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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참 애썼어요
고코로야 진노스케 지음, 전경아 옮김 / 유노북스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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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지 않아도 괜찮다
이 책은 진정한 나를 찾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대기업에서 영업군에서 일을 하다가 자신의 심신을 치유하고자 심리학을 공부하였고 현재 심리상담사로 일하고 있다. 이 책은 짧은 에세이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각의 사연을 이야기 하지 않지만 짧은 문장 속에서 공감이 가는 문구를 통해서 무슨 사연을 듣고 어떠한 상담을 했을지 충분히 유추가 된다. 이러한 글들로 수 많은 독자들의 심금을 울리는 책이다. 책은 자기 자신에 대해, 남과 비교하는 나에 대해, 인생에 대해서 크게 3가지로 분류하고 있지만 읽다 보면 하나의 큰 흐름을 읽을 수 있다. 그것은 바로 타인에 의해서 자신의 삶을 살지 못하는 이들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타인에게는 착하고 성실하고 근면하고 바르다는 칭찬을 받고 있을지언정 정작 본인은 주변의 시선과 칭찬에서 너무나 괴로워하는 이들이 많다. 소위 말해서 착한 아이 콤플렉스를 가진 채 살아가고 있다. 그렇게 살아가도록 부모로부터 혹은 사회로부터 가르침을 받은 것도 있겠지만 자신의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고 살아가는 법을 배우지 못한 것이 더 큰 것 같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자기애가 강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것은 물론 혐오에 가까운 감정을 지닌 채 살아가기도 한다.
이 책의 큰 줄기는 ‘괜찮다’이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괜찮다. 타인과 비교해서도 괜찮다. 인생에 대해서도 괜찮다 라고 저자는 계속 말해주고 있다. 수 많은 꿈을 꾸던 학창 시절이 지나고 사회에 진입을 하는 순간 자칫 자신을 물건처럼 대하고 생각하는 이들을 볼 때 경험하던 당혹감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그로 인해서 번뇌하고 고민하며 갈등을 겪기도 한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내용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지는 않았지만 일본과 한국의 비슷한 사회 구조를 통해 유추해보면 충분히 짐작이 간다.
누가 뭐라고 하지도 않았지만 스스로 자신의 모습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친다. 내성적인 사람은 외향적인 사람으로 취미가 없는 사람은 굳이 취미를 가지려고 한다. 아무도 그들에게 변화를 요구하지 않았지만 스스로 자신이 부족해 보이고 나약해 보이고 못나 보이기에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 하고 있다. 이러한 내면에는 인정받고만 싶고 비판은 받기 싫어하는 마음이 있을 것이다. 저자는 인정을 받고 싶으면 비판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즉, 살고 싶으면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과 같다는 이치라는 것이다. 모든 것은 결국 자신에게 달려 있음을 상기 시켜 준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 있어도 괜찮다. 말하지 않아도, 웃지 않아도,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 사람들이 한심하게 쳐다보지 않을까? 기분 나쁜 사람으로 보지 않을까? 차가운 사람으로 여기지 않을까? 보잘것없는 사람으로 느끼지 않을까? 라는 고민을 하지만 이러한 것들까지도 받아들이고 살아야 있는 그대로 살 수 있다. 자신을 바꾸는 방법은 지금의 못난 나를 인정하는 것이다.
환경을 탓할 수 있다. 구조를 탓 할 수 있다. 하지만 끊임없이 남 탓을 하는 사람은 자신을 지키기 위해 누군가를 나쁜 사람으로 몬다. 누군가를 탓하고 싶어질 때 지금 나는 나 자신을 지키려 한다는 생각하면 된다. 자신을 지키기 위한 하나의 변명에 불과하다.
이 책은 아들러 심리학을 잘 묘사한 <미움받을 용기>를 보는 듯한 느낌을 많이 준다. 저자는 자신이 경험했던 것을 토대로 이야기를 하기에 더욱더 와 닿는다. 남과의 비교를 해서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서 나오는 행동, 사랑 등을 이야기 하면서 이러한 것들이 자발적이고 자신의 모습이 아니기에 힘들고 괴롭고 지친다고 이야기 한다. 어쩌면 단호하게 이야기를 한다. 모든 것을 내려놓으라고 그런 것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고 타인의 시선, 생각, 말에 신경을 쓰지 말라고
10~20대를 중심으로 급격히 확산되어 이제는 일상생활에서 누구나 사용하는 SNS는 여태껏 통념적으로 인식되어 온 인간관계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주었다. 그것은 바로 수에 개념이다. 그전에는 얼마만큼 많은 사람을 알고 있느냐 보다는 얼마만큼 다양한 사람과 연을 맺고 있는지가 중요했다. 하지만 SNS의 발달로 인해서 조금만 노력하면 페친, 팔로우, 이웃등으로 대변되는 SNS상의 친구의 숫자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릴 수가 있다. 이것이 마치 새로운 척도가 되어버린 듯하다. 지속적으로 SNS에 대한 위험성에 관한 기사가 나오지만 이러한 중독에서 헤어나오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타인과 비교할 수 밖에 없는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기에 저자의 이러한 충고가 더욱더 가슴을 울리는 것 같다. 또한 100세 인생이라고 말은 하지만 정작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고 직장 생활을 비롯한 현재의 모습을 되돌아볼 겨를이 없다. 저자가 제시하는 있는 그대로 하고 싶은 그대로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해보는 도전을 통해서 자신과 직면하게 해주는 책인 듯하다.
인상 깊은 구절들
『부모가 붙인 꼬리표를 그대로 두는 사람도 있습니다.
긍정적인 부모는 아이에게 긍정적인 꼬리표를 붙이지만, 부정적인 부모는 아이에게 부정적인 꼬리표를 붙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부모가 멋대로 붙인 꼬리표 입니다.
부모가 ‘질이 떨어지는 상품’이라는 꼬리표를 붙이면 정말로 질이 떨어집니다.
그런 꼬리표를 붙인 채로 둘지 말지는 나 자신이 정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개성은 여러분 자신이 생각한대로 살고 행동해야 나옵니다.
생각한 대로, 느낀 대로, 좋고 싫음에 따라 행동합시다.
이익과 손해가 아니라 좋고 싫음을 따집시다.
싫으면 싫다고 말하면 됩니다.
좋으면 좋다고 신나게 말하면 됩니다.
‘남에게 인정받고 싶어.’
‘내 자리를 지키고 싶어.’
이렇게 하면 점점 두려움의 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그렇게 하지 않아도 여러분에게는 ‘개성’이라는 근사한 보물이 있습니다.
옛날에 붙여진 꼬리표에 휘둘리지 마세요.
자신의 중심을 보여 줘도 괜찮습니다.』(61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