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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요로 시작하는 엄마표 국어
홍여라 지음 / 책찌 / 2018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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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곡의 동요로 시작하는 국어
이 책은 동요를 통해 아이에게 국어 교육을 알려주고 있다. 유치원에서 장기자랑이나 학예회를 할 때 빠지지 않았던 동시 낭독이나 동요 공연은 사라져 버린 지 오래가 되었다. 그 자리를 인기 아이돌의 춤과 노래로 대신하고 있다. 동요(童謠)의 사전적 의미는 어린이를 위하여 동심(童心)을 바탕으로 지은 노래라고 한다.
그렇기에 동요를 많이 듣고 불러야만 하는데 그런 환경이 점차 사라져가고 부모들 역시 중요성을 망각하는 듯 하다. 다만 핑크퐁을 비롯한 현대적인 느낌의 동요를 제작하는 곳들이 늘어남으로써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듯 하다.
이 책의 저자는 캐나다에 오고 1년 정도 지났을 때 첫째 아이를 보며 문득 한국말을 잊어버리고 영어만 쓰게 되는 것은 아닐까 라는 걱정이 들었다고 한다. 국어국문학을 전공하고 입시학원에서 국어강사로, 논술학원에서 선임연구원으로 국어 수업을 진행한 경력을 바탕으로 고민 끝에 동요를 통해 함께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동요를 듣고 부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동요의 내용을 파악하고, 동요에 나오는 주인공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나눠보고, 동요 내용과 관련된 경험들을 아이의 관점에서 들어보고 저자인 엄마와 아이의 생각을 주고받으며 작은 토론 시간도 가졌다고 한다.
이 책은 국어실력 향상을 위한 문제집이나 참고서가 아니다. 즐거운 엄마와의 대화 시간을 통해 아이의 사고력을 키우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함께 앉아 이야기를 나누면서 책을 따라가고 핵심어를 아이가 직접 찾도록 도와줌으로써 아이의 의견을 들어주고 표현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또한 토론을 하기 위해서는 부모가 가르치는 입장이 아닌 완전히 평등한 관계임을 기억해야 한다.
대다수 동요의 내용은 교훈, 은유를 담고 있기에 가사를 음미하면서 따라 부르면 그 속에 담긴 숨은 의미를 알 수 있다. 이 책의 첫 동요로 나온 ♪그러면 안돼♪ 의 가사를 보면 주인공인 아이가 아이스크림이 맛이 있어서 한 개를 먹고 두 개를 먹고 또 먹어서 배가 아프고 어지럽고 골치가 아팠다 그래서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았다. 그런데 내 동생들이 나와 똑같이 아이스크림을 한 개 먹고 두 개 먹고 또 먹겠다고 하는 걸 듣고 주인공이 동생들에게 외친다 떽! 떽! 떽!
이 단순한 노래 가사에 많은 내용이 함축적으로 담겨져 있다. 우선 아이스크림을 많이 먹으면 안
된다는 일차적인 진리를 비롯해서 왜 한번에 많이 먹으면 안 되는지 그로 인해 무슨 일이 발생하는지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행동을 그대로 답습하는 동생들을 통해 자신을 다시금 되돌아보고 자신과 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마음이 담겨져 있다.
또한 골치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나온다. 여기서 골치란 머리의 다른 말이다. 이런 어휘의 뜻을 처음부터 정확히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반복적으로 동요를 부름으로써 맥락을 따라 쉽게 유추 할 수 있다. 더욱이 어지럽다 다음에 골치가 나오기에 머리와 연관이 있다고 생각 할 수 있기도 하다. 이런 것들은 엄마와 함께 동요를 따라 부르고 하나씩 핵심어와 문장을 통해 배워 나갈 수 있다.
아이에게 일방적으로 아이스크림은 몸에 안 좋기에 많이 먹으면 안 된다는 여러 번 강조 하는 것 보다는 이런 동요를 통해 자연스럽게 배우게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이러한 동요가 이 책에 36개가 수록되어 있고 각각 동요마다 무엇이 주제이며 무엇을 강조해야 하는지 명시되어 있다. 또한 연계활동이 각 동요마다 있어서 아이와 함께 다양한 놀이, 게임을 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아이들은 어휘 실력은 한 세대 전인 30년전에 비해 월등히 향상 되었음을 쉽게 볼 수 있다. 1980년대에 이전에 태어난 이들과 2010년 이후 태어난 이들은 태어난 순간 보고 만지고 느끼고 자라온 환경이 다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동심은 거의 같을 것이다. 부모가 무엇을 보여주고 알려주고 가르쳐줌에 따라 아이의 마음은 그 방향대로 자랄 것이다.
갓 말을 배우기 시작하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모든 부모가 바라는 것은 동일 할 것이다. 올바르고 정확하고 멋진 다양한 어휘를 배워서 구사하길 바랄 것이다. 그의 첫 걸음으로 동요는 안성 맞춤인 것 같다. 이제 말을 배우기 시작하거나 아름다운 말을 배우기를 원하는 부모에게 좋은 책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