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 모자 철학하는 아이 9
앤드루 조이너 지음, 서남희 옮김, 김지은 해설 / 이마주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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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시햇 프로젝트


이 책은 여성 인권에 관한 짧은 동화책이다. 짧은 분량이지만 내용은 그리 가볍지 않다. 줄거리는 처음에는 모자가 없었다. 그러다가 생겨났다. 분홍 모자였다. 고양이에서 아이들에게로, 다시 아기에게 갔다가 강아지에게 간다. 그리고 마지막에 여자아이가 분홍 모자를 가지게 되었고 쓰고 밖으로 나가자 사람 사람들도 모두 쓰고 있다.


이 책의 숨은 사건을 모른 채 읽으면 분홍 모자의 진정한 뜻은 알기 어렵다. 책을 있는 그대로 보면 분홍 모자는 누군가가 만들고 그것을 통해 동물과 아이에게 그리고 모든 여성에게 전달 된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다. 그것의 의미를 자유로 해석 할 수도 있고 권리로 해석 할 수도 있을 듯 하다. 


이 책에 등장하는 분홍 모자는 푸시햇(Pussy Hat)이라고 하는데 2005년에 트럼프가 했던 발언("당신이 스타라면 여성의 성기(Pussy)를 움켜쥘 수 있다.")를 겨냥하고 있다고 한다. pussy라는 영어 단어의 뜻은 새끼고양이를 의미하지만 속어로 여자의 성기를 의미하기도 한다. 이 모자는 저항과 함께 연대를 상징한다. 


2017년 1월 21일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 다음날 워싱턴 D.C에는 수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근거로 하여서 여성의 몸을 대상화하는 것에 반대하면서 여성비하 표현을 역설적으로 이용하였다. 이로 인해 푸시햇이라는 분홍 모자를 쓰고 행진을 하였다. 여기에 참여한 여성 참가자들은 여성들의 권리만을 위해 싸운 것이 아니다. 이 운동의 지향은 여성에 대한 폭력 반대, 낙태권, 동일노동 동일임금 같은 여성운동 고유의 이슈들뿐 아니라 원주인, 이민자, 성소수자, 유색인종 등 모든 사람의 인권과 환경, 의료, 경제적 정의 등을 포괄적으로 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여성, 유색인종, 성소수자, 이민자뿐 아니라 장애인까지 거리낌 없이 조롱의 대상으로 삼고, 그에게서 성폭력을 당했다는 여성들의 고발이 빗발쳤음에도 트럼프가 당선됐다. 이에 대해 많은 사람이 특히, 여성들이 절망에 빠졌었다. 


이 같은 사태는 2016년을 박근혜 탄핵을 위한 촛불 집회를 연상 시킨다. 절대 권력자를 상대로 무력시위 하던 모습에서 평화적이지만 단호한 메세지를 통해 자신들의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여성 평등이라는 말은 아직은 먼 이야기로 들린다. 현재 ‘미투 캠페인’이 열풍이다. 미투 캠페인이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성범죄 피해 사실을 밝히며 심각성을 알리는 캠페인이다. 미국 할리우드의 유명 영화제작자 하비 웨인스타인의 성추문 사건 이후 영화배우 알리사 밀라노가 2017년 10월 15일 처음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현재 한국에서도 영화계를 비롯해 문학계에도 이러한 현상이 들불 번지듯 번지고 있다. 그만큼 여성에 대한 권리, 인격, 평등, 차별이 존재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 책을 통해 아이에게 여성 평등이 중요함을 알려주고 읽어주는 부모들도 다시금 자신의 행동을 돌아볼 계기가 될 수 있는 책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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