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거인이다 - 122센티미터의 엄마보다 커지고 싶지 않은 아홉 살 소녀 시드니의 이야기 책꿈 3
앰버 리 도드 지음, 공민희 옮김 / 가람어린이 / 2018년 3월
평점 :
절판


 


진정한 거인


이 책은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알려주고 있다. 왜소증을 앓고 있는 엄마와 두 딸의 이야기를 현실적이고 감동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왜소증[dwarfism, 矮小症]이란 같은 성별을 가진 같은 연령의 소아의 키 정규분포 상에서 키가 3% 미만인 경우을 말한다. 쉽게 말해 난쟁이라고 생각하면 쉬울 듯 하다. 이 책의 주인공의 엄마는 왜소증을 알고 있다. 키가 122cm에 불과 하고 몇 년전 남편을 잃고 두 딸을 힘겹게 키우고 있다.


두 딸의 이름은 ‘시드니’와 ‘제이드’ 이다. 시드니는 갈색 눈동자에 굵은 빨강 머리카락을 가졌고 엄마를 닮은 아홉 살 소녀이고 제이드는  녹색 눈동자에 긴 검은 머리카락을 가진 아빠를 닮은 열세 살 소녀이다. 세 모녀는 맞춤 제작을 하는 가구점을 운영하고 있었지만 월세를 감당하지 못해 결국은 런던에서 포츠머스로 이사를 갈 수 밖에 없게 된다.


이사를 간 곳은 비좁은 4층 건물이었고 새로운 학교에 적응을 해야 하는 어려움이 기다리고 있었다. 아홉 살 시드니는 학교에서 몹시 뚱뚱하여 왕따를 당하는 친구를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학교에 적응을 하였지만 열 세 살 제이드는 학교에 적응을 쉽게 하지 못한 채 겉돌기 시작했다.


엄마는 가구를 만드는 일을 그만 두고 할머니가 소개시켜준 세무서에서 일을 하게 되었지만 일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두 딸을 위해서 꾹 참고 일을 해나가지만 가슴 깊은 곳에서 밀려오는 슬픔과 걱정으로 밤을 지새우곤 한다.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와인 두 잔을 따라 놓고 가상의 아빠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독자들로 하여금 뭉클 하게 만든다.


이사를 온 포츠머스에서 에드 아저씨를 만나게 되고 여러 도움을 받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런던런 살 때 가깝게 지내던 할머니로부터 편지 한 통을 받게 된다. 가구 박람회가 있으니 거기에 나가서 상금을 받고 다시금 가구를 만들어 보는 것이 어떠냐는 제안이었다. 그 제안에 일을 마치고 남는 시간에 온갖 정성으로 열심히 가구를 만들어 간다. 그러던 중 장녀인 제이드와 친구들이 창고에서 담배를 피다가 그만 불을 내고 만다.


한 밤중에 창고에 불이 난 것을 확인한 시드니는 잠들어 있는 엄마를 깨워서 창고에 언니가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 한다. 소방차가 오기까지 시간이 걸리므로 차를 운전해서 창고로 가려고 하지만 키가 작은 엄마에겐 페달이 닿지가 않는다. 결국은 시드니가 운전석 밑으로 기어 들어가 엄마의 명령에 따라 손으로 엑셀과 브레이크를 밟으면서 창고에 도착한다. 제이드의 친구들은 화마 속에서 나왔지만 제이드는 창고에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엄마는 물을 뒤집어 쓴 채 무모하게 안으로 들어가서 딸을 구출한다. 이것을 통해 시드니는 학교에서 유명인사가 되었고 제이드는 엄마의 가구를 망가트렸다는 죄책감에 빠지게 된다.


실의에 빠진 이들에게 시디니의 유일한 친구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공함으로써 의기투합해서 다같이 가구를 만들어서 런던의 박람회에 참여하게 된다. 1등을 기대 하였지만 결과는 그러지 못해서 큰 실망에 빠져있었는데 그들의 작품을 눈 여겨 본 이가 같이 사업을 하고 싶다는 제안을 하면서 이야기는 마무리가 된다.


이 책은 아홉 살인 시드니의 관점으로 쓰여져 있다. 마치 위기철의 <아홉 살 인생>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시드니는 아버지가 알려준 작아지는 비법을 통해 자신의 몸이 커지지 않기를 바란다. 엄마보다 키가 더 커지지 않고 자꾸만 작아져서 사람들의 눈에 안 띄길 바라는 마음을 보여준다. 또한 주변 사람들의 시선에서 아무렇지 않은 척 하는 것을 몹시 힘들어 하기도 한다.


뚱뚱하거나 말랐거나 키가 크거나 작거나 하는 사람을 보면 누구나 눈이 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우연히 시선이 간 것과 지속적으로 시선을 통해 폭력을 가하는 것은 전혀 다른 것이다. 현재 한국에는 다문화 아이들이 많이 있다. 이러한 다문화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는 미개함을 넘어 분노 할 수 밖에 없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에서 태어난 다문화 아이들은 당연히 한국인이지만 마치 외국인을 보는듯한 시선과 편견을 가지고 있다. 이 책에서 나온 왜소증 이라는 것은 어쩌면 고칠 수 없는 고질병을 가지고 태어난 것 일뿐이다. 그들의 지능이 떨어지거나 전염병을 옮기는 존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마치 동물원에 갇힌 원숭이나 호랑이를 보는 듯하게 쳐다 보고 있는지 자신을 되돌아 봐야 한다.


다름은 신기하고 어색하고 이상 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다름은 틀림이 아니다. 이해하기는 어려울 지라도 인정은 하면서 살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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