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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나와 나누는 대화
허우원용 지음, 이지수 옮김 / 다연 / 2016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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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이 책은 진정한 나를 직면하게 만드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대만에서 의학 박사 출신으로써 강연, MC, 작가로써 다양한 활동을 하는 작가가 좌담회와 강연회, 그리고 아들을 비롯한 다양한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인생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 번쯤 대면하게 되는 질문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책이다.
매년 수능(수학능력시험)을 보는 사람은 55~60만명이다. 그 중에서 10~15만명이 재수를 한다. 이들은 자신의 평균 실력보다 더 낮은 점수를 맞았기에 그 힘든 수험생 시절을 1년 더 감수 하는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학교와 학과를 붙는다고 하여도 도중에 전과를 하거나 편입을 하는 학생들의 수도 무시 못한다. 대표적인 예로 상위 15%만 들어갈 수 있는 대기업에 입사하여도 1년안에 퇴사하는 비율이 10%정도라고 한다. 과연 이들은 바늘 구멍을 통과하였는데 왜 그만 두었을까?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아마도 자신이 생각했던 회사의 이미지와 맞지 않았기에 과감히 그만 두었을 것이다.
저자는 의사로써 5년동안 500여명의 말기 암 환우의 마지막을 보았다고 고백을 한다. 그들의 공통점은 부와 명예, 권력 같은 외재적 가치들은 전혀 중요한 대상이 아니었다고 하면서 대부분 가장 중요한 것으로 내재적 가치인 관계, 의미 등을 꼽았다. 저자는 의사가 되기로 결심하면서 단순히 그 일을 통해서 무엇(what)을 얻을 수 있는지, 혹은 어떻게(how) 그 직업을 얻는 지만 고려했을 뿐 내가 왜(why) 그 일을 해야 하는지, 내가 왜(why) 그 일을 좋아하는지, 왜(why) 그 일이 내게 의미 있는 지는 거의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고백을 한다.
이 책에는 총 10개의 챕터가 있다. 대부분 한번쯤은 생각하고 고민 해봤을 법한 질문들로 이루어 있다. 첫 번째 질문인 돈, 직업에 관한 것이다. 재수를 해서 대학에 붙었지만 다시금 미련이 남아서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은 자신의 실력으로는 의대에 입학하지 못할 것을 알지만 계속 공부를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러한 상황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저자는 그 학생에게 입시를 포기하고 대학교 신입생 시절을 누리라고 조언하지만 그는 제안을 거절한다. 의대에 붙지는 않겠지만 불안하기에 계속 공부를 하겠다고 한다. 학생의 내면에는 의사가 되어서 큰 돈을 벌어서 평안하게 살고자 하는 마음이 자리 잡고 있다. 자신의 행동에 모순이 있음을 본인이 시인하였지만 결국은 변화를 거부 하고 만다. 그는 아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외재적 가치로 인해서 내재적 가치를 잃어버린 채 살아가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설명을 한다. 이러한 질문과 대답을 통해서 독자들은 자신의 상황에 맞춰서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다.
고등학교부터 심지어 중학교부터 공무원이 되기 위해 준비 한다. 필요한 자격증을 미리 따놓고 하교 후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한다는 뉴스 보도는 하루가 멀다 하고 나오고 있다. 청년 실업률은 갈수록 높아지고 물가 인상율에 비해 월급은 턱 없이 낮은 월급, 바늘 구멍 같은 대기업 취업으로 인해서 점점 더 많은 인원이 공무원 시험에 몰리고 있다. 그들은 각자의 정당성을 가지고 도전을 하겠지만 냉철하게 자신의 마음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자신이 힘들고 어려운 공무원 시험에 도전을 하는 것인 내제적 가치를 기반으로 둔 것인지. 외재적 가치를 기반으로 둔 것인지 본인은 그 질문에 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취미를 직업으로 삼는 문제, 기분이 우울하거나 긴장이 될 때 대처 방법, 그리고 문학 서적을 읽는 것에 대한 질문과 대답을 듣고 있으면 미처 생각하지 못했거나 아니면 잊고 있던 사실을 일깨워 주고 있다. 인생에는 정답이 없고 왕도도 없다. 부모는 자신이 보고 들은 것이 정답이고 왕도라고 생각하지만 자녀들이 그 길을 간다고 부모처럼 행복하거나 평온하다고 장담할 수 없다. 인생은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안개 속을 걷는 것이기에 취미를 직업으로 삼는 문제에 대해서 저자는 자신의 내면에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즐겁게 하다 보면 어느덧 직업이 될 수도 있음을 알려준다. 다만 직업을 위한 취미가 아닌 취미가 어느덧 직업이 되어야 한다고 밝힌다. 또한 내면의 동기에 대해서도 질문을 던진다. 피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였을 때 어떻게 대처 하냐에 따라서 기분은 달라질 수 있다. 저자는 자신의 고등학교 시절 수학 점수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100점 만점에 40점을 받고 나서 우울해 하던 80점 받은 친구에게 조언을 하지만 그 친구의 말에 충격을 받지만 그는 곰곰이 생각을 한 끝에 자신의 관점을 바꾸기로 한다. 자신의 실력은 40점정도인것을 인정하고 친구의 말에 수긍을 한 것이다. 그는 실력이 그 후 실력이 더 나아지지 않았지만 그 문제에 대해서 나올 수 있었음 알려준다.
책을 점점 읽지 않는다. 해가 지날수록 책 판매량은 급감하고 있고 성인들의 독서량은 줄어들고 있다.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책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이유일 것이다. 인터넷, SNS, 기사, 티비, 라디오 등을 통해서 하루에서 수 많은 정보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책에서 유명한 문구나 문장, 요약본도 쉽게 구할 수 있기에 많은 시간을 들여서 책을 완독해야 할 당위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다. 저자는 이러한 주장에 대해서 이야기, 스토리텔링의 힘에 대해서 알려준다. 단순한 정보 전달과 스토리텔링의 차이점을 예화를 보여주고 나서 설명하는 것과 처음부터 결론을 이야기 하는 것에는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차이가 있음을 지적하면서 이것이 책의 힘이라고 알려준다.
이 책에는 많은 예화와 이야기들이 나온다. 저자의 공감능력 혹은 대화를 통한 상대방이 원하는 답을 주는 힘은 여기에 있는 거 같다. 이 책에 나온 이야기가 정답은 아닐 것이다. 어떤 이는 다른 주장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의견에도 귀를 기울이고 한번쯤 생각해보아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누구에게도 말하거나 물어보지 못한 질문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기에 이러한 고민들을 하고 있는 독자라면 읽어봐도 좋을 책인 듯 하다.