 여자친구, 좋아보여.

잘 지내는 듯 보여.

그래서 다행이야.

 

사실 나

아직도 네 아이디랑 미니홈피 도메인 안 잊어버리고 있어

잊어버렸을리가 없지.

그렇게 열심히 네 미니홈피를 들어갔었는걸.

미니홈피에 다녀간 흔적이 남지 않는다는 게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그 때 알았어.

 

걱정마 아직도 널 마음에 두고 있는 건 아냐

그리고 이렇게 네 친구로 남아있는 지금이 나한테는 훨씬 좋은걸.

너와 함께 하고, 밥을 먹고, 대화를 하며 지낸 요 며칠간, 즐거웠어.

예전 생각도 나고- 지금 그 사람 생각, 너를 알기 전 헤어졌던 그 사람 생각도 났지만.

너는 다시 네 여자친구 옆을 지키겠지

앞으로도 오래오래 그렇게 지내길 바래- 진심으로.

 

안녕,

한때 내 마음에서 자라던 이여

생살이 뜯기듯, 내 마음에서 떼어내야 했던 이여

이제는 내 친구로 돌아온 이여

잘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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