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acker 크래커 (CD 1장 포함)
토마 지음 / 애니북스 / 2006년 3월
평점 :
품절


toma가 '남자친9' 이후 다시 모음집을 냈다. 2005년 하반기와 2006년 상반기에는 'toma show 다이어리'라는 귀여운 다이어리를 내더니 말이다. 다이어리를 잘 사용하지 않는 본인으로선 그림의 떡이었지만, 알콩달콩 꾸며서 쓰기에 좋은 구성에다 간간이 삽입된 그의 4컷 만화가 재밌더랬다. 다이어리 때문에 toma가 슬슬 그리워지던 참인데 딱 좋을 때 책이 나와줬다.

'남자친9'와 '선생님과 나'를 기억하는 독자라면 이번 'Cracker'를 보고 바뀐 부분을 금새 찾아냈을 거다. 우선 길쭉해진 인물들! 그리고 그 길쭉한 몸에 입혀진 스타일 좋은 옷들! 길쭉한 인물들의 움직임에 맞춰 간간이 보여지는 그럴싸한 배경들!

길쭉해져봐야 얼굴은 여전히 콩알만한데 그 콩알에 표정이 다 들어가는게 재밌다. 그리고 그 옷들이라니, 귀엽고 이쁘고 편해보이고 유행타지 않게 잘 입을 수 있을 것 같은 옷들, 원색도 아닌 것이 편해 보이는 그 색감하며. 보는 내내 '앗, 이 옷 귀엽다! 앗, 이 가방 내 스탈이야!' 이러면서 봤다. 게다가 자취방을 보라, 벽지가 아닌 롤러를 페인트통에 푹 담궜다가 꺼내서 칠한 듯한 벽의 색깔. 화면에서 주인공들이 밥을 먹고 TV를 보고 맥주마시고 빨래를 개고 청소를 하는 거실과 방과 주방의 곳곳에는 적당히 루즈하게 만드는 배경이 들어가 있다. 한마디로 이전 작품과 달라진 인물형에 맞춰 화면구성도 티나지 않게 바뀌어 있다.

내용으로 가자면 toma다운 이야기. '이성친구랑 같이 살면 어떨까?'라는 상상에서 시작되었다는 작가의 말. 전작 '남자친9'를 생각하면 소소한 일상과 함께 가끔씩 모락모락 피어나는 어떤 감정들을 감지할 수 있는 작품. 큰 소리로 깔깔 웃지는 않더라도 피식피식 웃으며 '이랬었지' 또는 '이런 것도 재밌겠네' 등등 편하게 공감할 수 있다. 이런 부분이 toma의 특징일 수 있을까나.

컴필레이션 앨범도 좋았다. 근래 즐겨듣고 있는데 작품의 분위기나 내용과도 잘 어우러진다. 처지지도 않고 튀지도 않고, 흥얼흥얼 따라부르기도 즐겁다. 음반사인 파스텔 뮤직은 2회인가 1회의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최우수 레이블상도 받았으니 컴필레이션 앨범 - 그것도 만화에 덧붙여진 거라 대충 모여진 건 아니라고 믿어도 된다. 이것저것, 이번 작품집은 한번 질러볼만 했다. 당신도 한번 질러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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