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6학년 ㅣ 높새바람 43
이여누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17년 12월
평점 :



어른과 아이 사이
이 책은 초등학교 6학년 남자, 여자 아이들이 겪는 다양한 심리 변화를 다룬 책이다. 초등학교 6학년은 한국 나이로 13살이다. 어찌 보면 어린 아이 같은 나이지만 한편으로는 청소년에 가까운 나이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남자아이들 경우 빠른 아이들은 변성기가 찾아 오거나 키가 훌쩍 커서 160cm를 넘거나 몸무게가 60kg를 넘는 아이들도 종종 있다. 여자 아이들 경우 가슴이 튀어나오고 생리를 시작한 아이들도 많고 염색, 화장을 통해 자신의 외모에 치중을 하는 나이이기도 하다. 한편 비행을 저지르는 아이들은 담배를 피고 술을 마시고 친구들의 돈을 뺏고 폭행을 일삼기도 한 나이이다. 부모를 비롯한 어른들의 통제가 점점 힘들어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 책은 각기 다른 초등학교에 다니는 진서와 민서라는 여자, 남자 아이의 이야기로 구성 되어 있다. 명문대 영문학을 전공한 어머니를 둔 진서는 끊임없는 영어 공부를 비롯한 학업을 위한 부모의 지나친 간섭에 지쳐가고 있다. 아이의 꿈은 댄서이지만 부모는 이해하지 못하기에 말도 꺼내지 못하고 속앓이를 하면서 지낸다. 친구 강아지의 죽음을 슬퍼하는 모습을 이해하지 못하는 부모 때문에 속상해 하고 부모를 설득시키지 못하는 자신을 원망스럽게 여기기도 한다.
한편 민서는 꿈도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간다고 생각하고 있다. 친한 친구는 게임 중독자라고 생각하면서 그것을 부러워하기도 한다. 모처럼 부모님과 야구장에 갔지만 흥미를 잃고 날아오는 야구공을 갖기 위해 악착스러운 행동을 하지 않을 정도로 열정이 없어 보이기도 한다. 또한 자신만의 시간을 갖고 여러 생각을 하고 싶어 하는 아이이다.
이 두 명의 각기 다른 아이는 교회라는 공통된 장소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다. 당시 진서는 친구 강아지의 죽음 소식을 접하고 예배시간에 몰래 동물병원을 간다. 교회에 처음 간 민서는 슬픈 표정을 한 채 나가는 진서를 유심히 지켜 본다. 진서도 처음 본 민서가 진지하게 만화영화를 보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이 둘은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다시 만나서 통성명을 한다. 그러던 중 오토바이가 통통이란 이름을 가진 강아지를 친 사건을 목격한다. 민서는 통통이가 도로에 뛰어들지 않도록 팔뚝이 아픈 것을 참고 강아지를 안고 있고 진서는 놀래서 울고 있는 초등학교 1학년 여자아이를 달래준다. 이 사건을 계기로 둘은 급격히 친해지고 민서는 몰래 혼자 오토바이 범인을 찾기로 한다. 둘은 서로가 좋아하는 감정이 있는걸 알게 되었고 각자의 친구에게 이 사실을 고백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은 이유는 아직도 초등학교 6학년 아이들에게 순수함이 남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학교 폭력, 왕따, 범죄행위 등에 관한 뉴스가 연신 쏟아지고 있다. 물론 이것도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지만 그렇지 않고 순수하게 친구의 강아지의 죽음에 눈물을 흘리고 자신의 좋아하는 것을 위해 고민하는 모습에서 아이들의 깨끗하고 투명한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고 삭막해지고 있다. 초등학교 6학년 아이들이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을 어루고 달래던 모습을 찾아 보기 힘들어지는 것은 부모들의 눈에는 초등학교 6학년을 마치 1학년처럼 대하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조금만 스스로 하려는 의지를 보이면 어리다는 이유로 제한을 두기에 그들 역시 자신들의 무기력을 몸으로 느끼고 있는 것은 아닌가 되돌아봐야 한다. 저출산, 저성장보다 더 시급한 문제는 자라나고 있는 아이들의 마음의 저행복한 것은 아닌가 되돌아 보게 하는 책이다. 초등학생을 자녀로 둔 부모나 초등학생의 마음을 이해하고 싶은 이들이 읽으면 좋은 책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