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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의 집 (리커버) - 매일매일 핸드메이드 라이프
타샤 튜더.토바 마틴 지음, 공경희 옮김, 리처드 브라운 사진 / 윌북 / 201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동화 속 집이 현실로 오다.
이 책은 타샤의 집에 대한 설명이 가득한 책이다. 우선 이 책의 집 주인인 타샤 튜너에 대해 알아보자. 그녀는 동화작가, 삽화가로써 1915년 8월 28일 미국에서 태어나 2008년 6월 18일 생을 마감하였다. 1938년 동화 '호박 달빛' 을 통해 데뷔를 하였다. 그녀가 56세에 인세 수익으로 드디어 버몬트 주 산골에 땅을 마련한 타샤는 1740년대 농가를 본따서 집을 짓기로 결정하였다. 건축 과정 또한 18세기 방식을 그대로 차용 하여 18세기풍의 농가를 짓고 오랫동안 소망하던 정원을 일구기 시작한다. 지금, 이 정원은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정원 중의 하나가 되었다.
이 집을 지을 때 타샤의 외진 숲 속 단지에는 전기가 없었다. 그 후로도 몇 년 동안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다. 모든 것을 수작업과 옛날 방식으로 꾸며져 있다. 마치 동화속에 등장하는 집을 연상케 한다. 이 책에는 주인공인 타샤 튜너를 비롯해 딸과 손녀와 다양한 동,식물 그리고 집에 비치 되어 있는 온갖 물건들이 사진으로 나타난다. 보고 있으면 족히 100년은 더 된 사진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현재도 동일하게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란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순간이동을 한 느낌을 받는다. 2002년 개봉한 영화 <집으로>가 떠오른다. 주인공 상우(유승호)는 할머니(김을분)에게 치킨을 먹고 싶다고 이야기 하지만 할머니는 닭을 잡아 백숙을 해주는 모습은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준다. 할머니의 사랑이 느껴지지만 현실 세계에 동떨어진 채 살아가는 모습이 대조를 이루기 때문이다. 이 책에 나오는 현재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물건과 방법들은 진귀함을 넘어 경외심을 일으키기 충분하다.
한국에서도 은퇴를 한 중년 부부가 자신의 고향 시골에 가서 넓은 땅에 집을 짓고 온갖 야채, 과일, 꽃을 심고 가꾸는 이야기는 쉽게 들을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의 삶의 모습은 현대식을 유지한 채 자연이 주는 풍요로움을 경험 하는 것이라면 타샤의 집은 자연 속에 온전히 몸을 맡긴 듯한 느낌을 주고 있다.
직사각형에 네모 반듯한 모습의 집이 아닌 나무로 만들어져 휘어지고 모양이 조금씩 틀린 입구는 타샤의 집에 매력이 되며 미로 같은 작은 방들을 누비면서 타샤의 폭 넓고 다양한 수집에 대한 열정을 샅샅이 구경하고 다니기 시작할 수 있다. 물론 그녀가 직접 만든 놀라운 물건들도 구경할 수 있다.
타샤의 삶에는 모든 것에 목적이 있다. 그녀는 유용한 쓰임새가 없는 장신구나 물건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녀의 집 언덕 꼭대기는 백송, 전나무, 너도밤나무, 미국꽃단풍나무, 물푸레나무, 자작나무, 참나무등을 비롯한 각종 나무들이 심겨져 있어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정원 곳곳에 있는 어머 어마하게 많은 토기 화분들이 존재하고 그 화분은 정원의 분위기를 기가막히게 살리고 있다. 꽃이 많은 농장이지만 동물들 또한 다양한 종류로 가득하다. 직접 기르는 동물을 비롯해서 자연에서 날아온 다양한 새들도 가꾸고 보살펴 주는 마치 숲의 요정 같은 수호천사 같은 느낌을 준다. 강아지, 고양이를 비롯해 다람쥐, 염소, 닭, 양, 새, 돼지 등을 기르고 그들이 주는 것을 통해 우유와 버터, 비누와 각종 물건들을 만드는 재료로 삼는다.
타샤가 만든 것들은 모두 그림에 등장한다. 손바느질한 드레스들, 직접 짠 바구니들, 마리오네트 인형들까지 그녀의 삽화에 고스란히 살아 있다. 타샤는 직접 만든 크림과 연고를 선호한다. 그녀는 외모를 꾸미느라 시간을 쏟는 법이 없다. 그녀가 사용하는 크림과 오일은 주로 얼굴을 가꾸기 위한 용도가 아니라 피부를 달래기 위해 쓰인다.
물려받은 물레는 응접실에 버티고 있다. 언제든 짬이 날 때마다 물레질을 할 수 있도록 실패에 아마 뭉치가 걸려 있다. 물레를 네 대 갖고 있고 그 중에 발로 밟는 물레는 1830년대에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그것을 통해 동식물한테 얻은 것으로 직접 옷을 만들어 입는다. 일류 디자이너가 만든 옷보다 더 정감이 가고 자연이 주는 것을 낭비하지 않으며 그렇다고 심한 요구를 하지 않은 채 자급 자족하면서 살아간다.
그녀가 어떠한 삶을 살아왔는지는 이 책에 나와있지 않는다. 이 책은 오로지 그녀가 살고 있는 집에 대해서만 기록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그녀가 무엇을 보고 느끼며 같고 있는지는 책을 통해 독자들도 충분히 공감 할 수 있다. 자연과 벗하면서 사는 삶을 꿈꾸는 이들이 있다면 이 책을 읽고 도전을 받고 실천 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