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유(W) - 2집 Where The Story Ends [재발매]
더블유 (W) 노래 / 윈드밀 이엔티 / 2005년 3월
평점 :
품절


내가 이 앨범을 알게 된 건 변미연이라는 만화가를 통해서였다. 워낙에 이 신인작가의 작품을 좋아하는지라 그가 소개한 음반도 잽싸게 들어보았는데... 아, 이런 멋진 앨범을 소개해줘서 고맙습니다, 변미연님! 회사에 혼자 남아 늦게까지 야근할 때 볼륨을 실컷 올려두고 듣는 기분은 정말 최고!!

가사를 곰씹는 재미가 있는 노래는 즐겁다. 물론 흥겨운 멜로디 위로 그 가사들이 올려지면 더 즐거운데 W의 2집이 그렇다. '소년세계'의 가사를 보라, 풋풋한 소년의 모습이 절로 떠오르지 않는가. 지하철에서 마주치는 헐렁한 교복 속 덜 자란 몸을 어색하게 움찔거리는 소년들. '소년세계'를 듣다 그런 소년들을 보게되면 실실 웃음이 나온다. '버블 샤워'는 또 어떤지. 늦은 밤의 야근에 제격이다. 내가 무얼 하고 있는 건가, 나는 과연 잘 하고 있는 건가. 그럴 때 '너는 잘못 되지 않았어'라고 위로를 받으면 머리 속의 잡념을 털어낼 수 있다. '만화가의 사려깊은 고양이'는 또 어떤지. 만화를 좋아하고, 그 멋진 만화를 그리는 만화가를 좋아하는 만화독자라면 반길 노래가 아닌가. '은하철도의 밤'은 아련한 기차소리를 배경으로 미야자와 켄지의 동화 속으로 들어간다. '거문고자리'는 한시 한 편을 읊조리는 듯 꽃처럼 피고 지는 삶을 경쾌하게 노래한다.

아무리 피곤해도 짜증이 나도 화가 나도, W의 노래들을 듣다보면 가사와 멜로디 속에 모든 기분이 다 풀리고만다. 요즘 즐겨듣는 곡은 '거문고자리'. 찬 바람에 마음이 스산해진 탓인지 꽃처럼 피었다가 허망하게 사라져버리는 사람들 생각에 마음이 아릿해져선지. 그 빈자리를 어떻게 채울 수 있을지 노래를 들으며 검은 밤하늘을 올려보곤 한다. 아메바피쉬의 그림으로 아기자기 하게 꾸며진 앨범자켓은 꿈공장에서 찍어내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생명체들로 가득하다. 그들은 서로 손을 잡고 인사하며 친근한 몸짓을 나눈다. 그렇게 W의 곡도 마음에 다가온다. 오래도록 즐겁게 마음에 남을 곡들, 눈 내리는 밤에 '은하철도의 밤'을 들으며 다시 되새겨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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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nM27 2006-04-26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왜 별이 3개 일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