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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누굴까? ㅣ 꼬마숲 그림책 2
김주경 지음 / 도토리숲 / 2018년 1월
평점 :



아빠라는 이름
이 책은 아이가 바라보는 아빠에 대해 묘사를 가득 담은 동화이다. 아이들이 가장 먼저 배우는 단어는 아마 엄마 일 것이고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이도 엄마일 것이다. 보통의 아빠들은 새벽 별을 보고 출근을 해서 저녁 달을 보면서 퇴근을 하는 일상을 반복 하고 있다.
가족의 행복을 위하기 위해 많은 시간 회사에 충성을 하지만 아이들이 그것을 온전하게 이해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 특히 OECD 회원국 가운데 2번째로 일을 많이 하는 나라답게 아이들의 시선은 냉정함을 넘어 혹독함까지 들게 만든다.
예전에 방송을 통해 큰 이슈가 된 시가 있었다. 그것은 초등학교 2학년이 지었다는 <아빠는 왜?>라는 시였다. 시는 아주 짧지만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엄마가 있어 좋다
나를 이뻐해주어서
냉장고가 있어 좋다
나에게 먹을 것을 주어서
강아지가 있어 좋다
나랑 놀아주어서
아빠는 왜 있는지 모르겠다
이 시가 방송을 통해 나가고 나서 사회 곳곳에 아우성 거리는 소리가 가득했지만 여전히 변화지 않은 업무 환경으로 인해 많은 아빠들이 자녀들과의 절대적인 시간을 갖기가 힘들어지고 있다. 퇴근 시간을 강제로 지키게 하려는 시도들이 있지만 그러한 것을 비웃기라도 하듯 몰래 야근을 밥먹듯이 하고 있는 모습은 하루 빨리 개선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바라보는 아빠의 다양한 모습은 기성 세대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다양할 것이다. 이 책은 동물들을 통해 아빠를 비유를 한다. 꿀벌, 고슴도치, 치타, 사자, 스컹크, 얼룩말, 나무늘보, 기린, 슈퍼맨으로 아빠의 모습들을 유추한다. 책을 같이 보는 아이에게는 동물의 특성을 설명해주는 듯한 느낌을 받지만 이 모든 것이 나중에는 아빠를 설명하는 것이라는 걸 마지막에 알게 된다. 아빠들은 꿀벌이 되어서 일을 하고 수염으로 인해 고슴도치처럼 따갑게 여겨지기도 하고 아이 눈에는 그 누구보다 빨리 달릴 수 있기도 하며 가끔 무서운 소리를 내기도 한다.
또한 집에서 지독한 방귀를 아무렇지 않게 수시로 뀌기도 하고 든든한 말이 되어 거실을 누비기도 한다. 또한 너무 피곤해서 휴일에 잠만 잘 때도 있지만 엄마보다 키가 크기에 높은 물건을 쉽게 만지면서 항상 나를 지켜 준다고 생각이 들 것 이다.
아이들의 이러한 순수한 생각과 마음을 다시금 느끼게 해주고 아이들에게는 아빠라는 존재에 대해 동물과 비교를 통해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책인 듯 하다.
아침 일찍 나가서 캄캄해지면 돌아와요
가까이 가면 너무 따가워요
세상에서 제일 빨라요
아주 아주 가끔, 내가 말썽부리면 어~흥! 소리를 질러요
엄청난 무기를 가지고 있어요 모두 피해! 독가스다!
언제나 내 말이 되어 줘요 이럇!
어떤 날은 하루 종일 잠만 자요
높은 곳도 문제 없어요
항상 우리를 지켜 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