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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보는 아이, 카밀 ㅣ 소원어린이책 1
토마시 마우코프스키 지음, 요안나 루시넥 그림, 최성은 옮김 / 소원나무 / 2018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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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를 감기처럼 생각해보자
이 책은 시각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카밀을 통해 장애우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알려주는 책이다. 몇 년전 유투브를 통해 미국의 몰래 카메라 프로를 본 적이 있다. 내용은 식당에 이슬람인이 들어오자 한 명이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고 내 쫓으려고 하면 식당을 찾은 미국인들은 어떠한 반응을 보이는지 실험한 것을 본적이 있다. 당시 미국은 이슬람과 사이가 안 좋은 상태였다. 미군이 식당에 들어서자 몰래 카메라가 실행 되었고 미군은 잠시 당황하더니 망신을 주는 미국인에게 당신이 가게에 나가라고 소리를 지르자 연기자는 우리가 낸 세금으로 당신이 있고 전쟁을 하는 상대국이 이슬람국가 아니냐고 반문을 하자 미군은 미국은 종교의 자유가 있고 나는 여기 있는 무모한 국민을 상대하기 위한 군인이 아니라고 반론을 펼치는 장면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히 남아 있다. 저러한 단편적인 모습이 마치 미국 전체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자유와 평등을 가장 중요한 핵심 가치로 삼은 국가라는 점을 기억하면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카밀이라는 시각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아이이다. 한 살 많은 누나 조지아와 허물없이 많은 장난을 치면서 자라고 각종 운동을 즐기면서 쾌활하고 명량하게 생활을 한다. 그렇지만 고모를 비롯한 주변의 안타까운 시선을 넘어 말들을 들을 때면 속상하지만 사랑하는 부모님이 있기에 잘 극복한다. 주인공이 여러 곳을 방문하고 경험하고 사람들과 겪는 에피소드들로 책은 구성되어있다.
장애우에 대한 인식과 복지가 부족한 한국 실정과는 많은 부분이 맞지 않지만 카밀을 통해 다시금 장애우가 무엇을 느끼고 생각하는지 도움을 주는 책이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은 바로 카밀이 호숫가에 간 이야기다. 호숫가에서 사람들은 수영도 하고, 일광욕도 즐기고 있다. 호숫가 옆 잔디밭에서는 몇몇 남자아이들은 축구를 하고 몇몇은 물속에서 물장구를 치는 바람에 미끄럼틀은 텅 비어 있었다. 아빠는 카밀의 손을 미끄럼틀 난간에 갖다 주면서 발걸이 개수를 알려준다. 카밀은 혼자서 모든 걸 해냈다. 미끄럼틀을 타고 환호성을 지르며 물을 향해 내려갔다. 카밀이 다시 사다리를 오를 때 축구를 하던 남자아이들이 카밀이 다 오르길 기다리고 있다. 한 아이가 카밀을 재촉하다가 카밀의 시각장애를 알아 차린다. 카밀은 아이들의 재촉에 자신의 장애를 설명한다. 아이는 축구도 할 줄 모른다는 카밀의 대답에 축구를 가르쳐 준다.
이 부분을 읽는데 감정적으로 많이 요동 되었다. 아마 그건 한국과 너무나 다른 문화이기도 하지만 부모의 태도와 아이들의 순수함이 정말 동화 같았기 때문이다. 장애우가 같은 일반 학교에 한 반으로 편성 되는 것을 반대하는 시위를 뉴스를 통해서 보았다. 또한 아파트 단지근처에 특수 학교가 설립이 될 때 진통이 없는 것을 본적이 거의 없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장애우들이 다니는 학교는 일반 학교보다 시설이 좋고 편리성이 높고 접근성이 우수한 곳에 있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사람들이 잘 살지 않는 곳이나 집값이 싼 지역에 지을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차별을 조장하는 것은 어른들이고 부모들의 이기심에 아이들은 순응 할 수 밖에 없다. 아이들이 몸이 조금이라도 불편하거나 장애를 가진 아이와는 친구를 맺으려 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탓하기 전에 부모들은 자신의 모습과 먼저 비교해 보아야 한다. 각 건물마다 장애인 주차 전용 차량이 있지만 여전히 버젓이 몸이 성한 사람들이 주차를 한다. 과태료가 10만원이 부과되지만 아랑곳 하지 않는 모습을 너무나 쉽게 볼 수 있다.
카밀은 가족과 함께 다양한 경험을 한다. 동물원에 가기도 하고 혼자 자전거를 타기도 하고 전철도 타고 미술관도 가고 백화점도 방문한다. 아빠와 함께 손을 잡고 스키를 탔고 실수로 층수를 잘못 계산해 남의 집에 방문도 한다. 어찌 보면 저런 일들이 가능 할까 싶을 정도로 많은 일을 벌인다. 그 만큼 주인공의 모험심이 강하고 호기심이 왕성하다.
한국에는 장애우를 쉽게 볼 수 없다. 그 이유는 명료하다. 집 밖을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장애우와 노약자를 위해 만들어 놓은 지하철 엘리베이터는 모든 이들이 사용한다. 휠체어를 탄 장애우나 임산부가 타고 싶어도 엘리베이터에서 어느 누구 양보하거나 배려하는 사람이 없다. 얼릉 문이 닫히기를 바라며 시선을 회피할 뿐이다.
아이가 태어나고 백화점을 방문한 경험이 있다. 유모차, 휠체어, 장애우에게 엘리베이터 이용을 먼저 양보 해달라는 문구가 있지만 1층 이동하는데 5~10분씩 걸리는걸 경험하고 나서는 두 번 다시 유모차를 가지고 백화점을 방문하지 않았다. 청소년, 커플, 중년 모두 문이 층 마다 열릴때면 유모차를 가지고 타는 부부들을 보지만 어느 누구도 내리는 사람은 없었다. 다들 그 짧은 시간이 지나가길 애써 외면하고 있을 뿐이다.
카밀이라는 아이가 책에서 나온 것처럼 누군가에게 질책을 받고 누군가에게 모함을 당할 순 있겠지만 주변에서 응원하고 도와주고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용서를 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비록 눈으로 세상을 볼 수는 없지만 마음으로 세상을 볼 수는 있을 것이다. 카밀과 같은 장애를 가진 이들도 몸이 성한 이들과 똑같은 장래희망으로 대통령을 꿈꿀 수 있는 사회가 속히 왔으면 좋겠다. 장애우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고 그들이 무슨 불편을 겪을지 고민하는 이들이 읽으면 좋을 책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